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강맥주가 그렇게 맛있는가

대동강맥주가 그렇게 맛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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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의 저자 신은미 전 교수가 최근 국내 한 토크콘서트에서 대동강맥주를 비롯한 북한 술들을 높이 평가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10년 5.24조치 전까지도 한국에 북한 술이 반입돼 일반 국민들도 쉽게 맛볼 수 있었고 그 가운데 특히 대동강맥주는 많은 인기를 누렸다. 

대동강맥주는 평양 사동구역 송신동에 있는 대동강맥주공장에서 2002년 4월부터 생산한 북한 대표 맥주 가운데 하나다. 대동강맥주공장은 2000년에 180년 전통의 영국 어셔 양조회사의 트로브릿지 지역 양조장 설비를 인수해 건설됐다. 건조실은 독일 라우스만사에서 별도로 도입했다. 당시 양조장 설비는 컨테이너 30대 분량이었으며 인수비용은 약 2500만 마르크(현재 가치로 약 174억 원), 시설 해체·재조립 비용은 약 800만 파운드에 달했다고 한다. 



대동강맥주는 연간 7만 킬로리터가 생산되는데 월 평균 20만 병이 넘는 양이다. 흰쌀과 보리의 혼합 비율에 따라 번호를 붙인 7가지 종류가 있다. 알코올 비율은 5.5%라고 한다. 평양 시내 맥주집에서 2009년 기준으로 500cc 한 잔에 북한 돈으로 180원 정도에 판매한다고 한다. 맥주집은 오후 3시 반에 문을 여는데 미리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해외 언론의 극찬 쏟아져

대동강맥주는 여러 차례 해외 언론의 극찬을 받았다. 

2008년 3월 9일 로이터통신은 평양에서 대동강맥주를 맛본 일부 맥주전문가들이 “(국제대회에서) 수상한 적은 없지만 아주 훌륭한 맥주”라고 입을 모았으며, 서울에서 대동강 맥주를 맛본 외국인들도 “대동강 맥주가 시중에 판매되는 남한맥주보다 훨씬 우수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 “달콤하면서도 중후한 무게감이 느껴진 뒤 입 안에서 살짝 감도는 쓴맛의 여운…. 남한에서 대량 생산되는 맥주들보다 훨씬 낫다는 것이 시음해 본 외국인들의 평가”라고 전했다. 

2012년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맥주 맛은 따분하다. 북한의 대동강맥주보다도 맛이 없다”고 비교했다. 

2013년 3월 30일부터 8일간 평양에서 맥주 양조장들을 방문한 미국인 맥주애호가 조시 토머스 씨는 9월 19일 <미국의 소리> 방송 인터뷰에서 “한국의 OB맥주, 일본의 아사히맥주, 중국의 청도(칭다오)맥주 등 각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맥주 맛을 비교하면 북한의 대동강맥주 맛에 한참 못 미친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량생산은 다르지만 대량생산에 있어서는 대동강맥주 맛이 가장 좋다면서 대동강맥주는 햄버거로 치면 고급 수제 햄버거, 다른 아시아 나라 맥주들은 맥도날드 햄버거와 같다고 비교했다. 

안드레아 리 우리투어스 대표는 2014년 1월 2일 <미국의 소리> 방송 인터뷰에서 “관광객들이 낙원백화점 생맥주 양조장과 대동강맥주 양조장을 이미 다녀왔습니다. 관광객들 사이에서 아주 인기가 높은 곳들이죠. 무엇보다 맥주 맛이 일품이기 때문이고, 또 북한의 술집을 방문하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기 때문입니다. 낙원백화점 생맥주 양조장은 한 가지 생맥주를 제조하고, 대동강맥주 양조장은 8개 혹은 9개 다른 종류의 생맥주를 만듭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북한 맥주 맛이 상당히 좋아서 많이들 놀랍니다. 너무 순하지도 세지도 않은 아주 적당한 도수라고 할까요?”라고 전했다. 

