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북한의 지하자원⑦ 베일에 싸인 우라늄 매장량

[기획연재]북한의 지하자원⑦ 베일에 싸인 우라늄 매장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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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라늄은 항상 논란의 대상이 되는 자원이다. 핵무기의 원료라는 점은 말할 것도 없고, 방사능 노출 사고, 핵폐기물 문제 등 환경문제로 늘 주목을 받는 물질이 우라늄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화석연료와 수력발전 등 기존 에너지를 대체하고 있는 유일한 수단은 우라늄이다. 세계 전력 생산량 비중을 살펴보면 2009년 기준 화석연료가 67%, 수력발전 16.2%, 핵발전이 13.3%, 신재생에너지 3.3%다. 특히 한국의 경우 2012년 기준 핵발전 비중이 34%나 된다. 

우라늄은 핵무기와 핵발전 용도로만 사용되는 건 아니다. 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고 남은 열화우라늄은 전차의 장갑판이나 열화우라늄탄에 사용되며, 방사선 차폐제로 사용된다. 우라늄 화합물들은 사진 토너, 염색에 사용된다. 우라늄에서 나오는 방사선은 암치료나 추적자 등 의학 분야에 사용되며 농작물 품종개량, 식품보존에도 사용한다. 

소수 국가에 집중된 우라늄 자원

우라늄은 악티늄족 원소로 1789년 독일 화학자 M.H. 크라푸로트가 처음 발견했다. 원자번호 92로 자연에 존재하는 원소 가운데 가장 크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넵투늄(원자번호 93)과 플루토늄(원자번호 94)도 극미량이기는 하지만 자연에 존재한다. 우라늄은 은, 수은, 주석 보다 풍부한 원소로 100종 이상의 광물에 들어 있으며 바닷물에도 널리 퍼져 있다. 그러나 경제성 있는 광물은 역청우라늄광(피치블렌드: 이산화우라늄 UO₂ 함유)과 섬우라늄광(이산화우라늄과 팔산화삼우라늄 U₃O₈ 함유) 등 몇 개 되지 않는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화강암에도 우라늄이 있지만 추출비용이 너무 커 개발하지 않는다. 

천연우라늄은 질량수 234, 235, 238 등 3종이 있으며 이 가운데 238이 99.3%를 차지해 가장 많다. 원자번호는 양성자의 개수, 질량수는 양성자와 중성자의 개수라고 보면 된다. 양성자와 중성자 비율이 적절하지 않으면 그 원자는 불안정해서 결국 방사성붕괴를 일으키며 다른 종류의 원자로 바뀐다. 

우라늄 가운데 방사성붕괴를 일으키는 것은 우라늄-235다. 따라서 우라늄을 이용하려면 농축해서 우라늄-235의 비율을 높여야 한다. 중수로 발전용으로는 0.9~2%로 약농축, 경수로 발전용으로는 3~5%로 저농축, 고속 중성자로용으로는 50% 이상, 무기용으로는 85% 이상의 고농축 우라늄이 사용된다. 

경제개발기구(OECD) 산하 핵에너지기구(NEA)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2012년 공동 작성한 보고서 <우라늄 2011: 자원, 생산 그리고 필요량>(Uranium 2011: Resources, Production and Demand)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상위 10개국의 우라늄 확인매장량은 다음과 같다. 

(채굴비용 260 달러/kg 미만, 금속 우라늄 기준)

순위 

국가 

매장량(만 톤) 

점유율(%) 

호주 

 173.88

 24.50

 2

 카자흐스탄

 81.97

 11.55

 3

 러시아

 65.03

 9.16

 4

 캐나다

 61.44

 8.66

 5

 나미비아

 51.81

 7.30

 6

 미국

 47.21

 6.65

 7

 니제르

 44.55

 6.28

 8

 남아공

 37.21

 5.24

 9

 브라질

 27.67

 3.90

 10

 우크라이나

 22.46

 3.16

 

 세계 총계

 709.66

 

우라늄 확인매장량은 해가 갈수록 늘어나는데 이는 계속된 자원 탐사 때문이다. 

세계금속통계사무국(WBMS)이 2013년 발행한 세계금속통계연감(World Metal Statistics Yearbook)에 따르면 상위 10개국의 2012년 우라늄 생산량은 다음과 같다. 

(금속 우라늄 기준)

 순위

 국가

 생산량(톤)

 1

 카자흐스탄

 20900

 2

 캐나다

 9661

 3

 호주

 6968

 4

 니제르

 4520

 5

 나미비아

 4244

 6

 우즈베키스탄

 3300

 7

 러시아

 3000

 8

 중국

 1600

 9

 미국

 1596

 10

 말라위

 1101

 

 세계 총계

 59216

상위 3개국의 생산량이 3만7529톤으로 전체의 63%를 차지하고 10개국의 생산량이 5만6890톤으로 전체의 96%를 차지한다. 즉 소수 국가들이 우라늄을 독점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셈이다. 

북한은 세계 최대 우라늄 매장국가?

그렇다면 북한에는 얼마나 많은 우라늄이 매장돼 있을까?

2007년 10월 국정감사에서 김기현 한나라당 의원이 북한에 2600만 톤의 우라늄이 매장돼 있다는 언급을 했고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이 이를 확인한 적이 있다. 그 전인 2004년 5월 23일에는 <뉴욕타임즈>가 미국과학자연맹(FAS) 자료를 인용해 북한에 고품질 우라늄 400만 톤이 매장돼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아직도 북한에 전세계 매장량보다 많은, 최대 5배의 우라늄이 매장돼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사실일까?

