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국 되나

북한,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국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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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레일리아의 국제 사모펀드 SRE 미네랄스(이하 SRE)124일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의 조선천연자원무역회사와 평안북도 정주시에서 희토류를 개발하기 위한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합작회사 퍼시픽 센추리(Pacific century Rare Earths Minerals Limited:PCL)가 앞으로 25년 간 정주시 지역의 모든 희토류 개발권을 가지며 그 가치는 약 65조 달러(68799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SRE 집행이사 루이스 슈어만(Louis W. Schurmann) 박사는 지질탐사 프로젝트 29년 경력의 이 분야 전문가로 현재 남아공 샤모니 지오컨설턴트(Chamoni Geoconsultants) 이사, 광물수출업체인 TRV 글로벌 지질 및 관리부문 이사, 아시안 타이거골드 코퍼레이션 최고경영자(CEO), 북한 안주 천연에너지 총괄이사, PCL 총괄이사 등을 맡고 있다. 슈어만 박사는 정주가 세계 최대 희토류 산출지(“the World’s largest known REE occurrence”)라고 주장했다.

 

희토류란 무엇인가

 

희토류(稀土類, Rare Earth Elements:REE)란 란타넘족 원소 15개와 스칸듐, 이리듐 등 17개 원소를 말한다. 희토류는 희귀한 원소는 아니지만 농축된 광물 형태로는 구하기 힘들어 희토류라는 이름이 붙었다. 희토류가 들어있는 광물은 200종 이상이지만 실제 경제성이 있어 공업용으로 이용되는 광석은 모나자이트(monazite), 바스트나사이트(bastnasite), 제노타임(xenotime), 이온흡착형광 등 몇 개 없다. 원소를 기준으로 경희토(輕稀土, LREE), 중희토(中稀土), 중희토(重稀土, HREE), 비란탄계가 있다.

 

희토류는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된 금속 원소로 건조한 날씨에도 변화하지 않고 열을 잘 전도하며 탁월한 화학·전기·자기 성질을 갖고 있어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희토류의 종류와 용도는 아래 표와 같다.

 

표에서 보듯 희토류는 첨단 산업에 두루 쓰이는 매우 귀중한 금속이다. 우리가 늘 쓰는 스마트폰, 카메라, 컴퓨터, 삼파장 램프, LCD 연마광택제는 물론 하이브리드 자동차, 풍력발전, 태양광발전 등 차세대 산업에도 필수적인 금속이다. 그래서 흔히 희토류를 21세기 산업의 비타민이라 부른다.

 

그런데 희토류는 분리 정제가 매우 어려워 개발이 쉽지 않은 단점이 있다. 지금은 미국과 유럽의 일부 나라들이 선전 처리기술을 독점하고 있어 한국은 원료 소재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은 1천년 동안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많지만 94%가 경희토류이며 그 가운데서도 세륨과 란타늄이 74%에 달한다. 나머지 희토류는 매우 희귀한 상황이다. 한국에도 약 322천 톤의 모나자이트가 있지만 대부분 전희토산화물(Total Rare Earth Oxide:TREO) 함량, 즉 품위(grade)0.1% 이하로 개발이 불가능하다. 20116월 말 한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충주, 홍천의 희토류 15만 톤 발견도 결국 0.6% 정도의 낮은 품위로 인해 경제성 논란을 불렀다.

 

현재 희토류는 매장량이나 생산량 모두 중국이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가별 희토류 매장량, 생산량을 보면 다음과 같다.

출처 : 월간 세라믹코리아20127월호 통권 290. 생산량은 2008년 기준

 

북한 희토류 매장량은 세계 1?

 

그렇다면 북한에는 얼마나 많은 희토류가 매장되어 있을까?

 

이번 계약을 위해 북한 정주시에서 광물탐사작업을 한 오스트레일리아의 광산, 지질 자문업체 HDR 살바(Salva)에 따르면 정주시의 희토류는 광물로 606497만 톤이며 TREO21617만 톤(이 가운데 2.66%는 중희토류-HREE)이 매장되어 있다고 한다. 전세계 TREO 매장량 15422만 톤보다도 많은 양이다.

 

이 믿기 어려운 수치가 과연 사실일까?

