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북한의 지하자원⑨ 한국에도 반입됐던 매장량 세계 4위 흑연

[기획연재]북한의 지하자원⑨ 한국에도 반입됐던 매장량 세계 4위 흑연

Print Friendly, PDF & Email


흑연은 탄소 덩어리다. 탄소가 어떻게 결합하느냐에 따라 숯이 되기도 하고 흑연이 되기도 하고 다이아몬드가 되기도 한다. 첨단 소재로 각광받는 그래핀이나 풀러렌도 탄소 덩어리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 한 겹으로 된 매우 얇은 물질인데 최초의 그래핀은 흑연에 스카치테이프를 붙였다 떼어내 만들었다. 그래핀을 말면 매우 가는 관인 나노튜브를 만들 수 있다. 풀러렌은 흑연 조각에 레이저를 쏘았을 때 남은 그을음에서 발견된 물질로 탄소 원자 60개가 축구공 모양으로 결합된 구조다. 



흑연 하면 흔히 연필심을 떠올린다. 흑연은 영어로 graphite인데 “글을 쓰다”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 graphein에서 나왔다. 흑연은 석고보다 무르며 내열성, 내열충격성, 내식성이 강하고 전기와 열 전도도 좋아 다양한 용도로 사용한다. 

흑연은 섭씨 3천 도 이상의 온도를 견딜 수 있어 로켓 케이스나 내열성 장비로 사용되며, 전기 용광로의 전극이나 전기분해 기구 재로로도 사용된다. 또 내식성이 가해 화학기구 재료로 사용된다. 결정구조가 층상을 이루고 있어 미끄럽기 때문에 윤활제, 감마제로도 사용된다. 또 원자로에서 중성자 감속재 및 반사재로 사용하기도 한다. 

흑연은 결정을 이룬 채 채굴되는 인상흑연(Crystalline Graphite)과 결정 구조가 발달하지 못한 토상흑연(Amorphous Graphite)으로 나뉜다. 이 밖에 인조흑연이나 팽창흑연도 있다. 

흑연은 브라질과 중국에 집중되어 있는데 경제성 있는 매장량을 따지면 브라질이 5800만 톤, 중국이 5500만 톤으로 전체 매장량의 88.3%를 차지한다. (단위: 만톤)


출처: 미국지질조사국(USGS), 광물자원개괄(Mineral Commodity Summaries), 2014

2012년 기준 국가별 생산량은 다음과 같다. (단위: 톤)


출처: 미국지질조사국(USGS), 광물연감(Minerals Yearbook) 2012


북한의 흑연 생산량은 미국지질조사국 통계에 잡히지만 매장량은 나오지 않는다. 북한에는 흑연이 얼마나 매장되어 있을까?

대한광업진흥공사(현 한국광물자원공사) 남북자원협력팀은 2005년 9월 <북한광물자원개발 현황>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흑연 매장량을 6백만 톤으로 추산했다. 추원서 한반도개발협력연구소 소장도 2005년 <북한 광물자원 개발을 위한 재원조달방안>이란 글에서 북한 흑연에 대해 “품질이 우수하고 매장량도 600만 톤(인상흑연 300만 톤, 토상흑연 300만 톤)으로 세계적 수준이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자원정보서비스는 북한의 흑연 매장량을 인상 FC 100% 기준 2백만 톤, 토상 FC 75% 기준 3백만 톤으로 총 5백만 톤으로 추산했다. FC는 고정탄소(Fixed Carbon)의 약자로 FC 100%는 수분, 재, 휘발성물질 등을 제거한 순수 흑연을 뜻한다. 최경수 북한자원연구소 소장과 북한지하자원넷(I-RENK)도 북한의 인상흑연 매장량을 200만 톤으로 추정했다. 

흑연 매장량을 500만~600만 톤으로 추산할 경우 북한은 세계 4위의 흑연 매장국이 된다. 2013년 기준 가격으로 토상흑연이 톤 당 500~550 달러, 인상흑연이 톤 당 1000달러 안팎이므로 북한의 흑연 가치는 대략 35억~45억 달러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의 흑연은 주로 평안남북도, 함경남북도, 자강도, 황해남도에 분포해 있어 사실상 북한 전역에서 발견되는 꼴이다. 대체로 평안북도에는 인상흑연이, 함경남도에는 토상흑연이 많다. 

주요 광산으로 황해남도 연안군 정촌리에 있는 용호흑연광산을 꼽을 수 있다. 인상흑연 광산으로 매장량은 1197만 톤, 품위는 FC 3.78~5.30%다. FC 100% 기준으로 환산하면 매장량은 54만 톤 정도다. 

이 밖에도 평안북도 삭주군 신창광산, 함경북도 김책시 업악광산, 자강도 송원군 부승광산 등 15개의 광산이 더 있다. 

북한은 흑연을 내수용으로도 사용하지만 수출에도 노력하고 있다. 북한지하자원넷(I-RENK) 자료에 따르면 2013년 기준 북한 광산물 수출의 95.5%가 중국에 집중되어 있는데 이 가운데 천연흑연은 6만7670톤 802만4천 달러를 기록, 수출액 기준 전체 광산물 수출 품목 가운데 10위권에 들어간다. 

흑연은 한국에도 충분히 매장되어 있다. 2010년 기준 가채광량이 184만 톤 가량 된다. 그러나 2011년부터 흑연을 생산하는 광산이 없어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2013년 기준 국내 수요량은 인상흑연 11966톤, 토상흑연 6319톤으로 주로 중국, 독일,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 흑연을 수입할 수 있다면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남북이 흑연 공동개발을 한 적이 있다. 2002년에 대한광업진흥공사가 북한과 광산개발합작계약을 체결하고, 2003년 10월 한국 정부가 광산분야에서 최초로 경제협력사업을 승인하면서 남북은 2004년 3월 황해남도 연안군 정촌리 정촌흑연광산 착공식을 거행했다. 북한의 삼천리총회사(현 명지총회사)와 50:50으로 합작회사 구성했으며 남한은 60억3400만 원을 현물 투자했고, 북한은 부존광물과 인력을 제공했다. 

정촌 인상흑연광산 매장량은 625만 톤, 품위는 FC 5.53%로 FC 100%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35만 톤이 된다. 굴을 파고 들어갈 필요가 없는 노천탄광으로 광석처리량은 연간 72000톤, 정광 기준 3천 톤이 가능하다. 그러나 실제로는 전력부족으로 생산은 절반 정도에 그쳤다. 

2007년 준공을 마치고 생산에 돌입, 흑연이 한국에 반입되기 시작했다. 한국이 직접 투자한 북한 광물자원이 들어오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흑연 반입은 곧바로 중단되고 말았다. 

하루빨리 남북자원협력이 재개되기를 기대해본다. 

문경환 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댓글 남기기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