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Kang 방북기57]모란봉에서 만난 친절한 인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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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동포 CJ Kang께서 2014년 9월 3~11일 북한을 방문하였습니다.
NK투데이는 필자와 협의 아래 방북기를 연재합니다.
필자의 승인 아래 원문의 표현 가운데 일부를 한국 실정에 맞게 수정했습니다.
외부 기고는 본사 입장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모란봉공원의 잘 닦여진 보도를 걸으며 김미향 안내원이 저 아래 김일성경기장이 있는 곳이 바로 모란봉공설운동장이었는데 거기서 1945년 10월 14일 김일성 주석이 조국에 개선하여 역사적인 연설을 하였던 장소라고 말해준다.

내가 그날의 연설에 대하여 듣고 읽었다. 김 주석이 환영나온 10만의 군중을 향하여 “힘있는 사람은 힘으로, 지식있는 사람은 지식으로, 돈있는 사람은 돈으로” 각자의 여건에 따라 힘차게 건국사업에 이바지하고 단결하여 민주주의 자주독립국가를 건설하자고 역설하였다.

모란봉에서 우리를 환대해주었던 북부조국 동포들. ⓒCJ Kang

모란봉에서 우리를 환대해주었던 북부조국 동포들. ⓒCJ Kang

조금 더 걸으니 이정표가 나온다. 모란봉극장과 을밀대를 향하는 표시인데 우리는 을밀대로 오른다. 김미향 안내원이 저 모란봉극장에서 바로 1948년 봄에 남쪽에서 제정당대표들이 참석하여 통일정부수립을 위한 남북연석회의를 가졌던 역사적인 곳이라는 설명을 해준다. 아, 이곳이 바로 남에서 수많은 애국자들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38선을 넘어 통일정부수립을 위하여 찾아와 회의를 가졌던 곳이로구나.

역사적인 남북 제정당사회단체 연석회의가 열렸던 모란봉극장이 이곳에 있다. ⓒCJ Kang

역사적인 남북 제정당사회단체 연석회의가 열렸던 모란봉극장이 이곳에 있다. ⓒCJ Kang

제법 10여 분을 걸었을까. 을밀대 부근의 공원 여기저기엔 인민들이 가족 단위로 모여 앉아 음식을 나누거나 묵념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곳 모란봉에도 유골보관소가 있어서 일부 인민들은 명절에 이곳을 찾아 제사를 지내기도 한다고 했다.

ⓒCJ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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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밀대 바로 아래는 제법 가파른 언덕에 커다란 자연석 돌계단이 놓여져 있다. 저 바윗돌들은 지난 천여년 동안 수많은 우리의 조상들과 북부조국 인민들이 가쁜 숨 몰아쉬며 모란봉에 올랐다가 부푼 기대감과 함께 이곳 을밀대를 오르면서 밟았으리라. 모란봉아 을밀대야하는 노래가사로 어려서부터 귀에 익었고 오르고 싶었던 그 을밀대를 나도 오늘에야 찾게 되는구나.

을밀대는 6세기초 고구려가 평양성 내성을 쌓으면서 그 북쪽장대(군사지휘처)로 세운 건물이라는 안내석이 서 있고, 국보유적 제19호라고 표지석이 서 있다. 보통 날이면 평양시내 멀리까지 바라볼 수 있다는데 오늘은 너무도 짙은 안개로 건너편에 보이는 경치가 좋은 곳이라는 최승대를 겨우 분간할 수 있을 정도다.

ⓒCJ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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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밀대에 오르다. 을밀대는 1500년 전 고구려 시절의 평양성의 장대라 한다. ⓒCJ Kang

을밀대에 오르다. 을밀대는 1500년 전 고구려 시절의 평양성의 장대라 한다. ⓒCJ Kang

을밀대를 둘러보고는 다시 계단을 내려오니 여기저기 공원에 마련된 탁자마다 가족단위의 인민들이 음식을 펼쳐놓고 한담을 하고 있다.

노길남 박사님이 그 가운데 40대의 가족들로 보이는 사람들에게 말을 건네니 반가워하면서 자리를 만들어주고 앉으라고 권한다. 모두 8명 정도의 가족들인데 알고보니 추석을 맞아 평양에 거주하는 친지를 찾아 지방에서 가족들이 모여들어 이왕이면 점심을 모란봉에 올라서 함께하기로 하고 이곳을 찾았다고 한다. 우리가 미국에서 온 통일운동을 하는 동포라고 하니 너무도 반갑게 대해준다.

