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 북한 출판절, 북한의 언론 정책은? ②북한이 바라보는 언론의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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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1일은 북한의 '출판절'로 올해는 북한이 '출판절'로 제정한 지 44돌이 되는 해이다.

즉, 1970년 12월 20일 북한이 노동신문 창간일인 11월 1일을 출판절로 제정한 것이다.

노동신문은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기관지로서 해방된 지 얼마 안 된 1945년 11월 1일에 '정로(正路)라는 이름으로 창간된 신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다소 낯선 '출판절'이란 어떤 날일까?

네이버백과사전에 따르면 북한 출판절은 출판 보도 및 인쇄 부문 종사자들을 위로하기 위하여 정한 날이라고 한다.

따라서 매년 출판절을 기념하여 다양한 행사들이 열리고 있다고 한다.

NK투데이에서는 11월 1일 출판절을 맞이하여 북한의 언론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북한에서 언론은 '가장 위력한 사상문화수단'

북한 출판법 제 3조에 따르면 "출판물은 인민대중의 자주적 사상의식, 창조적 능력을 높이고 사회를 문명하게 하는 힘 있는 사상문화수단이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북한이 출판보도물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여실히 드러나는 조항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북한은 언론을 왜 그렇게 바라보고 있을까?

출판법 제 2조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출판사업은 혁명적 출판전통에 기초하여 사회주의위업을 고수 발전시키는데 복무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지난 글에서도 소개했듯이 북한의 출판사업은 '혁명적 출판전통'에 기초하고 있는 것이다.

※ 지난 기사 : 11/1 북한 출판절, 북한의 언론 정책은? ① – 북한의 언론정책 개괄과 신문, 잡지 – http://nktoday.kr/?p=8915

'혁명적 출판전통'이란 김일성 주석이 항일운동시기 사람들의 반일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제작한 '3.1월간' '종소리' 등의 출판물들을 말한다.

북한이 '혁명적 출판전통'을 따른다는 것은 언론이 주민들의 '의식을 고취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는 것을 뜻하며 언론을 '사상교양의 수단'으로 인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본주의 사회의 경우 언론의 방향성과 그 목적은 언론사에 따라 각각 다르다.

수많은 정보들 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하여 작성할지에 대한 기준을 언론사 스스로가 판단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언론이 얼마나 '자유롭게' 집필할 수 있는지가 언론선진국의 기준이 된다.

결국 북한이 바라보는 언론의 시각이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시각과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왜 그런 것일까.

그 이유는 북한이 명확하게 사회주의를 지향하고 있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헌법조차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회주의헌법'이라고 부른다.

그렇기 때문에 앞서 제시된 출판법에도 출판이 "사회주의위업을 고수 발전시키는데 복무한다."고 명시되어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자본주의는 '경쟁에서의 생존'이 그 운영 원리다.

사람들이 무한 경쟁 속에서 '생존'을 위해 생산 활동에 참가하고 이를 통해 사회시스템이 굴러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회주의는 어떠할까?

기본적으로 사회주의는 '정치적 각성에 의한 동원'이 그 운영 원리라고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식량배급, 무상의료, 무상교육, 무상주택 등으로 최소생존을 보장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주의 사회 주민들은 생산 활동에 참가하지 않는다고 해서 '생존의 위협'을 느낄 수가 없다.

그렇다면 사회주의 사회는 어떻게 움직이는 것일까.

북한식 표현에 따르면 사회주의 국가는 전체 주민들이 '물질적 자극'이 아닌 '정치 도덕적 자극', 즉 '개인의 생존'이 아닌 '조국을 위해, 인민을 위해'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생산 활동에 참가한다.

물론 90년대 중후반부터 시작된 북한경제위기는 배급시스템을 상당히 무너뜨렸고 아직까지 장마당이 존재하는 등 소위 '자본주의 요소'가 많이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기본적으로 '정치 도덕적 자극'을 중심에 두고 사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다.

북한의 입장에서 신문 등의 출판보도물은 전체 주민들에게 배포되고 많이 읽힌다는 측면에서 '가장 위력한 사상교양수단', '정치 도덕적 자극'인 것이다.

지하철에서 노동신문을 읽고 있는 북한 주민들. ⓒ우리투어스(flickr.com/photos/northkoreatravel/)

지하철에서 신문을 읽고 있는 북한 주민들. ⓒ우리투어스(flickr.com/photos/northkoreatravel/)

차현숙 씨의 '남북한의 출판법에 대한 비교연구'에는 북한이 출판보도 사업을 선전사업의 핵심 분야로 중시되고 있다고 서술한 바 있다.

