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

재미교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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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갈 수 있다고?

대통령이나 장관쯤 되는 이름 좀 나있는 사람이 아닌 평범한 사람도 국적만 달리하면 자유롭게 북을 드나들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고는 상당히 놀랐던 기억이 난다.

페이스북에서 <재미교포 아줌마 또 북한에 가다>라는 오마이뉴스 연재기사와 함께 현재 북한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유되어 있는 것을 보고 호기심에 클릭 해보았다가 앉은 자리에서 그 당시 연재분까지 단숨에 읽어 나갔던 것이 이 책을 접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미 <재미교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 라는 연재기사가 책으로 출간 되어 있었고 ‘또’ 북한에 가다를 읽다보니 앞의 내용이 궁금해지고 어쩌다 북한에 가게 됐는지 알고 싶어서 바로 책을 구해 보게 되었다.

저는 오래전부터 음악을 공부하고,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오로지 음악에 관한 지식만을 가르쳐왔습니다. 지금은 평범한 주부이자 아이들의 엄마로 살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여행을 좋아하는 남편과 함께 북한에 가게 됐습니다. 호기심으로 떠난 여행이었지만, 저는 처음으로 우리 민족의 비극적 운명과 민족애를 느꼈습니다. 동시에 통일에 대한 염원이 생기게 됐습니다. 2011년 10월 이후 지난 4월에 열흘 동안, 그리고 5월에는 3주 동안 나진·선봉을 비롯한 북한 전역을 여행했습니다. 

– 저자 글

이 책의 저자이신 신은미 선생님은 참 솔직하고 그러면서 마음이 따뜻했다. 그리고 정의로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북에 대해서 가지고 있던 편견이나 안 좋은 시선들을 직접 가서 보고 느끼고 소통하며 깨어 나가면서 그전의 자신의 무지와 편협함을 솔직히 고백하며 부끄러워하는 동시에 대한민국사회의 불합리하고 비상식적인 언론과 교육에 대해 개탄하기도 했다.

내가 자라던 시절의 반공 교육에 의하면, 북한 사람들은 사람 모습을 하고 있는 ‘도깨비 악당’들이었다. 그들은 슬픔도 기쁨도 사랑도 연민도 인정도 웃음도 모르는, 그저 빨간 깃발 아래 총부리 겨누며 행진하는 무서운 로봇들이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외치는 어린 소년을 무참히 죽일 것만 같았던 ‘짐승’같은 존재였다. (중략) 때문에 미술시간에 북한 사람들을 그릴 때면 나도 그들의 얼굴을 도깨비같이 그렸으며, 얼굴에는 어김없이 빨간 색깔을 덧칠했다.

예전 한국에서 받은 반공 교육에 많은 영향을 받은 세대인 내 친구들. 그들은 북한에 대해 갖고 있는 선입견이 있었다. 때문에 눈앞에 펼쳐지는 우리 부부의 여행 사진을 접하는 그들이 놀라는 것은 당연했다.

오래 전 여성들로 구성된 북한 응원단이 한국에 왔을 때 한국 기자가 한 응원단원에게 다가가서 인터뷰하는 장면을 텔레비전을 통해 본 적이 있다. 당시 기자가 “북한에서도 연예를 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 응원단원은 기자의 얼굴을 힐끗 쳐다보더니 대꾸도 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버렸다. 당시 나도 호기심을 품고 북한 여성의 대답을 기다리다 실망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지금 나는 그 여성 응원단원이 왜 그 기자를 단박에 외면했는지 백번 이해하고도 남는다.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니 이해할 수는 있지만, 당시 기자는 비합리적인 반공 교육이 초래하는 부작용이나 역효과 또한 고려해야 하지 않았을까.  

-저자 글

저자는 아주 보수적인 한국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나 뼛속까지 반공이 스며들도록 어렸을 적부터 세뇌교육을 받아왔지만 수십 년의 세월이 무상하게도 북을 방문한지 며칠 만에 그런 것들은 산산이 부서졌을 뿐 아니라 북녘땅 수양딸, 수양조카들까지 생겼다.

이 책은 다른 이유를 다 제쳐놓고 우선 재미있다. 쉽다. 젠체하고 문자써가며 어지러운 숫자놀음을 하지 않는다.

또 개인적으로는 글 내용도 재밌었지만 무엇보다 사진이 많아서 더 좋았다. (게다가 오마이뉴스에 홈페이지에 게시한 글에서는 동영상도 볼 수 있다!)

너무나 세련된 복장과 행복해 보이는 표정들, 천진한 아이들, 어디 내놔도 손색없을 현대식 건물들, TV와 신문에서 보여주던 북한의 모습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사진들이었다. 그 사진들 속에는 7~80년대 굶어 죽어가던 뼈만 앙상한 불쌍한 인민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동포가 생생하게 살아 있다. 너무나 건강한 웃음을 띠고, 정이 담뿍 담긴 말을 하며, 재미교포인 신은미 부부와 헤어질 때는 아쉬워 눈물 머금은 포옹을 하는 우리 겨레가 살아 숨 쉬고 있었다.

그렇다 이것이 우리의 정서고, 우리의 얼이다.

이것은 경제지표가 어떻니 통일을 하면 대박이 나니 어쩌니 하는 이해득실을 따지는 머리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본능이다. 그저 만나면 눈물 나고 얼싸 안고 싶고 이야기 나눠보고픈 것이 우리의 지극히 당연한 정서이다.

여행 중 만난 따듯한 북한 동포들에 대한 기억은 아직도 제 가슴을 뭉클하게 합니다. 스치고 지나가는 사이에 비친 그들의 가난은 지금도 제 가슴을 아리게 합니다. 북한에 다녀온 후 사람들이 제게 ‘북한은 어떤 나라냐’고 물으면 저는 이렇게 대답하곤 합니다. ‘아름다운 사람들이 살고 있는 가난한 나라’라고.

‘내 생애 가장 아름답고도 슬픈 여행’을 통해 뜨게 된 마음의 눈으로 내내 글을 써내려 갔습니다. 슬픔의 눈으로 대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됐을 때, 마음에서 진정한 사랑이 배어 나오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사랑으로 사람과 사물을 들여다보니, 그 어떤 것도 굴절되지 않고 어그러짐 없이 있는 그대로 보였습니다. 

-저자 말

나도 북녘땅 동포들과 함께 탈피(마른명태)를 씹으며 대동강 맥주를 마시면서 밤을 지새도 보고 싶고, 중국땅이 아닌 우리 땅을 통해 올라 백두산 천지도 보고 싶고, 학생이니만큼 김일성종합대학이나 인민대학습당도 가보고 싶다.

체제가, 사상이, 경제가 달라도 너무 다르다며 통일에 대해 손사래 치는 대한민국의 적지 않은 사람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에게도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통일을 원하며 우리 동포들을 만나고 싶어 하게 될 첫 계기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어느 틈엔 나처럼 저자를 너무나 부러워하고 있게 될 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미 통일된 조국에 살고 있다.”

이 책의 내용 중 한 구절이다.

가족이 서로 만나려는 당연한 권리를 제도와 법으로 가로막는 것은 코미디며 세계의 조롱거리이며 비상식이다. 

이미 많은 해외동포들은 통일된 조국에 살고 있지 않은가.

이제는 다시 만나야 한다!

전현경 부울경 청춘의 지성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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