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북한의 지하자원⑧ 시멘트와 합성섬유의 원료, 석회석

[기획연재]북한의 지하자원⑧ 시멘트와 합성섬유의 원료, 석회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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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든 자국의 경제발전 수준을 한 눈에 보여주는 자료로 대도시의 초고층 빌딩 숲 사진을 제시한다. 이런 건축물의 기본 재료는 바로 시멘트며, 시멘트의 원료는 석회석이다. 석회석이 풍부해야 원활한 건설을 할 수 있겠다. 

석회석, 정확히는 암석이기 때문에 석회암이라 불러야 하며 주성분은 방해석(탄산칼슘)이다. 석회암이 변성되면 대리암이 된다. 

여러 산업에 이용되는 석회석

석회석의 70% 이상은 시멘트 원료로 쓰이며 15% 정도는 제철에 쓰인다. 그 밖에 사료용, 환경오염방지용, 고무·플라스틱·도료·제지용으로도 쓰인다. 또 다른 물질과 혼합하여 도자기, 용접봉, 유리, 타일 등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석회석을 가열하면 생석회(산화칼슘)가 되며, 여기에 물을 넣으면 소석회(수산화칼슘)가 된다. 이들을 통틀어 석회라고 하는데 석회는 비료, 제지, 식품 제조·건조, 제강, 토질안정, 폐수처리, 피혁, 소독, 농약, 브라운관, 고무·플라스틱·도료, 잉크, 제약, 제당 등 다양한 산업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석회석은 특히 품위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 매우 유용하다. 낮은 품위 석회석은 시멘트 제조, 건축 재료용으로 사용되며, 중간 품위 석회석은 생석회 제조용, 제철제강용, 환경오염방지용 등에, 높은 품위 석회석은 생석회 제조용, 중질탄산칼슘용 등으로 사용된다. 

석회석은 지표의 약 14%, 퇴적암의 20~30%를 차지할 만큼 흔한 광물로 전 세계에 널리 분포한다. 게다가 대부분 흙만 걷어낸 뒤 퍼내는 식의 노천광산 형태로 생산단가도 저렴하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 국가들은 자국 내에서 석회석을 생산, 소비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가별 매장량, 생산량에 대한 통계가 별로 없다. 

한국광물자원공사가 2011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에는 115억 톤 정도의 석회석이 매장되어 있다고 한다. 수입의존율이 1%도 안 되므로 거의 자급자족한다고 할 수 있는데 2013년 기준 5백만 톤 가량을 생산했으니 사실상 석회석 부족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고 볼 수 있다. 

1천조 원 가치를 지는 북한 석회석

그렇다면 북한에는 어느 정도의 석회석이 매장되어 있을까? 대다수 자료들은 북한의 석회석 매장량을 1천억 톤으로 보고 있다. 잠재가치는 1천조 원부터 3천조 원까지 다양하게 추산을 하는데 대부분 자급자족을 하며 수출입을 하지 않기 때문에 잠재가치가 큰 의미는 없다고 하겠다. 

북한에는 성산, 마동, 청룡, 승호, 무수, 중도, 부래산, 구장, 천내리 등의 광산에서 석회석을 캐는데 주광종은 다른 광물이고 석회석은 부광종인 경우가 많다. 

한편 추원서 한국산업은행 동북아연구센터장은 2005년 발표한 <북한 광물자원 개발을 위한 재원조달방안>이란 글에서 “석회석은 북한 전역에 걸쳐 광범위하게 매장되어 있으며 그 질도 우수한 편”이라고 하였다. 