영국의 <인디펜던트>도 대동강맥주 시음기를 보도했는데 어셔 양조장에서 일했던 게리 토드 씨는 “맛이 가볍기는 하지만, 색깔을 포함해 대체적으로 만족스럽다”고 평했다. 

대동강맥주 맛의 비결은 무엇일까?

에일 방식으로 만든 라거 맥주

일단 좋은 재료를 꼽을 수 있다. 대동강맥주의 주재료는 대동강 지하수, 황해도 재령 보리, 량강도 홉(호프)이다. 로이터통신은 앞서 소개한 보도에서 “오염되지 않은 물과 좋은 재료로 만든 대동강맥주가 외국인 평론가들 사이에서 호평 받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량강도 혜산시의 특산물인 호프는 유럽에 수출까지 한다. 

게다가 재료를 아끼지 않는다. 대동강맥주를 수입하던 한 업자는 2013년 4월 14일 프레시안 인터뷰에서 “일단 재료를 아끼지 않는다.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최고의 맥주를 만들라고 지시했다는 말도 있다. 실제로 대동강맥주의 원가는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그러나 20년 이상 주류업계에 있었던 경험에 비춰봤을 때 대동강맥주가 싼 재료로 만들고 비싼 값을 받는 엉터리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 수 있겠더라”고 평가했다. 

라거와 에일 방식을 융합한 발효 방식도 대동강맥주의 맛을 더한다. 2013년 9월 19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보통 라거 방식은 냉장 상태에서 오랜 기간 발효시키고 에일 방식은 높은 온도에서 짧게 발효하는데, 대동강맥주는 <스팀 비어> 제조방식을 도입해 라거를 에일 방식으로 만들어 독특한 맛이 난다고 한다. 

북한은 품질 관리에도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보인다. <로동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2008년 12월 국제규격화기구(ISO9001)의 품질 관리 체계 인증을 받았고 2010년 10월에는 북한에서 처음으로 식품 안전 관리 체계 인증을 획득”했다고 한다. 

생산 과학화도 한 몫 한다. 민족21 2010년 107호에 실린 글에 따르면 김책공대와 공장 기술자들이 맥주생산 전 과정을 자동화하여 컴퓨터로 조종한다고 한다. 또 대동강맥주공장 분석실에서는 유명 세계 맥주들을 분석하고 매월 2번씩 소비자 실태조사를 통해 일상적인 품질관리를 하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북한은 맥주 맛을 보장하기 위해 운반차량의 통행우선권을 보장하고 있다. 2013년 2월 21일 통일뉴스 보도 <운반차들이 누리는 통행우선권>에 따르면 콩우유, 닭고기 등 식품들과 함께 대동강맥주 운송차들도 통행우선권을 부여받았다고 한다. 이들 차량이 지나갈 때는 교통안전원이 다른 차량을 모두 멈춰 세운다. 북한은 개인 용무보다 대중적 목적을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2010년 5.24조치 이후 북한 제품 수입이 전면 금지되면서 한국에서는 더 이상 대동강맥주를 맛볼 수 없게 됐다. 서울에서 대동강맥주를 팔던 한 펍(Pub) 운영자는 2013년 4월 14일 프레시안 인터뷰에서 “입소문이 나서 손님들이 대동강맥주를 한창 찾던 시절에 수입이 중단돼 난감했었다. 다년간 맥주 사업을 한 경험으로 봤을 때, 대동강맥주는 내 입맛에 잘 맞았다. 한국에서 생산되는 오비나 하이트 맥주보다 맛있었다. 한번 맛을 본 손님들은 꼭 다시 대동강맥주를 찾았다. 그런 손님들은 <신기해서 먹는다>가 아니라 <맛있어서 먹는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도 대동강맥주를 구경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2010년 9월 30일 미국 미주조선평양무역회사가 재무부에게 대동강맥주 수입 승인을 받으면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2011년 4월 19일 미국 행정명령 발효로 북한 상품, 서비스, 기술의 직간접적 수입이 금지되면서 수입이 무산됐다. 

언제쯤 대동강맥주를 다시 맛볼 수 있을지 안타깝기만 하다. 

문경환 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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