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추월한 북한 식량 생산량

한국을 추월한 북한 식량 생산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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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협동농장들이 5월 중순 들어 일제히 모내기를 시작했다. 90년대 후반 심각한 식량난을 겪은 이후 북한의 농업은 항상 관심의 대상이었다. 예상 외로 북한의 식량 작물 생산량은 2012년부터 한국을 추월했다. 다만 곡물 수입이 충분하지 않은 문제가 존재한다. 실제 각종 자료를 통해 올해 북한의 식량, 그 가운데 곡물과 콩, 감자의 생산량을 전망해보자. 

북한의 식량 생산량

북한의 국토면적은 12만2543㎢로 약 1230만ha(헥타르)다. 이 가운데 농지는 대략 200만ha로 추정된다. 산림이 대부분인 북한의 지리여건 상 농지는 그리 많지 않다. 북한 농지를 연도별, 작물별로 나눠보면 다음 표와 같다. 

출처: FAO/WFP, 단위: 만ha

 작물

 2009/2010

 2010/2011

 2011/2012

 2012/2013

 2013/2014

 

 56.9

 57.0

 57.1

 58.3

 54.7

 옥수수

 50.3

 50.3

 50.3

 53.1

 52.7

 밀·보리

 10.4

 10.4

 9.5

 7.0

 7.0

 기타 곡물

 1.3

 1.3

 2.9

 2.9

 2.6

 감자(봄·가을 합계)

 18.3

 18.1

 13.7

 13.4

 14.4

 

 6.8

 9.0

 13.1

 11.5

 11.6

 총합

 144

 146.1

 146.6

 146.2

 143.0

※ 2013/2014로 표현된 것은 이모작을 통한 2013년 가을 수확+2014년 봄 수확을 의미한다. 

여기에 경사지가 55만ha, 텃밭이 2만5천ha 정도로 추정되기 때문에 전체를 더하면 대략 200만ha가 된다. 경사지는 보통 옥수수를 심지만 단위면적 당 생산량이 많지 않고, 텃밭은 주로 채소를 키운다. 최근 농지가 줄어든 것은 공업용이나 도로포장용 등 다른 용도로 전용된 농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작물 별 생산량은 얼마나 될까? 북한의 식량 생산량을 가장 구체적으로 소개하는 곳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다. 두 기관은 북한을 방문해 다수의 농장을 실사하고 북한 농업성의 자료와 종합해 매년 <북한의 작황 및 식량안보평가 특별보고서>(Special Report: Crop and Food Security Assessment Mission to the DPRK)를 발행한다. 이 보고서를 토대로 연도별, 작물별 생산량을 정리하면 다음 표와 같다. 

출처: FAO/WFP, 단위: 만 톤

 작물

 2009/2010

 2010/2011

 2011/2012

 2012/2013

 2013/2014

 

 233.6  242.6  247.7  268.1  290.1

 옥수수

 170.5  168.3  185.7  204.0  200.2

 밀·보리

 20.3  24.0  7.1  10.3  10.5

 기타 곡물

 2.2  1.9  4.9  5.9  6.6

 감자(봄·가을 합계)

 52.9  58.5  27.4  38.0  45.1

 

 14.9  15.4  24.5  16.8  16.3

 총합

 494.5  510.8  497.4  543.0 568.9
 텃밭·경사지 포함  517.0  533.3  526.9  572.5  598.4

2011/2012년도에 약간 줄어든 것을 제외하면 대체로 식량 생산량이 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벼는 꾸준히 늘고 있는데 2013년에는 경지면적이 줄었음에도 늘어난 것은 단위면적 당 생산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위 표에 나오는 벼는 도정 전 생산량이다. 도정 후에는 보통 66%정도가 쌀이 될 것으로 추정하는데 이는 FAO가 동남아 국가들에 적용하는 도정률이다. 또한 감자와 콩은 곡물이 아니기 때문에 곡물로 환산해야 한다. 감자는 칼로리 함량을 고려해 25% 전환율을 적용하고, 콩은 120% 전환율을 적용해 곡물로 환산할 수 있다. 이렇게 전환한 2013/2014년도 생산량(경사지와 텃밭 포함)은 다음 표와 같다. 참고로 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도 한국 작물 생산량(벼는 도정 후. 감자 25%로 환산)과 비교해보자. 

단위: 만 톤

 작물

 북한

 한국

 

 191.5  423.0

 옥수수

 224.7  0.0

 밀·보리

 10.5  6.0

 기타 곡물

 6.6  0.0

 감자(봄·가을 합계)

 50.1  3.4

 

 19.6  0.0

 총합

 503.0 432.4

물론 FAO/WFP 보고서를 전적으로 신뢰하기는 힘들다. 전수조사가 아니라 일부 농장을 표본으로 선택하고 다시 농장 내 1평 표본면적에서 작물을 채취해 단위면적 당 생산량을 파악한 다음 전체 면적을 곱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 2013년 보고서에 따르면 4개 조사팀이 9일 동안 27개 군 51개 협동농장을 방문해 조사했다고 한다. 북한에 200여 개 군과 3000여 개 협동농장이 있는 것을 감안하면 2%도 안 되는 농장만 조사한 셈이다. 

