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북한의 지하자원③ 세계 5위 무연탄 매장량을 자랑하는 북한

[기획연재]북한의 지하자원③ 세계 5위 무연탄 매장량을 자랑하는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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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대에 번성했던 고사리 같은 양치식물, 중생대와 신생대의 식물들이 땅 속에 묻혀 오랜 세월 압력을 받으면 석탄이 된다. 석탄의 주성분은 탄소이며 여기에 수소, 산소, 질소, 황 등이 들어있다. 석탄은 기원전 4천 년대부터 사용되었을 정도로 인류 문명과 뗄 수 없는 자원이다. 석탄을 태우면 나무보다 훨씬 뜨겁고 많은 열이 나기 때문에 석탄은 주로 연료로 사용되며 석탄을 건류하여 만든 석탄가스, 콜타르, 코크스 등은 다양한 분야에 사용된다. 특히 코크스는 제철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며 1760년대 산업혁명의 주역이기도 했다. 

석탄은 탄화 정도에 따라 이탄, 토탄, 갈탄, 역청탄, 무연탄으로 분류된다. 이탄, 토탄, 갈탄은 탄화도가 낮아 가정 연료 정도로 사용된다. 역청탄은 연기가 많이 나 유연탄이라고도 부르며 탄소함유량은 80~90% 정도로 무연탄보다 낮지만 불이 잘 붙고 화력도 무연탄보다 강해 화력발전용, 코크스 제조용으로 사용되며 석탄화학공업의 중요한 원료다. 갈탄, 이탄을 큰 틀에서 유연탄이라 부르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흔히 무연탄을 석탄이라 부르는데 한반도에서 주로 생산되는 석탄이 무연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국의 경우 무연탄보다 유연탄이 많다. 무연탄은 탄소함유량이 85~95%로 높고 연기도 나지 않는다. 점화온도가 490℃로 높아 불이 잘 붙지 않지만 발열량이 높고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면서 타기 때문에 주로 발전용, 연료용으로 쓰인다. 

전 세계 석탄 매장량은 8600억 톤 가량 된다. 국가별 매장량과 생산량은 다음과 같다. (국제 통계는 대체로 무연탄과 유연탄을 구분하지 않는다.)

* 단위 : 억 톤

* 기준년도 : 2012년

* 자료출처 : BP Statitical Review of World Energy 2013

급증하는 북한의 석탄 생산량

그렇다면 북한에는 어떤 종류의 석탄이 얼마나 매장되어 있을까? 

방기열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은 2003년 논문 <남북한 에너지 자원사업의 효율적 교역방안 연구>에서 북한의 석탄을 크게 평안도 지역의 무연탄과 함경도 지역의 갈탄으로 구분했다. 또 무연탄 평균 열량은 6,150kcal/kg이며, 갈탄은 3,480~6,000kcal/kg으로 북한의 석탄은 대체로 고열량탄이며 발전소용에 적합하다고 분석했다. 

북한지하자원넷(I-RENK)에 따르면 북한에는 무연탄 45억 톤, 갈탄 160억 톤으로 총 205억 톤의 석탄이 매장되어 있다고 한다. 2013년 북한자원연구소(소장 최경수)가 발행한 보고서에는 무연탄 41억 톤, 갈탄 179억 톤으로 총 211억 톤의 석탄이 매장되어 있으며 잠재가치는 약 3조7천억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그러나 김태유 서울대학교 기술정책대학원 교수는 <북한 광물자원 개발의 필요성과 경제성 평가>에서 무연탄만 117억 톤이 매장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한국산업은행은 한반도 전체 석탄의 89.0%가 북한 지역에 매장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에 매장된 석탄의 특징은 무연탄이 많다는 점이다. 대다수 나라들은 무연탄보다는 유연탄이 많아 무연탄 매장량만 따지면 북한은 러시아, 중국, 우크라이나, 베트남과 함께 세계 5위권에 들어간다. 

그런데 2005년 북한이 재조사한 결과 전체 매장량이 90억 톤, 채굴 가능한 매장량이 61억 톤으로 기존 자료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가 나왔다. 이처럼 석탄 매장량 자료가 들쭉날쭉하는 이유는 북한 지하자원에 대한 자료도 부족하거니와 매장량 기준도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석탄 매장량에 대한 국제 공인 기준이 없어 각국이 자체 기준으로 매장량을 추정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매장량 추정치가 자료마다 수억에서 수조까지 차이를 보인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매장량보다 생산량을 더 중요하게 살펴봐야 한다. 그런데 북한은 석탄 생산량을 거의 공개하지 않고 있다. 외부 자료들은 차이가 너무 커서 그다지 신뢰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미국 지질조사국(USGS)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2011년 기준 4100만 톤의 석탄을 생산했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011년 석탄 생산량을 3479만 톤으로 발표했다. 통일부는 2011년에 2550만 톤을 생산했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런 자료들은 대체로 1980년대까지 석탄 생산이 늘어나다 1990년대 줄어들었고 2000년대 다시 늘어나지만 큰 변화는 없다는 식의 천편일률적인 분석을 하고 있다. 