 

사실 북한의 희토류에 대해서는 이미 전부터 많은 전문가들이 관심을 가져왔다. 2011년에는 일본 조선신보세계가 주목하는 조선의 레아 아스(레아 아스는 Rare Earth, 즉 희토류를 뜻함)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북한이 세계적 희토류 매장지이며 정주시가 있는 평안북도는 물론 황해남도, 강원도, 함경남도, 량강도 등 거의 전 지역에서 약 2천만 톤이나 발견됐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201211월에 나온 주간 시사인 271호 기사 북한 희토류 매장량, 알고보니 세계 2에는 북한의 합영투자위원회가 그해 3월 발표한 자료 내용이 실려 있다. 이에 따르면 희토류 광물 매장량이 10억 톤 이상, TREO4800만 톤이라고 한다.

 

20121218일 방영된 KBS 시사기획 창 37북한 자원을 지켜라편은 북한의 희토류 매장량이 2천만 톤이며 경제적 가치는 50조 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HDR 살바의 탐사 결과를 그대로 믿을 수 없다 하더라도 북한의 희토류 매장량이 세계 1, 2위를 다툴 만큼 많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품질도 우수한 북한 희토류

 

한편 희토류는 광물 내 함량이 낮고 정제가 까다로워 품위(grade)가 매우 중요하다. 품위란 광물에서 유용성분이 얼마나 포함되어 있는지를 비율로 나타낸 것으로 광석의 가치를 따지는 주요 기준 가운데 하나다. HDR 살바의 탐사 결과에 따르면 북한 정주의 희토류 품위는 평균 3.56%이며 품위별 매장량은 다음과 같다.

 

 

평균 3.56% 품위는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오스트레일리아 마운트 웰드(Mt. Weld) 광산(평균 품위 8%)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꽤 높은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품위가 2% 이하면 경제성이 떨어져 채광하지 않는다. 참고로 세계 6위 매장량을 자랑하는 미국의 베어 랏지(Bear Lodge) 광산의 평균 품위가 3.45%.

 

앞서 언급한 시사인 보도나 KBS 방영물에서도 북한 광산에서 나온 샘플을 분석한 결과 품위가 10%를 넘어 중국이나 미국보다도 우수하다고 보도했다. 물론 이는 샘플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전체 평균 품위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북한은 일찍부터 희토류를 연구, 개발했으며 이 분야에서 일정한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희토류 공업에 뛰어든 때는 1980년대며 1988년에는 조선국제화공합영회사를 설립해 희토류를 수출하기도 했다고 한다. 또 함경남도 함흥시에는 전 세계에 몇 개 없는 희토류 제련소가 있다.

 

월간 세라믹코리아20137월호 통권 302호에 실린 희토류 제련 기술 현황 및 국내 희토류광 개발 전망에 따르면 북한은 가성소다분해법을 이용해 모나자이트 정광을 분해하는데 이는 농황산분해법에 비해 조업자 건강이나 환경보호에 좋고 설비 부식을 막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사실 희토류 개발이 어려운 이유 가운데 하나가 희토류 추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환경파괴 때문이다. 농황산분해법을 이용하면 1톤의 희토류 정제 후 약 75천 리터의 산성폐수와 방사성 폐기물을 포함해 1천만 리터 가량의 폐기물이 발생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한 것이 바로 가성소다분해법이다.

 

북한의 풍부한 지하자원에 대해서는 전부터 많은 보도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희토류에 대한 보도처럼 시간이 갈수록 새롭고도 놀라운 내용이 나오고 있어 북한 지하자원의 경제적 가치에 대한 관심은 끊이지 않는다.

 

일부에서는 북한이 귀한 지하자원을 외국에 팔아넘겼다며 안타까워하지만 이번 희토류 개발은 분명 북한 기업과 국제 펀드의 합작투자다. 투자 비율과 수익금 배분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지만 그간 북한 정부가 지하자원에 대해 남달리 까다로운 태도를 보였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는 있다.

 

예를 들어 서해 유전에 대해서는 경제가 어려웠다는 90년대에도 영국 아미넥스(Aminex) 등 여러 외국 기업의 투자 제안을 거절했다. 이 때문에 외국 관계자들은 북한이 자기 고집으로 가만히 앉아서 손해를 보고 있다고 불평하기도 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0년 한국의 희토류 수입량은 3287, 5900만 달러였다. 이번에 SRE가 밝힌 정주시 희토류의 가치는 68799조 원이라는 상상을 초월하는 천문학적 액수에 달한다. 이처럼 어마어마한 자원을 외국 펀드와의 합작이 아닌 남북합작으로 개발했다면 남북 모두에게 더할 나위 없이 큰 이익을 주었을 것이다. 꽉 막힌 남북관계를 마냥 방치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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