"사람이 산이 되고, 산이 평화가 되는 날을 기대한다"… 김태현 목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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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의 종교인 200여 명이 지난 11월 9일 금강산에서 '민족의 화해와 단합, 평화와 통일을 위한 남북 종교인들의 모임'을 갖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 모임의 남측 대변인을 맡은 김태현 목사를 통해 이 행사의 취지와 의의를 들어 보았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남북 종교인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 얼마만인지요?

2011년 평양에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회장단이 방북한 이래 처음입니다.

이번 모임과 같은 형식은 2008년 6.15공동위원회 이후 처음인 것으로 압니다.

금강산 일대의 풍경은 어떠했는지요?

행사 전에 9일 이전부터 계속 내린 비가 10일 오전에 그친다는 예보를 안고 갔는데요, 며칠 내린 비가 계속 그렇게 내렸습니다.

덕분에 안개 가득한 금강산을 만나고 왔습니다.

9일 오전의 오전 공동모임 이후에 구룡폭포를 남과 북이 함께 올랐습니다.

멀리서 보니 구름 덮인 산이었는데 산 속으로 들어갈수록 금강산의 오밀조밀한 풍경을 만나서 좋았습니다.

가까이 다가서니 잘 보이는 다른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금강산 호텔은 이전에 현대아산이 운영하던 것과 외관이나 내부, 달라진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음식은 북한 특유의 기름진 음식이 많이 나와서 이번에 처음 방북하신 분들이 많았는데, 그분들에게는 좀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금강산에 외국인 관광객도 있었나요?

그동안 알려진 바에 의하면 금강산에 중국인과 북한 주민들이 많이 방문하신다고 들었는데요, 구룡폭포에 올랐더니 중국인 관광객이 보였어요.

중국인이냐고 물어보니 중국인이라고 답해줬습니다.

한국인이라고 말해줬더니 처음엔 남쪽 사람이라 생각 못한 눈치였습니다.

이번 남북종교인 모임의 제목에 많은 내용들이 담겨 있는데요, 모임의 취지를 설명해주시죠.

공동모임 제목이 거창하지요?

종교인들은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작은 평화가 됨으로 커다란 평화가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민족의 단합과 화해, 평화와 통일은 서로를 보완하는 개념입니다.

단합은 화해를, 화해는 단합을, 평화는 통일을, 통일은 평화를.

덧붙여 단합과 화해도 평화와 통일에 대해서 그렇습니다.

2011년 공동회장단의 방북 때 극적으로 매년 상호방문을 실시하자라고 합의했습니다.

그동안 꾸준히 합의사항의 이행을 제안해 왔습니다.

저희는 남북이 만나서 서로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랜만에 성사된 행사는 종교인들이 갖고 있는 평화의 이상에 대한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측은 북측 나름대로 이번 공동모임을 함께 하자는 취지가 있었을 텐데요.

오랜만에 만나는 행사이기에 북측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어볼 필요가 있는데다, 북측에서 열리는 행사인지라 가능하면 연설문을 상호 조정하는 과정에 북측의 연설문 초안에 문제제기를 많이 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

ⓒ한국종교인평화회의

공동성명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습니까?

종단은 제 시민사회단체와 좀 다른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구성원의 폭이 매우 다양한데다, 보편적 평화를 지향합니다.

우리사회가 오랫동안 북측과 교류하면서 서서히 만들어진 통일에 대한 이해들이 있습니다만, 저희는 그러한 부분도 가급적이면 명료하게 표현하지 않으려 애씁니다.

좀 두루뭉술하다는 느낌을 받으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저희도 나름 오랫동안 교류에 참여해 본 경험에 의하면 그런 면들이 평화를 만들어 가는데 조금더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남측에서도 종단은 사회적 문제에 대한 이의제기 보다는 갈등의 근원적 해결과 당사자간 중재에 나설 때가 더욱 많고, 또 그것이 어느 면에선 종교인들에게 주어진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공동선언의 중요한 사항은 평화통일을 위해서, 남북의 대화를 위해서는 그동안 이뤄진 7.4공동선언, 6.15공동선언, 10.4선언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번에 저희는 이러한 선언에는 평화정신이 깔려있다고 생각하고 그러한 전제하에 평화를 위한 후속 조치들이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었습니다.

