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만에 끝난 모란봉악단 해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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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5일 언론사에는 하나의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결성을 지휘한 북한의 모란봉악단이 해체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보도는 불과 3일 뒤인 9월 8일, 모란봉악단이 김정은 제1위원장 내외가 참석한 가운데 미겔 디아스 카넬 쿠바 국가평의회 수석부의장이 이끄는 쿠바 국가대표단을 환영하는 축하공연에 등장하면서 거짓임이 드러났습니다.

모란봉악단 공연장면 ⓒ인민망

모란봉악단 공연장면 ⓒ인민망

모란봉악단 해체설의 출처는 미국 정부 기금으로 운영하고 있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이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이른바 "중국을 방문한 평양소식통"을 인용하여 "북한이 지난 8월 31일 첫 선을 보인 청봉악단이 해체된 모란봉악단을 대체할 후속악단"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모란봉악단이 해체된 이유도 설명했습니다. 단원의 대부분이 혼기가 차서 결혼문제로 악단 운영이 어려워졌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악단의 가수 중 일부가 노래를 부를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면서 비리연루 등의 이유를 들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의 보도 이후 조선일보, 동아일보, 데일리안, 아시아경제, 국민일보 등이 자유아시아방송의 주장을 보도했습니다.

이 때 연합뉴스가 자유아시아방송 주장에 맞장구를 치는 보도를 했습니다. 연합뉴스는 7일 조선중앙TV 방송을 분석한 결과 모란봉악단 공연을 방영하는 프로그램 '모란봉악단 공연 중에서'가 지난 7월 15일 이후 공연 영상 없이 음악만 틀어주는 '모란봉악단 음악'이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으로 바뀌었고 노래가 나올 때 공연장면이 나타나지 않고 자연풍경이나 평양 시내 모습 등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연합뉴스는 북한에서는 신문과 방송 매체에서 사라진다는 것이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모란봉악단의 신변에 이상이 생겼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렇게 되자 조선일보, 동아일보, 국민일보 등에서 관련 뉴스를 다시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은 물론이고 지켜보고 있던 SBS, YTN, JTBC, 노컷뉴스, 쿠키뉴스, 경향신문 등의 언론도 모란봉악단 해체설을 보도했습니다. 심지어 이투데이, 한국일보 등에서는 카드뉴스까지 만들기도 했습니다.

처음부터 모란봉악단 해체설을 뒷받침할만한 구체적인 근거는 없었습니다. 모란봉악단 해체설은 누구인지 확인할 수 없는 중국을 방문한 한 평양주민(이것도 확인이 불가능한)의 주장일 뿐이었습니다.

그나마 연합뉴스의 보도가 모란봉악단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하기는 했지만 북한이 모란봉악단의 음악을 금지한 것도 아니고 프로그램 제목이 바뀌고 음악 영상이 약간 달라졌다고 모란봉악단이 해체되었다고 추정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일부 언론에서 모란봉악단이 7월 중순 이후 두 달 동안 보이지 않은 것을 강조하면서 해체설의 근거로 삼는 논조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모란봉악단이 2013년 말부터 2014년 3월까지 5개월 동안 북한 매체에 등장하지 않은 적이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2개월의 공백이 해체설이 나올만한 근거가 되긴 어렵다고 보입니다.

이번 해체설이 나왔을 때 많은 언론이 모란봉악단 해체설을 보도하기는 했으나 해체설의 근거가 워낙 부족하다보니 해체되었을 가능성을 희박하게 본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일부, 심지어 종편에서도 북한에서 모란봉악단이 차지하고 있는 위상 등을 고려했을 때 설사 몇몇 단원에게 모란봉악단을 나가야 할 문제가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단원을 새로 보충하는 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며 모란봉악단의 해체설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고 곧 다시 나올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모란봉악단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직접 지시하여 만들어진 악단으로 김정은 시대를 대표하는 악단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때문에 모란봉악단이 부르는 노래는 시대를 대표하는 노래로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여성으로만 이루어진 악단이라는 특징에 북한에서는 쉽게 보기 어려웠던 파격적인 의상을 갖추어 눈길을 끌었고, 처음 등장할 때 영화 '록키'의 주제가 및 월트디즈니 만화에 나오는 음악을 연주했던 점 때문에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모란봉악단이 김정은 제1위원장 시대를 대표하는 악단이다 보니 모란봉악단과 관련한 거짓소문이 퍼져나가기도 했습니다. 악단의 퍼스트 바이올리니스트인 선우향희와 공훈배우 류진아의 경우 2013년 초 장성택에 연루되어 숙청당했다는 설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들은 이후 모란봉악단에서 계속 연주 및 노래 공연을 했습니다.

숙청설이 있었던 모란봉악단 공훈배우 류진아 ⓒ중국참고소식보

숙청설이 있었던 모란봉악단 공훈배우 류진아 ⓒ중국참고소식보

북한과 관련하여 수많은 정보가 있습니다. 확인된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대부분은 확인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럴 때 중요한 것은 정보를 정확하게 해석하는 것입니다. 보고 싶은 방향으로만 정보를 보고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정보를 해석해야 잘못된 판단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동훈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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