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선을 지켜라!] 스키장 한 번에 열 달치 월급, 말이 되나?

Print Friendly, PDF & Email

방송듣기

안녕하세요, 상식선을 지켜라 여덟 번째 시간입니다.

이 코너는 한국과 해외에서 보도되는 북한소식들이 과연 '상식선'을 지키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는 시간입니다.

요즘 계속 이 프로그램을 다루게 되는데요, 오늘도 이제만나러갑니다(이만갑)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진행을 맡은 문경환 기자입니다. 오늘은 이동훈 기자님이 준비해 주셨습니다.

이동훈(이하 이) : 안녕하세요?

문경환(이하 문) : 안녕하세요? 이번에도 이만갑을 다루게 되었습니다.

 : 네, 아무래도 북한 관련한 이야기를 주로 하는 방송이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게다가 예능 프로그램이니 과장하는 것도 많아서 문제가 자주 발생하는 것 같네요.

 : 이만갑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왔나요?

 : 네, 지난 9월 20일 방송된 이만갑 196화에서 마식령 스키장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문제가 좀 있었습니다.

 : 이떤 문제가 있었는지 짚어주시죠.

 : 네, 이만갑 프로그램 안에서 코미디언 김영철 씨가 진행하는 영철 스패치라는 코너에서 탈북자 유현주 씨가 마식령 스키장에 전기가 없어 슬로프 정상까지 걸어서 등반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운 좋게 리프트를 타도 기계가 중고라 목숨이 간당간당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용금액과 관련해서도 한마디 했는데요, "하루 왔다 가는데, 내 월급의 열 달치가 홀라당"이라며 스키 한 번 탔다가 집안 말아먹을 수 있다는 식으로 말했습니다.

 : 슬로프는 스키주로를 말하는 것이니까 슬로프 정상이라면 스키를 탈 때 출발하는 곳 아닙니까? 거기까지 걸어 올라가야 한다고 하면 누가 스키를 탈까 생각이 드는데요.

 : 그렇습니다. 눈밭에서 스키신발 등의 무거운 장비를 가지고 슬로프 정상까지 걸어 올라가려면 많은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리프트를 이용했을 때 제일 아래에서 제일 높은 곳까지 올라가는게 약 40분 걸린다고 하는데… 걸어 올라가면 최소 몇 시간은 걸릴 겁니다.

출처 : 이만갑 방송 캡쳐

출처 : 이만갑 방송 캡쳐

 : 걸어올라간다면 정말 시간이 많이 걸리겠죠. 저 같은 경우에는 스키장에 와서 걸어 올라가 스키를 타라고 하면 그 스키장은 안 갈 것 같은데요.

 : 말씀하신 것처럼 그렇게 되면 스키장 망하겠죠. 그런데 마식령 스키장은 외국인들이 찾는 주요 관광코스입니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외국인들이 이용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외국인들이 마식령 스키장에 가고 있다는 사실은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만약에 전기가 부족해서 슬로프를 걸어 올라가야한다고 해 보십시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관광이 제대로 되겠습니까? 만약에 북한에 전기가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관광지에는 당연히 전기를 공급할 것입니다. 대외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그렇게 해야 되겠죠.

 : 그러니까 마식령 스키장에 전기가 없어서 슬로프까지 걸어 올라가야 한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 주장이라는 것이네요.

 : 그렇습니다. 특히 외국인들이 이용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합니다. 게다가 북한전문여행사 우리투어스에 따르면 마식령 스키장에서는 슬로프를 올라가는 리프트뿐만 아니라 빠르게 슬로프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스키버스까지 도입해서 슬로프 정상에 스키장 이용객들을 실어 나른다고 합니다. 스키버스는 15분 걸린다고 하네요. 만약에 전기가 나갔다고 해도 걸어서 올라가는 일은 없지 않을까 싶네요.

 : 그럼 리프트 장비가 중고라 목숨이 간당간당 하다는 표현은 어떤가요? 중고라서 위험하다는 건 맞는 것 같은데요.

 : 리프트는 공중에 떠서 움직이는 것이라 원래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습니다. 실제로 한국에서도 스키장에서 리프트 사고가 심심치 않게 일어나곤 합니다. 2011년에는 한국의 모 리조트에서 리프트 구조훈련 도중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으며 올해 1월에도 리프트가 역주행하는 사고가 나 60여 명의 이용객이 공중에 갇히기도 했습니다.