가족들 가운데 아이들은 없었지만 한 여학생이 있어 말을 건네니 강안고급중학교 1학년이라고 한다. 학교에서 어떤 악기를 다루는가 물어보니 가야금과 손풍금을 잘 타는데 또한 성악을 좋아한다고 하였다.

ⓒCJ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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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려놓은 음식을 살펴보니 야외로 나오면서도 갖가지 음식을 마련해왔다. 플라스틱 그릇에 편리하게 준비해서 펼쳐놓고 가족들이 행복하게 점심을 나누는 중이었나보다. 갑자기 나타난 우리가 불청객이 될 수도 있는데 아주 거리낌없이 우리들을 환대해주는 것이 너무도 고맙다. 이렇게 터놓고 원수의 나라 미국에서 온 우리들을 반겨주는 것은 오직 우리들이 피를 나눈 한겨레 한동포이기에 가능한 일이리라.

가족들 모두에게 해외에서 북부조국을 찾아온 동포들을 만난 적이 있는지를 물어보니 우리가 처음이라고 한다. 처음으로 만난 해외동포들인데도 아무 스스럼없이 자연스럽게 농담도 하면서 대화하게 되어 너무도 뜻깊은 자리가 되었다.

이 아름다운 가족들이 멀리서 온 귀한 손님이라고 마음속으로부터 우리들을 진심으로 환영하며 고맙다면서 화사한 옷을 입은 한 여성이 그 남편이 건너편에서 웃으며 지켜보는 가운데 노 박사님께 술잔을 권하고는 젓가락으로 안주를 집어서 입에까지 넣어주는 것이 아닌가? 그러고는 내게도 그 시누이였는지 동서였는지 되는 여성에게 꼭같이 해주도록 권하니 그 다른 여성이 내게도 술을 권하고 안주를 집어서 억지로 입에 넣어준다. 더이상 사양하기가 어려워 고맙게 받는 모습을 김미향 안내원이 사진으로 남겼다.

내가 추석날 모란봉에 올랐다가 동포들로부터 잔을 받고 안주까지 대접받는 그런 환대를 누리게 될 줄이야 누가 알았으랴. 동포들은 그러고나더니 우리를 안내하는 김미향 안내원에게도 수고한다면서 똑같이 음식을 권한다.

ⓒCJ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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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봉에서 우연히 만난 북부조국 동포 가족들과 함께. 우리를 환대해준 동포들이 너무도 고맙다. ⓒCJ Kang

모란봉에서 우연히 만난 북부조국 동포 가족들과 함께. 우리를 환대해준 동포들이 너무도 고맙다. ⓒCJ Kang

남부조국에서 살다가 미국으로 간 동포를 이렇게 환대해주는 인민들이 너무도 고맙다. 이들과 함께 웃으면서 대화하는 동안 북부조국 인민들이 지극히 넓고 큰 동포에 대한 사랑을 품고 있음을 보게 되었다. 내가 조국을 사랑하고 통일이 되길 바라듯이 이들 또한 커다란 민족애와 함께 통일을 꿈꾸고 있고, 바로 그것 때문에 이렇게 낯선 방문객을 만나서도 그 속마음을 그대로 드러내어주는 것이리라. 헤어지기 아쉬워하는 동포들께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는 발걸음을 옮긴다.

통일이 멀고 험난한 길로 보이지만 북부조국의 모든 인민들이 이렇게 간절히 통일을 꿈꾸며 동포를 깊이 사랑하는 마음을 품고 있으니 절반의 통일은 이미 오래전에 이뤄졌다. 문제는 바로 남부조국의 민중이다.

민중이 마음을 열고 통일을 추구해야 하는데 반대로 온갖 매스컴을 통하여 더욱 반공으로 세뇌당하고 있다. 이런 시절에 민중의 의식을 깨우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바로 그것이 먼저 각성한 선구자들과 통일운동가들이 지속적으로 해야할 일이다. (2015.5.29.)

 

CJ Kang
미국 시애틀에서 <사람사는 세상 시애틀 한마당>(hanseattle.com)을 공동운영하고 있으며 <사람사는 세상을 위한 시애틀 모임> 대표를 하다가 현재 고문으로 있다. 또 유권자민주연대 공동대표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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