북한의 석회석 생산량은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2011년 한국시멘트협회가 발표한 <북한 시멘트 산업 현황>에 따르면 2009년 기준 북한의 시멘트 생산능력은 1202만 톤, 생산량은 613만 톤으로 시멘트 공장 가동률이 높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설비 노후화 문제, 전력부족, 석탄부족 등이 원인인데 전력문제가 계속 개선되고 있으며 석탄생산량도 늘고 있어 공장 가동률이 점차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대표적 시멘트공장은 순천시멘트연합기업소, 상원시멘트연합기업소 등이다. 평안남도 순천시에 있는 순천시멘트연합기업소는 SP(서스펜션 프리히터) 방식 소성로 3기, 생산능력 300만 톤을 자랑하는 북한 최대의 시멘트공장이다. 생산공정을 컴퓨터로 자동화하였으며 북한에 풍부한 무연탄을 이용한 소성법을 완성하여 <연료의 주체화>를 실현했다고 한다. 1979년 불가리아에서 진행된 국제상품전람회에 출품한 시멘트가 금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평양시 상원군에 있는 상원시멘트연합기업소는 NSP(뉴 서스펜션 프리히터) 방식 소성로 2기, 생산능력 200만 톤의 시멘트공장이다. 2007년 세계 최고 시멘트업체인 프랑스 라파즈(Lafarge)사는 자회사로 인수한 오라스콤를 통해 상원시멘트공장에 1억 1500만 달러를 투자하면서 현대화에 박차를 가했다. 2009년 8월 11일자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상원시멘트에서 생산한 시멘트가 평양 10만호 살림집 건설 등 대규모 건설 사업에 사용되고 있으며 여기에 참여한 한국 관계자들은 상원시멘트 제품이 한국제품과 비교해 손색이 없다고 전했다고 한다. 

석회석을 이용한 북한 특유의 섬유·화학공업

북한은 독특한 석회석 활용법을 가지고 있는데 바로 비날론 공업이다. 비날론은 세계 최초의 합성섬유인 나일론을 발명한 이듬해인 1939년 일본에 유학 중이던 리승기 박사가 개발한 합성섬유다. 나일론과 달리 석유가 아닌 석회석과 무연탄을 주원료로 하며 물을 잘 흡수해 면과 가장 비슷한 합성섬유가 바로 비날론이다. 리승기 박사는 비날론이 일본 군수산업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상업화 단계까지 연구를 진척시키지 않다가 해방 후 북한으로 건너가 1961년 최초의 비날론 생산 공장을 만들었다. 북한은 조선인이 발명한데다 북한에 풍부한 자원을 이용하는 비날론을 <주체섬유>로 부르며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비날론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석회석을 가열해 생석회를 만들어야 한다. 생석회와 석탄을 반응시키면 카바이드가 나오는데 이를 물에 넣으면 아세틸렌 가스가 나오며 이 가스를 다시 물과 반응시키면 비닐알콜이 나온다. 비닐알콜을 고분자 형태로 중합반응 시켜서 최종 완성되는 게 바로 비날론이다. 이런 복잡한 과정 속에서 다양한 화학물질들이 부산물로 나오는데 이 때문에 비날론 공업은 북한에서 단순한 섬유공업이 아니라 화학공업의 중추라고 할 수 있다. 

북한에 대표적인 비날론 공장은 순천비날론연합기업소다. 1400만㎡ 부지에 자리 잡은 순천비날론연합기업소에는 비날론공장(10만 톤), 카바이드·비료·단백질사료·염화비닐·가성소다·탄산소다 공장 등이 있다. 건설에만 100억 달러의 거액을 투자했으나 1989년 완공된 후 원료, 연료 문제로 정상가동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다 2002년 전기를 적게 쓰는 산소-전기열법 기술을 새로 고안해 개조에 들어가 정상화 가능성이 열렸다. 

2.8비날론연합기업소는 함경남도 함흥시에 있으며 1961년 준공, 계속해서 설비를 늘려 현재 총 배관길이 8만km의 대규모 화학공단이 되었다. 비날론은 물론 카바이드, 아세틸렌, 합성·중합·방사·섬유·수직방사, 모비론 등 다양한 공장이 있으며 석탄과 석회석을 공급하는 광산까지 포함되어 있다. 

최국진 (주)코리아 비날론 사장은 2001년 민족21 인터뷰에서 “북의 기술 수준은 일본과 함께 세계 최고”라면서 “북에서 보낸 비날론 샘플을 검사해 봤는데 불순물이 나오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또한 북한에 매장된 석회석과 무연탄을 사용해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다고 밝혔다. 

북한은 최근 경제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건축 사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또 북한을 방문한 사람들은 북한 주민들의 옷차림이 날로 세련되고 있다고 전한다. 이런 현실의 바탕에는 시멘트는 물론 합성섬유 원료로도 사용되는 석회석의 풍부한 매장량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경환 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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