 : 한국도 리프트를 타면 목숨이 간당간당하군요.

 : 한국에서 리프트 사망사고가 있었으니 리프트를 탈 때마다 목숨이 간당간당하다고 말해도 될까요? 방송 성격상 목숨이 간당간당하다는 표현은 리프트를 탈 때 더 조심해야한다는 말을 지나치게 과장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그리고 마식령 스키장 한번 가면 10달치 월급을 지불해야하고 스키 한번 타러 갔다가 집안을 말아먹을 수 있다는 식으로 말했는데요.

 : 이 부분이 가장 심각한 부분이죠. 이미 마식령 스키장 이용료는 알려져 있습니다. 2014년 1월 21일 연합뉴스가 중국 신화망 보도를 인용해 보도한 것에 따르면 북한 주민의 마식령 스키장 이용요금은 북한돈 60원이라고 합니다. 거의 무료나 다름없는 수준입니다.

출처 : 이만갑 방송 캡쳐

출처 : 이만갑 방송 캡쳐

 : 그럼 하루 이용금액이 월급의 10배라는 주장은 어떻게 나온 건가요?

 : 마식령 스키장 하루 이용금액이 북한 주민 월급의 10배라는 주장은 조선일보가 했습니다. 조선일보가 외국인 마식령 스키장 일일이용권 가격이 35달러로 정해졌다는 내용의 기사 제목을 "마식령 스키장 '1일 이용권'가격은? 北 주민 10달치 월급"이라고 한 것입니다.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가격을 북한 주민에게 그대로 적용한 오류가 있는 것이죠.

 : 외국인과 북한 주민의 아용금액이 같다고 한다면 어떻게 되나요?

이 : 조선일보의 주장처럼 외국인 1일 이용권 가격이 주민 10달치 월급이라면 북한 주민의 월급이 3.5달러가 되고 연간 42달러라는 이야기가 됩니다.

여기서 하나 비교해 볼게 있습니다. 개성공단 노동자들이 받는 임금이 약 100달러 정도 되는데, 2013년 5월 1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개성공단 일부 노동자들이 보잘 것 없는 월급에 불만이 컸다고 합니다.
이 둘을 비교해보면 마식령 스키장 1일 이용권의 가격이 북한 주민 10달치 월급이라는 주장이 근거가 없다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그렇군요.

 : 올해 마식령 스키장 이용객은 하루에 1천명부터 1천 500명, 많을 때는 2천명 정도였다고 합니다. 올해 초에는 북한이 에볼라 바이러스 때문에 외국인 관광을 받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순수 북한 관광객이 하루에 약 1천 500명 정도였다는 겁니다.

아직 스키라는 스포츠가 북한에서 대중화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스키장을 찾는 사람도 있겠지만 주로 단체관광을 가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실제 개장 초기 마식령 스키장을 찾은 관광객들은 북한 각지에서 온 우수한 대학생 대표와 분야별 선진 노동자들이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모범이 되는 사람들이 단체 관광을 하는데, 열 달치 월급 내고 단체관광을 하라고 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겠습니까?

 : 상황이 이런데 왜 입장료가 몇 개월 치 월급이라는 식의 주장이 나오는 것일까요?

 : 마식령 스키장도 그렇고 문수물놀이장도 그렇고 이용료가 몇 달치 월급이라는 식의 보도가 있었습니다. 북한에 좋은 시설이 만들어 지니까 이런 시설들은 북한 주민들이 이용할 수 없는 곳이라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나온 기사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마식령 스키장도 그렇고 문수물놀이장도 그렇고 북한 주민들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 그러니까 좋은 시설이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으니까 특권층만 이용한다는 이미지라도 심어보겠다는 것이군요. 하긴 하루 이용료가 일반 노동자 10달치 월급이라고 하면 아무나 이용할 수 없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생길 수밖에 없겠네요.

 : 네. 그렇습니다.

 : 오늘 '상식선을 지켜라'에서는 마식령 스키장과 관련한 황당한 주장에 대해 다루어 보았습니다. 이번에도 이만갑에서 일부 사실에 대해 왜곡하거나 과장하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오늘 방송을 마치겠습니다. 준비해주신 이동훈 기자 수고 많았습니다.

 : 네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 안녕히 계세요. 

크기변환_광고완성ver4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