두 번째 세 번째 항목은 그런 면에서 세 공동선언의 실천적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

ⓒ한국종교인평화회의

특히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공동대응을 천명했다고 들었습니다.

최근 저희보다 앞서서 북측과 접촉 한 국제단체에서 만든 호소문을 보면 재미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해외의 평화지지자들과 연대한다는 내용인데요, 저희는 이러한 부분을 오래전부터 북측에 제안해 왔습니다.

다행히 이번 북측의 주장에도 이런 것들이 포함되어 있구요.

일본과 관련한 부분은 위안부 문제, 독도 문제와 일본의 군사적 조치, 평화헌법 9조 폐기 등이 동북아 평화를 해친다는데 공감한 결과라 생각하시면 좋겠고요.

그런 면에서 북측도 국제사회와 공동으로 이 문제를 대응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저희 대표의 연설 중에는 필요하다면 외교공조도 있으면 좋겠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에서 8.25합의가 채택된 뒤 남북노동자 축구대회가 평양에서 열리고 곧바로 남북 종교인모임이 성사가 되었는데요, 남북 민간교류가 본격화 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가 있습니다.

민간교류 측면에서 이번 남북 종교인 모임의 의의는 무엇입니까?

성급한 기대는 실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면에서 저희가 뭔가를 예측하는 일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이번 종교인 공동모임을 통해서 잊혀 질 뻔 했던 금강산의 풍광과 남북평화의 상징이었던 금강산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 아름다운 곳에 다시금 많은 사람들이 찾아들어서 사람이 산이 되고, 산이 평화가 되는 그런 날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진행 중인 통일사업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말씀드린 대로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평화가 되어야할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2011년의 합의가 잘 이뤄져서 정세의 변화에 구애받지 않고 지속적인 교류를 종단만이라도 진행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다가 차츰차츰 그 범위가 넓어지고, 또 그것이 바로 통일이 되는, 문익환 목사님의 말씀처럼, “이미 통일은 시작되었어”라고 말할 수 있도록 순간순간 노력할 뿐입니다.

끝으로 남북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남북 종교인들이 힘써야 할 것이 무엇일지 말씀해 주십시오.

평화는 참으로 소중합니다.

그렇게 소중한 것은 그냥 마음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종교인들에게 있어서 평화의 실천은 특정 종교만의 가르침이 아니거든요.

그건 남측의 종교나 북측의 종교나 차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불교는 신계사를 복원했고, 그리스도교는 봉수교회를 증축했습니다.

조금 더 나아가서 생각한다면 단순히 사찰이나 교회의 외형적인 면도 중요하겠지만 단절되었던 역사를 발굴하는 문제나 함께 기도하는 모임이나, 그런 것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북도 이런 교류가 어떻게 보면 정치적 입장을 피력하는 것보다 더욱 힘이 있음에 동의하고 교류 자체를 확대하도록 노력해야할 것 같습니다.

더불어 남측의 종교인들은 막상 이념의 문제에 직면하면 종교적 이상과 갈등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평화를 지키려는 의지가 대결보다는 훨씬 나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아직도 북한 사람을 머리에 뿔이 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그 사람들도 체제에 앞서서 인간이라는 삶의 모습 속에서 고뇌하고 갈등하는 얼굴의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동포애, 아니 휴머니즘이 조금 더 앞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김태현 목사. ⓒ김태현

김태현 목사. ⓒ김태현

민족의 화해와 단합, 평화와 통일을 위한 남북종교인들의 공동성명 (전문)

우리 겨레는 역사적인 6.15 공동선언 발표 15돌, 조국해방 70돌을 맞이한 올해에 그 어느 때보다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도모하고 나라의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나가기 위하여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러한 속에서 남북 사이에 고위급 긴급접촉이 이루어지고 공동보도문이 발표됨으로써 일촉즉발의 교전 직전까지 치닫던 최극단의 사태가 해소되고 접촉과 대화, 관계 개선의 새로운 계기가 마련되었다.