 

다른 사회주의 국가들는 어떨까?

그렇다면 다른 사회주의 국가들도 북한과 유사할까?

과학적 사회주의․공산주의 이론을 만들고 그것을 실천에 옮긴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마르크스와 레닌이다.

정대철 씨의 '북한사회와 언론'에 따르면 마르크스와 레닌은 일찍부터 노동계급의 해방과 사회주의 국가 건설을 위한 언론사업의 중요성을 인식했다고 한다.

'라인신문', '독불연보' 등의 신문사에서 언론활동을 하면서 과학적 공산주의자가 된 마르크스는 언론매체가 자본의 영향에서 벗어나 언론의 자유를 누리기 위해 언론의 사회적 소유를 지향해야 한다는 개념을 제시했다.

이어 인류 역사상 최초의 사회주의 국가 건설을 이끈 레닌은 올바른 사회주의 사상을 확립하기 위하여 '이츠크라(불꽃)' 신문 편집인으로 활동했다.

이후 '프라우다(진실)'라는 '대중적·마르크스주의적 일간노동자 신문'을 창간한 레닌은 '무엇에서 시작할 것인가?'라는 논문에서 신문이 '집단적 조직자'이며 '선전자'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소련 공산당 기관지 '프라우다'. 초대 편집장이 스탈린이었다. 이 신문에는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 스탈린과 관련된 기사가 보도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소련 공산당 기관지 '프라우다'. 초대 편집장이 스탈린이었다. 이 신문에는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 스탈린과 관련된 기사가 보도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rus-img2.com

즉 레닌은 언론이 노동자들을 포함한 전 민중들의 계급의식을 높이고 사회주의혁명에의 참여로 불러일으킬 수 있는 위력한 무기라고 바라본 것이다.

이후 소련은 '프라우다'를 소련공산당의 기관지로 정립하고, 국가와 당이 지도하는 국영매체 '리아노보스티', '타스통신', '러시아의 소리' 등을 창립하였다.

북한도 마찬가지였다.

유영구씨의 '북한의 신문․방송 연구'에 따르면 1945년 10월 해방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 김일성 주석은 북조선공산당 중앙조직위원회 선전부 일꾼들과 '당보'(현재 노동신문)를 창간할 것을 논의했다고 한다.

이때 김일성 주석은 "당보는 당원들과 인민대중을 옳게 교양하며 그들을 혁명투쟁으로 조직하는 데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당보의 중요성을 해설했다.

그리고 "당보는 당의 로선(노선)과 정책을 제때에 광범히 선전하는 위력한 선전자이며 당의 로선과 정책을 적극 옹호하고 대중을 그 관철에로 불어 일으키는 믿음직한 조직자"라고 주장했고 그 이후 당 기관지 '정로'가 창간되었으며 명칭이 '로동신문'으로 변화된 후 북한의 대표적인 출판보도물이 되었다.

즉 북한도 마르크스와 레닌과 같이 언론이 사회주의 건설과정에서 대중동원과 교양사업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선전선동가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인식한 것이다.

사회주의 국가를 지향하는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다.

기본 대표적인 언론매체가 당에서 운영하는 기관지이거나 국가기관에서 지도하는 국영매체이다.

중국에서는 당보인 '인민일보', '광명일보'가 대표적인 신문이며 국영매체 '신화통신', 'CCTV' 등이 운영되고 있다.

중국 인민일보 ⓒ news.sina.com

중국 인민일보 ⓒ news.sina.com

베트남에서도 공산당 기관지 '년전(Bao Nhan dan)', 국영매체 '하노이TV', 'VTV', 'VNA' 등이 주요 언론매체이며 쿠바도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Granma)', 국영 통신사 '라티나(Prensa Latina)'가 대표적인 언론매체이다.

 

언론의 자유가 없다는 비판에 대하여 

그렇다면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언론의 자유가 없다'고 주장하는 비판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마르크스는 자신이 운영했던 '라인신문' 등이 프러시아 전제정부에 의해 검열당하고 폐간당하자 언론의 자유를 옹호하면서 신문은 "민중의 사상과 정서를 표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마르크스는 언론이 자본가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언론의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언론에 대한 사회적 소유'를 실현해야 해야 한다고 설파한 것이다.

