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제1위원장 러시아방문 무산, SLBM 발사, WCD 지원… 5월 북한 외교 분석

김정은 제1위원장 러시아방문 무산, SLBM 발사, WCD 지원… 5월 북한 외교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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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정상회담 무산, 그러나 이상징후는 없어

5월 북한 외교 최대 이슈는 러시아에서 열린 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에 김정은 제1위원장이 참석하는 문제였다. 행사 직전까지 참석이 확실시됐으나 막판에 무산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러시아 공식 발표는 “북한의 내부 문제”가 원인이었지만 국내 언론과 전문가들은 대체로 다자정상회담에 대한 부담, 중국과의 관계 문제, 북-러 정상회담 의제 조율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내부 정보가 부족한 가운데 어디까지나 추정에 불과하다. 

비록 김정은 제1위원장의 첫 정상회담은 무산됐지만 북-러 사이에 어떤 외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행사 당일 푸틴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냈다. 또 사전에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통해 친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2차 세계대전 승리 70주년을 기념하는 메달과 증서를 전달했다. 박봉주 내각총리도 메드베데프 총리에게 축전을 보냈다. 

또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북한을 대표해 러시아를 방문해 열병식을 비롯해 각종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등 주요 인사들을 만나 담화를 나누기도 했다. 

북한 내에서도 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관련 행사가 다채롭게 열렸다.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관이 기념행사를 열고 푸틴 대통령 명의의 기념메달과 증서를 리을설 조선인민군 원수 등 7명에게 수여했다. 북러친선협회는 평양에서 영화감상회를 열기도 했다.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부위원장은 평양 해방탑에 화환을 진정했다. 평양외국어대학 러시아어센터도 기념모임을 열었다. 

한편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가 이례적으로 북한 TV에 출연해 북-러 협력 확대 의지를 밝히는 연설을 했다. 알렉산드르 갈루쉬카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도 김정은 제1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무산이 발표된 직후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교역을 더욱 활성화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한국과 북한 대표자들을 올해 3/4분기에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극동경제포럼에 초청했다”고 하였다. 

북-러 교류도 활발하다.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 동물원이 북한 평양 중앙동물원에 희귀종인 페르시아 표범 1마리와 아프리카 사자 2마리를 기증했다. 북한이 러시아산 육류의 수출 수의학 인증서를 비준해 다양한 러시아 축산물의 북한 수출길이 열렸다. 러시아 에너지 및 안전센터 대표단이 교류차 북한을 방문하기도 하였다. 김일성종합대학은 북-러 친선의 해를 맞아 첫 친선학술토론회를 열었다. 여기에는 러시아 여러 대학들이 참여해 한글과 러시아어 교육과 연구를 교환하기로 하였다. 

이처럼 김정은 제1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은 무산됐지만 북-러 사이에 이상징후는 없어 보인다. 

일본의 총련 간부 체포, 북-일 관계 악화

5월 12일 일본 경찰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의장의 차남 등 재일동포 3명을 외환관리법 위반 혐의로 체포하면서 불편하던 북-일 관계가 더욱 악화되었다. 북한의 조선해외동포원호위원회, 조선민주법률가협회, 조선인강제연행피해자·유가족협회, 조선일본군성노예 및 강제연행피해자문제대책위원회, 조선인권연구협회, 일제의 조선강점피해조사위원회 등은 일제히 성명, 담화를 발표해 일본의 총련 탄압을 규탄했다. 

2014년 5월 스톡홀름 회담을 계기로 북-일 관계는 급진전하였다. 북한은 일본인 납치문제에 대해 재조사에 착수했고 일본도 대북제재 완화조치에 들어갔다. 올해 2월 총련 사무실 퇴거 문제도 돌파구가 열리면서 분위기가 이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일본정부가 대북 인권공세에 앞장서고 총련 의장 자택을 압수수색하면서 양국 관계는 다시 악화되었다. 북한은 일본이 미국의 눈치를 보며 대북정책을 펴는 바람에 북일관계를 “되돌릴 수 없는 최악의 사태”로 몰아가고 있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한편 김정은 제1위원장은 총련 결성 60돌을 맞아 총련과 재일동포들에게 <위대한 김정일동지의 뜻을 받들어 재일조선인운동의 새로운 전성기를 열어나가자>는 제목의 서한을 보내 북한이 이들의 운명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며 격려했다. 