하지만 온 겨레의 한결같은 지향과 요구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는 정상궤도에 들어서지 못하고 있다.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평화와 통일의 일대 전환적 국면을 열어나가야 한다는 것이 민족 성원 모두의 일치된 주장이며 염원이다.

사랑과 평화, 정의를 신앙의 종지로 삼고 있는 남과 북의 모든 종교단체 대표들은 여기 금강산에서 공동모임을 열고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추동하고 평화와 통일의 활로를 앞장서서 열어 나갈 의지를 모아 다음과 같이 천명한다.

첫째, 남과 북의 종교인들은 7.4 공동성명과 여가적인 6.15 공동선언, 10.4 선언을 실천하기 위한 운동을 적극 벌여나갈 것이다.

남과 북은 이미 통일의 길에서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 조국통일 3대 원칙을 밝힌 7.4 공동성명, 6.15 공동선언, 10.4 선언을 마련하여 민족사의 새 시대를 열어놓고 우리 민족의 통일의지를 힘 있게 과시하였다.

내외가 인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남북공동선언들은 전쟁의 불안을 종식시키고 공동번영을 위한 길을 제시해 왔다.

7.4 공동성명과 남북선언들을 적극 지지하고 그에 기초하여 나라의 평화와 통일을 이룩하여야 한다.

우리는 남북 사이의 잦은 접촉과 대화, 교류와 통일 회합이 남북선언 이행으로 지향되도록 하기 위하여 적극 노력할 것이다.

7.4 공동성명, 6.15 공동선언, 10.4 선언을 존중하고 실천해 나갈 것이다.

둘째, 남과 북의 모든 종교인들은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적극 실현해 나갈 것이다

반만년의 오랜 세월 한 핏줄을 이으며 단일민족으로 살아 온 우리 겨레가 남과 북으로 갈라져 반목질시 하는 것은 더없이 부끄러운 일이다.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실현하는 여기에 평화가 있고 통일로 가는 지름길이 있다.

우리는 서로의 신앙과 교단을 존중하면서 애국애족의 마음과 남북 선언에 기초하여 종교인들 사이의 연대를 강화하며 단합된 힘으로 조국통일에 앞장서 나갈 것이다.

나라의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남과 북의 모든 종교인들은 서로 굳게 손잡고 민족의 대단합, 대단결을 실현하기 위하여 더욱 각방으로 노력할 것이다.

셋째, 우리는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고 평화통일을 위한 활동들을 적극 벌여 나갈 것이다

우리는 남북 관계를 악화시키는 여러 가지 시도들이 발생하는 이때 평화와 통일을 이룩하기 위해 더욱 힘을 모아야 한다.

남북 관계를 진전시키며 이 땅에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를 수립하며 조국통일을 간절히 바라는 겨레의 지향과 요구를 실천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남북고위급 긴급 접촉 이후 마련된 남북사의의 관계개선 분위기를 계속 고조시켜 나갈 것이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인정과 과거청산을 회피하고 독도 강탈행위에 광분하며 평화헌법 9조를 폐기하고 군국주의의 길로 내달리고 있는 일본의 행위를 국제사회와 연대하여 바로 잡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다.

지난 2011년 북측 종교인협의회와 남측 종교인평화회의가 확인한 것과 같이 남과 북의 종교인들이 더욱 자주 만나고 교류함으로써 힘을 합쳐 평화와 통일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남북공동선언들을 이행하기 위한 활동을 보다 적극화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이번 금강산 모임이 남북 종교인들 사이의 연대 단합을 강화하고 민족의 화해와 남북관계 개선을 도모하며 자주통일대행진을 힘 있게 추동하는 의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될 것이라고 굳게 확신한다.

공동: 민족의 화해와 단합, 평화와 통일을 위한 남북종교인들의 모임

남: 대한불교조계종, 한국기독교협의회, 원불교, 유교성균관, 천도교, 한국천주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북: 조선불교도연맹 중앙위원회, 조선그리스도교연맹 중앙위원회, 조선카톨릭교협회 중앙위원회, 조선천도교회 중앙지도위원회

 

정리: 김영경 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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