위의 정보들은 사실 1980년 6월 북한 조선중앙TV <과학자 연단>에서 보도한 것으로 내용은 우라늄 광석 총매장량 2600만 톤, 경제성 있는 매장량(가채매장량) 400만 톤, 품위는 U₃O₈으로 0.3~0.5%라는 것이다. 

품위가 0.3~0.5%면 매우 낮아 보이지만 사실은 높은 편이다. 전 세계 우라늄 광석의 3분의 2는 품위가 0.1% 이하며, 90%는 1% 이하다. 일반적으로 품위 0.1% 이하는 경제성이 없어 생산하지 않는다. 가장 품위가 높은 광산은 캐나다에 있으며 20% 이상이나 되지만 일반적인 우라늄 광산의 품위는 대부분 0.1~0.2%에 불과하다. (<북한 우라늄 채굴 가능량 400만t>, 최경수 북한자원연구소 소장, <통일한국> 2011년 1월호)

문제는 위 내용이 34년 전에 나왔으며 다른 근거나 자세한 설명도 없다는 점이다. 만약 금속 우라늄(품위 100%) 기준으로 발표한 것이라면 세계 최대 매장량이 맞지만 우라늄 광석을 기준으로 발표한 것이라면 전혀 다른 얘기가 된다. 품위를 평균 0.4%라고 하고 U₃O₈ 가운데 우라늄 비율인 84.8%를 감안하면 북한의 우라늄 총매장량은 금속 우라늄 기준으로 8만8192톤, 가채매장량은 1만3568톤이다. 이는 전 세계 확인매장량의 약 0.2%에 해당한다. 

최경수 북한자원연구소 소장은 NK투데이와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에 가채매장량 400만 톤이 금속 우라늄 기준인지 우라늄 광석 기준인지는 알 수 없다고 하였다. 

그러나 가채매장량을 1만3568톤으로 본다고 해도 결코 적은 양이 아니며 품위가 일반적인 해외 우라늄 광산보다 높아 경제성이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이 2013년 3월 31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 병진노선>을 채택한 배경에는 이런 양질의 우라늄 광산에 대한 자신감도 있을 것이다. 

물론 지난 34년 동안 자원 탐사를 통해 더 많은 우라늄을 발견했을 수 있지만 확인된 정보는 없다. 34년 동안 북한이 우라늄 매장량에 대해 아무런 자료도 공개 하지 않은 이유는 우라늄 자체가 군사적으로 민감한 물질인데다가 90년대 초부터 북한과 미국 사이에 핵문제로 대립하고 있던 외교적 상황도 일조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 2014년 자료에 따르면 국제 시장에서 U₃O₈ 가격은 2011년 1월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하다가 하락해 2014년 1월 기준 1파운드에 35.4달러라고 한다. 2011년 3월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태가 가격 하락의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금속 우라늄으로 환산해보면 1kg 당 66.2달러가 된다. 북한의 우라늄 가채매장량을 금속 우라늄 기준으로 따지면 약 2억6500만 달러, 우라늄 광석 기준으로 따지면 89만8천 달러의 가치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우라늄 시세가 지속 하락할지는 미지수다. 후쿠시마 사태 이전에 지속적으로 가격이 상승한 이유는 화석연료의 가격이 상승하고 지구 온난화 문제가 제기되면서 핵에너지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 기술 개발은 아직 더딘 상황이다. 신재생에너지 기술 개발이 빠르게 이뤄지지 못하면 핵에너지 의존도는 다시 커지고 우라늄 시세도 다시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핵제재가 풀리면 직수입도 가능

북한의 우라늄 광산은 황해북도 평산군 평산광산, 금천군 금천광산과 평안북도 박천군 박천광산, 평안남도 순천군 순천광산, 함경북도 라선시 라선광산 등 5개다. 이 가운데 평산광산과 순천광산은 1992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신고한 핵관련 시설이다. 

또 황해북도 평산군과 박천군에 우라늄 정련공장이 있는데 박천 정련공장은 소규모 공장으로 1990년대 초반 폐쇄됐다고 한다. 현재는 대규모 처리능력을 갖춘 평산 정련공장에서 우라늄 광석을 우라늄 정광(yellow cake)으로 정련해 영변 핵발전소에서 사용한다고 한다. 

2001년 신성택 박사(당시 국방연구원 재직)는 <북한 핵개발의 현황과 아국의 대응방향>이란 논문에서 “황해도 평산 광산의 경우 22개 생산단위공장, 4개의 선광시설, 600m의 광석운반 컨베이어로 원광을 인접 평화리 정련공장으로 보내 1일 300kg을 처리하고 있다”며 “북한은 각지 우라늄 광산에서 채광된 우라늄을 현지에서 정련 및 제련, 핵연료 제조 중간제품인 정광(yellow cake)을 만들고 있으며, 이 정광제품은 평북 구성시와 영변에 소재한 우라늄 가공공장에서 최종 가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의 <광물자원 매장량 현황 2011>에 따르면 충청도 일대에서 2565만 톤 가량의 우라늄 광석 매장이 확인됐지만 평균 품위가 0.035%로 경제성이 없어(금속 우라늄으로 7614톤) 생산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우라늄 전량을 수입하고 있으며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2년 우라늄 수입량은 748톤으로 6억9517만 달러가 소요됐다. 

만약 북한의 고품질 우라늄을 저렴한 가격에 수입할 수 있다면 많은 외화를 아낄 수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남북관계 개선뿐 아니라 북한 핵개발에 대한 제재가 풀려 우라늄을 자유롭게 생산, 가공, 수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문경환 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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