평양 국제상품전람회로 적극적 경제외교 시도

북한이 국제사회와 경제외교를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모습도 눈에 띤다. 5월 11일에 열린 제18차 평양 봄철국제상품전람회에는 세계 각국의 300여 개 기업이 참여해 최근년 동안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올해 국제상품전람회에는 북한 무역회사 참가수가 크게 늘었는데 이는 북한 기업들이 독립경영이 강화된 새로운 경제관리방법을 도입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러시아, 중국 기업의 참가 범위도 확대되었는데 이는 정부 차원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북한은 국제상품전람회와 함께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대를 포함해 각 도의 경제개발구에 대한 투자설명회도 진행했다. 북한은 이번 투자설명회에서 경제개발구 안의 개발행위에 대한 법적 보장, 외국투자가의 기업 창설 및 경영규정, 현재 북한 내 경제개발구들의 실태와 전망 등에 대한 정보를 자세히 제공했다.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대 투자설명회는 5월 27일 금강산에서 2박3일 일정으로 또 열리며 여기에는 이미 백수십 명의 참가신청자가 등록된 상태다. 

SLBM 시험발사로 미국에 군사적 경고 보내

5월 8일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발사하면서 군사적으로 대치 중인 미국에게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은 20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SLBM 시험발사에 대해 “우리(북한)의 정정당당한 자위력 강화 조치이며 합법적인 주권행사”라고 주장했다. 또 24일에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성명을 통해 “민족의 존엄과 자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정의의 수단으로서 어떤 경우에도 시비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SLBM은 발사 원점과 준비과정을 전혀 파악할 수 없고 목표물 근처까지 은밀히 다가가 공격할 수 있어 현재까지 인류가 개발한 가장 우수한 전력무기로 꼽힌다. 

북한이 발사한 SLBM에는 <북극성-1>이라는 이름이 쓰여 있었는데 이는 미국이 개발한 최초의 SLBM인 폴라리스(polaris)와 같은 뜻으로 미국을 의식한 미사일임을 암시했다. SLBM 시험발사 전날 박영철 조국통일연구원 부원장은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과 핵무기를 보유했다고 밝히면서 “그 무기를 사용할 것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미국이 우리에 대해서 그걸 강요할 때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SLBM 시험발사를 강력히 비난하는 가운데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브리핑에서 국제사회에 북한의 잠수함 탄도미사일 실험발사에 대한 대응을 자제해 줄 것을 촉구해 한국, 미국과 다른 입장을 보였다. 

여성평화운동가들의 DMZ 행진을 적극 지원

세계적인 여성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과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메어리드 맥과이어, 리마 보위 등 여성평화운동가들의 DMZ 행진을 북한이 적극 지원해 눈길을 끌었다. 

이 여성들은 지난해 한반도 평화 문제를 세계에 알리고 평화협정 체결과 대북제재 철회을 촉구하기 위해 DMZ 행진을 준비했으며 <비무장지대를 걷는 여성들(WOMENCROSSDMZ: 약칭 WCD)>이라는 기구를 꾸려 남북한과 미국에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미국 국무부는 신변 안전 문제를 제기하며 DMZ 도보 행진 자제를 권고했고 한국 정부는 답변을 미루다 행사를 열흘 정도 앞둔 5월 15일에야 행사 허용 방침을 발표했다. 그러나 WCD 측이 요구한 판문점 통과를 불허하면서 경의선 도로를 통해 차량으로 이동할 것을 요구했다. 

이처럼 한국과 미국에서 행사에 대해 부정적 보인데 반해 북한은 이 행사를 높이 평가하면서 “세계인민들과의 연대성조선위원회를 비롯한 국내의 여러 사회단체들이 평양에서 준비위원회를 결성하고 국제여성대행진을 성과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북한은 WCD 대표단이 방북하자 국제평화토론회, 북한 여성들과 모임, 북한 각지 참관 등 다양한 행사에 협조했다. 북한은 WCD 행사를 적극 지원하면서 한국, 미국과 차별성을 부각하고 한반도 평화, 통일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과시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로동신문이 WCD 기획자인 크리스틴 안 씨가 김일성 주석을 찬양한 듯한 발언을 한 것처럼 보도하면서 마찰을 빚기도 했다. 북한 주최측이 이에 대해 개별적으로 사과했다고 한다. WCD 행사 지원을 통해 국제 여론에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내려던 욕심이 과했던 듯하다. 

문경환 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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