좀 더 정확한 자료는 석탄 수출량이다. 특히 북한의 석탄 수출 전체에서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대중국 석탄 수출량을 통해 북한의 석탄 생산량의 추이를 추정해볼 수 있다. 2013년 12월 23일 연합뉴스 보도와 최근 자료들에 따르면 북한의 대중국 무연탄 수출량은 다음과 같다. 

ⓒNK투데이

※ 2013년은 추정치

북한은 1차 에너지 공급 구성에서 석탄이 70%나 차지하고 있으며 석유화학공업이 아닌 석탄화학공업을 토대로 중화학공업을 발전시켰기 때문에 자신들이 필요한 양을 확보한 후 남는 양을 수출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2011년부터 대중국 무연탄 수출량이 급증하고 있음을 볼 때 석탄 생산량도 그에 맞게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다양한 파급 효과

북한에서 석탄의 1차 소비처는 화력발전소다. 발전소용으로 적합한 북한의 고열량 무연탄을 가장 적절히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화력발전소 외에도 북한은 다양한 용도로 석탄을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석탄가스화공법이다. 석탄을 높은 온도로 가열하되 산소 공급을 줄이면 수소와 일산화탄소를 주성분으로 하면서 메탄, 황화수소, 암모니아 등 다양한 성분이 섞여 있는 합성가스가 발생한다. 합성가스를 정제하면 천연가스를 대체할 수 있는데 석탄을 그냥 태울 때에 비해 열량도 높고 환경오염도 적어 유용하다. 또한 합성가스에 들어 있는 다양한 성분들을 원료로 중화학공업을 발전시킬 수도 있다. 

북한에서 석탄가스화공법을 활용한 대표적 사례로 <주체철>과 <주체비료>를 꼽을 수 있다. 역청탄이 없어 코크스를 생산할 수 없는 북한이 무연탄을 이용해 생산한 철이 <주체철>이다. 역청탄에 비해 화력이 낮은 무연탄을 가스화하여 태우면 높은 온도를 얻을 수 있다. 또 석탄가스화공법을 통해 얻은 합성가스의 주성분인 수소를 공기 중의 질소와 결합시켜 만든 질소비료가 <주체비료>다. 이처럼 북한은 자기 땅에서 나오는 원료를 이용해 중화학공업을 발전시키는 자립경제노선을 채택하여 지금에 이르렀다. 

북한은 석탄가스화공법을 활용한 발전도 하고 있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 : Integrated Gasification Combined Cycle)은 기존 석탄 화력발전에 비해 효율이 10% 가량 높고,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는 차세대 발전 방식으로 꼽히고 있다. IGCC 발전소는 전 세계 5개 정도의 나라에만 있으며 한국도 태안에 2015년 준공을 목표로 건설이 진행 중이다. 

그런데 북한은 1999년 9월 평안남도 안주지구에 IGCC의 전단계라 할 수 있는 UCG를 건설해 운용을 시작했다. UCG(Underground Coal Gasification), 즉 석탄지하가스화공법이란 석탄을 캐지 않고 아예 지하 석탄층을 가열해 직접 합성가스를 추출한 뒤 지상에서 화력발전을 하는 방식이다. UCG는 IGCC보다 먼저 개발됐지만 발전 효율이 낮고 경제성도 떨어져 널리 확산되지는 않은 공법이다. 그러나 석탄을 캐서 발전소까지 운반하는 공정을 줄일 수 있어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북한은 석탄지하가스화발전소를 통해 다양한 생필품을 만들 수 있는 부산물을 얻게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 밖에도 석탄가스화공법을 활용하면 메탄올, 유황 등 다양한 화학제품들을 생산할 수 있으며 찌꺼기(회재)를 용융된 슬래그 형태로 수거하면 환경적으로 안전한 건축자재로 활용할 수도 있다. 북한은 90년대 경제위기 과정에서 석탄 생산량이 급감하자 가정용 연료로 나무를 사용하면서 산림황폐화 문제가 발생했다. 석탄 생산량이 늘어나면 산림녹화 효과도 나올 수 있다. 

한국은 현재 유연탄을 주로 수입하고 있으며 무연탄은 거의 자급자족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석유수입이 충분히 보장되면서 석유화학산업 위주로 산업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석유 생산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석유 값이 오르면 석유를 대체할 자원인 석탄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실제로 세계적으로 석탄 의존도가 갈수록 오르고 있다. 게다가 석탄 수출국이던 중국이 2009년부터 석탄 수입국으로 돌아서면서 세계 석탄 생산량이 소비량을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북한의 석탄 자원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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