현실적인 오차 외에도 정치·경제적 의도에서 생산량을 낮춰 추정했을 가능성도 있다. 외교적 이유로 북한을 만성적 식량 부족국 이미지에 가둬둘 필요도 있고, 또 북한의 식량 생산량을 낮춰 추정해야 기금 모금에 유리한 점도 있다. 

예를 들어 감자의 경우 단위면적 당 생산량을 3~4톤/ha로 계산하는데 비현실적으로 낮게 책정된 수치다. FAO는 생산연감(Production Yearbook)에서 1997년 북한의 단위면적 당 감자 생산량을 11톤/ha로 제시한 적이 있다. 2008년 북한을 방문한 권태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사는 북한 농업성 관계자에게 단위면적 당 감자 생산량이 기존의 8톤/ha에서 15~16톤/ha로 늘어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감자 생산량은 200만 톤이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애초에 FAO/WFP는 북한에서 주요 식량으로 사용하는 감자를 통계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가 현실과 맞지 않다는 비판을 받자 2010년부터 감자도 통계에 포함시키기 시작했다. 

북한의 식량 필요량

신뢰도는 떨어지지만 일단 FAO/WFP 통계치인 503만 톤을 기준으로 삼고 북한이 필요한 식량이 얼마인지 살펴보자. 

북한 인구는 유엔 통계로 2012년 12월 기준 약 2460만 명이며 연평균 인구성장률이 0.5%이므로 2013년 12월 인구는 약 2480만 명으로 추정할 수 있다. 

북한 정부는 1인당 연간 곡물 소비량 목표치를 213kg(도정 전)으로 정했는데 도정 후로 환산하면 176kg이 된다. 참고로 FAO는 2013/2014년도 세계 1인당 연간 곡물 소비량을 151.7kg으로 전망했다. 또 2014년 1월 28일 중국 국무원은 중국인 식생활 지침에서 1인당 연간 곡물 소비량을 135kg으로 제시했다. 한국의 1인당 연간 곡물 소비량은 2011년 기준 126.7kg이다. 북한 정부의 목표치에 따르면 2014년 북한 주민에게 필요한 곡물은 약 436만5천 톤이다. 

여기에 사료용, 종자용 곡물이 필요하고 수확 후 손실도 감안해야 한다. FAO/WFP는 사료용 옥수수와 감자를 12만 톤, 종자용 곡물을 20만9천 톤, 수확 후 손실분을 72만6천 톤으로 계산했다. 

전체를 종합하면 542만 톤이 필요하다. 전체 생산량의 7.8%에 해당하는 39만 톤이 부족한 셈이다. 식량자급률을 계산하면 92.8%가 나온다. 참고로 FAO/WFP는 1인당 연간 곡물 소비량을 174kg으로 보고 계산하여 34만 톤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경우 식량자급률은 93.7%다. 이 정도의 식량 자급률(사료용 곡물 포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높으며 34개 회원국 가운데 14위에 해당한다. 

FAO/WFP가 계산한 곡물 부족분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다음 표와 같다. 

단위: 만 톤

 연도

 2010/2011

 2011/2012

 2012/2013

 2013/2014

 부족분

 86.7

 73.9

 50.7

 34.0

부족분 감소 추세를 보면 1~2년 후에는 완전 자급자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식량 생산은 기후 변화에 민감해 섣불리 단정하기는 어렵다. 

한편 부족한 부분은 수입으로 보충해야 하는데 북한 농업성은 2014 회계연도 중 30만 톤의 식량을 수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머지는 국제기구나 다른 나라의 식량 지원으로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3월 28일자 <미국의 소리> 방송은 고누마 히로유키 FAO 아시아태평양지역 대표의 기자회견 내용을 인용해 지난해 북한의 곡물 수확량이 늘어 올해 북한의 곡물 수입량이 5년 전의 절반 이하로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고누마 대표는 또 여건만 갖춰진다면 북한이 곡물을 자급자족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아직도 20여 년 전처럼 식량난에 허덕인다고 보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북한은 경지면적이 좁고 기후도 농사에 적합하지 않다. 그럼에도 필요한 식량의 90% 이상을 자급자족하고 있으며 갈수록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통계청 식량작물 생산량 통계에 따르면 2012년부터 북한의 생산량이 한국을 추월했다. 이런 현실에서 남북 농업 협력을 통해 전체 식량 안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겠다. 

문경환 기자 NKtoday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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