레닌은 '자본주의 사회언론에 대한 논의'에서 자본주의사회의 신문은 거대한 이윤창출기제이며, 자본가의 이데올로기를 전파하는 기구이기 때문에 자본주의사회에서 언론의 자유는 사실상 없다고 주장했다.

즉 마르크스와 레닌은 어떤 언론이든 사실을 선별하고 전달하는 과정에서 '입장'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바라봤다.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광고가 유일한 재정수입인 언론매체들의 특성상 자본가계급의 입장을 대변할 수밖에 없다고 인식한 것이다.

또는 아무리 언론이 국영, 공영의 형태를 띠고 있다고 하더라도 국가권력을 자본가계급이 쥐고 있는 상황에서 결국 자본가계급의 입장을 대변할 수밖에 없다고 바라봤다.

따라서 레닌은 마르크스의 주장에 이어 언론이 착취자입장인 자본가계급이 아닌 대다수 생산자계급인 프롤레타리아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바로 '언론에 대한 사회적 소유'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사회주의 국가들에서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이익을 철저히 대변하는 당이 언론을 '지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당 정책과 노선을 제시하는 기관지를 중요시하고 전체 언론을 국가와 당이 지도하는 형태를 구축했다.

북한에서도 위와 같은 입장에서 조선노동당이 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을 발행하고 언론들을 '지도'하는 것을 기본 시스템으로 구축한 것이다.

결국 사회주의 사회의 기준에 봤을 때 북한의 언론시스템은 일반적이며 북한이 '전체 인민대중의 입장을 대변하는' 언론을 발행하는 것이 된다.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의 기준으로 보았을 때 모든 언론이 당의 지도를 받는다는 측면에서 '언론의 자유가 없는 최하위국가'가 되는 것이다.

 

언론의 '진실성'

북한은 언론을 '사상교양수단'으로 바라본다면 북한에서는 사상교양을 위해 진실을 '조작'해도 되는 것일까?

북한 출판법 제 2조에 따르면 "국가는 출판사업에서 이룩한 성과를 공고히 하고 출판물의 정치사상성, 대중성, 진실성을 보장하여 인민들의 사상문화생활을 건전하고 풍부하게 하도록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법적으로 출판물의 진실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 명시되어 있는 것이다.

유영구씨의 '북한의 신문․방송연구'에도 북한은 신문에서의 진실성을 "객관적 현실을 가장 과학적이고도 진실하게 반영하는 일반적 본성"으로 명시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북한에서는 보도의 진실성을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사실보도를 하는데 있어 긍정교양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고 한다.

즉 수많은 사건, 사실들 중에서 긍정적인 것들을 중심으로 보도한다는 것이다.

긍정적인 것들이란 최근 보도들을 살펴본다면 '18세의 나이에 고아 7명을 키우는 처녀어머니', '북한 산골에 건설된 친환경태양열수영장', '공장 안에 과수원과 동물원이 있는 온천대성식료공장' 등을 꼽을 수 있다.

왜 긍정적인 것들을 중심으로 보도하는 것일까?

유영구씨의 '북한의 신문․방송연구'에 따르면 북한은 신문의 사회적 기능을 선전선동자적 기능, 조직자적 기능, 문화교양자적 기능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문화교양자적 기능의 기본 내용 중 하나가 바로 '긍정적 모범에 의한 감화 교양'이다.

모범적인 사례를 소개함으로써 주민들의 생산의지, 활동의지를 고취시킨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에서는 범죄 등의 부정적 사례는 보도할까?

북한은 일반적으로 범죄 등의 부정적 사례를 보도하는 것이 불필요하며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이것은 한국에서도 범죄에 대한 보도가 오히려 '모방범죄' 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인식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대신 북한은 북한의 입장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역사인식의 문제점', '한미일군사동맹' 등 북한 국가와 인민대중의 이익을 저해한다고 판단되는 부정적 행태들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보도한다.

(계속)

 ※ 참고자료 

북한 헌법 및 출판법, 한국 법제처 산하 북한법제정보센터

'북한사회와 언론', 정대철, 한국사데이터베이스

'북한의 신문․방송 연구', 유영구, 한국사데이터베이스

'남북한의 출판법에 대한 비교연구', 차현숙, 2010년 남북법제 연구보고서 1권(법제처)

김혜민 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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