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통일 이야기

행복한 통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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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수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저자)

2011년 12월 19일 정오에 북한이 중대 발표를 한다는 뉴스를 보고 당시 나는 <6자회담>에 관한 입장을 표명하는 것인가 지레짐작했다. 그런데 전혀 생각지도 못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서거 뉴스가 나왔다. 뉴스가 주는 충격 때문인지 주식시장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어떤 사람들은 전쟁 나는 것 아니냐며 불안에 떤다. 뉴스 댓글에 잘 죽었다며 지면에 옮기기 힘든 욕을 해대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북한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욕을 하더라도 좀 알고 해야 할 것 아닌가.

월간 <말>과 통일전문지 <민족21>에서 14년간 남북관계 전문기자로 20여 차례 북한을 방문한 안영민은 자신의 저서 <행복한 통일이야기>에서 남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왜곡된 북한에 대한 인식에 쐐기를 박는다.

많은 사람들이 북한이 식량위기 시절에 수백만의 아사자가 생겼다고 알고 있다. 보수언론들이 일제히 그렇게 얘기해서 사람들이 그리 알고 있는 것이다. 보수언론들은 수백만이 아사를 해서 북한의 인구가 1800만 아래로 줄었을 것이라고까지 예측해왔다. 그런데 <행복한 통일이야기>에서는 2009년에 유엔인구활동기금(UNFDA)에서 북한의 총인구를 발표한 사례를 들어 이를 정면으로 반박한다.

2008년 10월 1일~15일 조사요원 3만 5200명을 동원해 총 588만 7767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북한의 총인구는 2405만 1218명으로 집계됐다고 한다. 1993년 인구센서스 이후 15년 만에 실시된 이 조사는 군 시설 거주자 70만 2373명까지 포함해 집집마다 방문한 전수조사였다. 1993년 당시 북한이 발표했던 인구는 2121만 명이었다. 15년 새 300만 명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2009년 유엔인구조사에는 유엔인구활동기금의 요청에 따라 남북협력기금에서 400만 달러가 지원됐다. 또 남한의 통계청에서 센서스 방식과 기법을 제공했다. 이처럼 적지 않은 비용과 과학적인 조사방식을 동원해 유엔에서 진행한 조사를 두고 믿을 수 없는 통계자료라고 우길 수는 없을 것이다. 보수언론에서는 이 조사결과를 짤막하게 소개하는 데에 그쳤다. 물론 북한이 1990년대 소위 <고난의 행군> 시절에 무척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수백만이 굶어죽었다는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남한의 국민들은 여전히 그대로 믿고 있다.

북한이 사회주의 국가라는 것을 빤히 알면서도 북한이 무상의료 무상교육 등의 복지정책을 전면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는 것은 모르는 사람도 대부분이다. <행복한 통일이야기>에는 그런 남한 사람들의 왜곡된 인식을 다음과 같이 재치 있게 건드린다.

방북취재 때마다 나는 북의 무상정책을 실생활에서 자주 접하곤 했다. 북의 소학교, 중학교 학생들의 과외교육기관인 만경대학생 소년궁전에서 만난 교사들은 “교육비는 얼마나 드냐?” 라고 묻는 남측 방문객들의 질문을 처음에는 잘 이해하지 못했다. 나중에서야 질문의 내용을 이해하고는 “아니, 아이들을 교육시키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의무인데 어떻게 돈을 받을 수 있습니까?” “아이들은 나라의 왕입니다. 왕한테 돈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까?” 하며 되묻곤 했다. (중략) 또 한 번은 남북노동자통일대회를 취재했을 때였다. 만찬 때 한 테이블에 앉게 된 남북의 노동자들이 서로 권커니 받거니 하면서 술이 몇 순배 돌았다. 그러다 서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대화 도중 주택 문제가 화제에 올랐다.


“북에서는 나라에서 노동자들에게 집을 공짜로 나눠준다는데 사실입니까?”


“나라에서 주택을 배정해주기는 하지만 공짜는 아닙니다. 사용료를 내야 합니다.”


“사용료요?”


“예.”


“그게 얼마나 되는데요?”


“방이 몇 칸짜리냐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월급의 2~3% 정도를 내고 있습니다.”

물론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생긴 열악한 교육환경과 인프라, 부족한 의약품과 낙후된 의료장비 문제를 지적하는 경우도 있다. 주택문제에서도 신규주택 공급이 어려워져 지방에서는 신혼부부도 몇 년씩 기다려야 차례가 돌아올 정도라고 한다. 그럼에도 북은 인민들의 의식주 생활은 국가가 보장해야 한다는 것, 좀 더 구체적으로 교육, 의료, 주거, 식량문제는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사회주의의 원칙>으로 생각한다.

저자 안영민은 2001년 5월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노동자대회 취재 때 김일성종합대학 철학과를 졸업했다는 안내선생에게 다음과 같은 도발적인 질문을 했다고 한다.

“수령 중심의 체제가 독재로 빠질 가능성도 높지 않냐?”

안영민은 도발적인 질문에 안내선생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사회와 분리된 개인이란 현실로 존재할 수 없습니다. 개인은 집단 속에서 규정될 때만이 진정한 가치를 얻는 법입니다. 그런 점에 대한 강조가 개인주의만을 앞세운 자본주의 사회에서 볼 때는 어색하겠지요.”

“사회도 하나의 물질세계입니다. 자연계처럼 물질세계의 법칙이 사회에도 존재하는 것입니다. 물질세계에는 구심력과 원심력이 있습니다. 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무조건 개인이 우선입니다. 그렇다 보니 원심력이 구심력보다 더 우위에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경쟁해서 이겨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정글의 법칙 속에서 살아가자니 어쨌든 다른 사람과 자신을 차별화해야 합니다. 그래서 유달리 개성을 강조하는 것이고요. 그러나 우리는 집단 속에서 개인을 바라보기에 원심력보다는 구심력이 더 강조되는 사회입니다. 집단은 구심력이 강해야 뭉칠 수 있습니다. 그러자면 구심력이 나오는 핵이 있어야 합니다. 그 핵을 우리는 집단의 최고지도자, 수령으로 규정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수령을 집단과 분리한 채 개인의 영역으로 봐서는 안 됩니다. 한 개인이 모든 것을 판단하고 결정한다면 그게 히틀러식 독재이지 뭐겠습니까? 우리는 수령을 집단의 뇌수로 봅니다. 뇌수는 다른 신체기관과 별개로 혼자서 작동할 수 없습니다. 그처럼 우리 사회도 집단의 총의가 수령으로 모아지고, 집단의 결정을 수령이 대표해서 내리는 것입니다.”

북 관계자의 이런 대답이 우리가 가진 견해와 달라 불편할 수도 있을 테다. 어쨌든 누가 북에 가서 이런 질문을 하고 직접 답을 들어서 전해주겠는가?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행복한 통일이야기>를 써준 저자 안영민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북한에 대해 궁금한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비판을 하더라도 알아야 제대로 비판할 것 아니겠는가!

1 comment

  • 저도 한때 반공보수주의자로 어렸을때 반공만화 똘이장군을 보며 북녘에 대해 무조건적 적개심을 보여왔던 사람이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자본주의국가들의 몰락을 보면서 북녘이야말로 진정으로 개방할수있는 노력을 보여야하는 나라라는것을 똑똑히 알아야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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