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공동유전개발④] 3. 남북이 함께 원유를 시추할 수 있다면?

[남북공동유전개발④] 3. 남북이 함께 원유를 시추할 수 있다면?

Print Friendly, PDF & Email

"평양이 기름 위에 떠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목소리였다. 북한에 그만큼 석유가 많다는 것이다.

과연 북한에 석유가 있을까?

NK투데이에서는 지난 2014년 "철저한 국가 통제 아래 수출까지 하고 있는 석유"란 제목으로 북한이 석유를 수출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이에 토대해 2018년 지금 이 순간 북한의 유전사업과 남북경협에 관련된 분석기사를 내고자 한다.

남북경협의 상상력을 발휘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남북공동유전개발④] 3. 남북이 함께 원유를 시추할 수 있다면? 

 

1) 그렇다면 왜 남북공동개발사업은 진척될 수 없었을까?

이미 북한에 석유가 있다는 것은 정설로 확인되었다.

만약 남북이 2000년 초부터 원유개발사업을 함께 진행했더라면 남북 모두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뤄냈을 것이며 미국의 대북고립압살 정책은 물거품이 되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남북 경제협력을 통한 번영을 체험한 우리 민족은 이미 통일된 조국에서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북의 유전개발 사업이 7천만 민족에게 경제번영을 안겨줄 사업이었음에도 진척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주요한 원인은 바로 미국이 수 십 년간 대북 적대정책을 펼쳐 온 데 있다.

석유는 미국이 그동안 전세계적으로 달러패권을 유지할 수 있는 힘이 되어온 자원이었기 때문에 ‘적국의 유전개발을 용인’했을 리 만무하다.

인터넷 매체 민플러스 이정훈 국제팀장에 의하면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과 6.15와 10.4선언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미국은 남북의 공동 석유개발 동태를 주시하며 음으로 양으로 이를 가로 막았다. (2017.02.16. 이정훈의 ‘여명의 눈동자’(19) "이제 석유대통령, 통일대통령 나올 때다")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북한과 석유 공동개발을 타진한 바 있는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2004년 북한과 서해유전 개발 문제를 논의"했으나 정세 악화 등에 가로막혀 "협상에 진전을 보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즉, ‘정세 악화’, 북미간의 첨예한 대결로 인해 남북 유전 개발 문제 논의가 진척되지 못한 것이다.

그동안 미국은 끊임없이 남북 경협의 소중한 결실이었던 개성공단도 축소 내지 폐쇄를 요구해왔다. (관련 기사 : [개성공단특집②] 개성공단이 중단된 진짜 이유는? http://nktoday.kr/?p=15887)

그리고 김대중·노무현 정부는 미국의 이런 압력에 굴복해 남북관계 발전에서 일정정도 ‘속도조절’을 해왔다.

6.15 선언, 10.4선언 체결조차 미국의 눈치를 봐야 했던 상황에서 결코 미국이 남북 원유 개발을 인정했을 리 없는 것이다.

남북 유전개발뿐 아니라 북한과 외국과의 합작도 막았던 것이 바로 미국이었고 대북제재였다.

1997년 10월 북한의 '조선유전 공식설명회' 이후 외국과의 합작 유전 개발이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북한과 원유탐사 사업을 추진했던 회사들은 영국의 소코 인터내셔널(Soco International), 아미넥스(Aminex), 스웨덴의 타우루스 에너지(Taurus Energy) 등 대부분 석유 개발과 관련된 중간규모 업체들이었다.

미국의 압박으로 세계 굴지의 석유개발 업체인 엑슨모빌, 걸프, 쉐브린 등은 미국 정부의 대북 제재로 이 사업에 관심은 많으나 적극 참여하지 못해온 것이다.

그리고 북한 현장에서 가장 오랜기간동안 탐사작업을 해온 아미넥스조차 결국 북한과의 원유개발을 포기하게 된 데는 미국이 주도한 대북경제제재가 컸던 것으로 파악된다.

아미넥스는 ‘2009년 잠정 경영실적 보고서’에서 "지난 2004년 석유탐사와 시추에 관한 계약과 더불어 생산물 분배계약을 북한과 이미 체결했지만, 국제정세의 어려움"등을 이유로 개발에 "별 진전이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제정세의 어려움’은 당시 강화되고 있었던 미국의 대북경제제재 조치로 보인다.

2009년 당시 유엔안보리는 대북 제재 결의 1874호를 발표해서 북한의 경제교류를 차단했다.

이후에도 2087호(2013년), 2094호(2013년), 2270호(2016년), 2321호(2016년), 2356호(2017년), 2371호(2017년), 2375호(2017년), 2397호(2017년)까지 끊임없이 대북제재는 이어졌다.

무기개발에 사용될 수 있다며 항공유 등 석유 반입이 규제 당해온 조건에서 외국 합작 유전개발은 ‘불가능한’ 사업이었다.

2012년 북한과 합작사업을 진행해오던 몽골 석유회사 HB오일도 당시 미국의 제재로 사업을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HB오일은 라선특구에 있는 조선석유개발회사 소유인 ‘승리정유’에 원유를 공급한 다음 이 원유를 정제해 다시 몽골로 수출할 계획이었다.

북한이 세운 조선석유개발회사(KOEC)의 지분을 인수하며 본격적인 사업을 벌인 HB오일은 성명에서 "지난 1월 12일 미국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조선석유개발회사를 제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 회사가 "‘특별지정 제재 대상 명단(SDN list)’에 오른 만큼 HB오일로서는 합작사업을 철회하는 것 외에 다른 방도가 없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중국조차도 북한과의 원유개발사업에서 손을 떼야 했다.

2005년 북중간에 의욕적으로 추진되던 서한만 원유개발도 중국이 철수를 결정했다.

중국 역시 과거 ‘조·중혈맹’의 가치보다는 대북 경제제재에 혈안인 미국 눈치를 보는 처지였기 때문이었다. (민플러스 이정훈 팀장)

2000년부터 다시 재개된 북-러간 경제협력 과정에서도 2015년이 돼서야 북한은 러시아 로스게올로기야 회사와 함께 원유 개발 사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2016년 2차례, 2017년 4차례의 유엔 대북제재결의안이 통과된 만큼 러시아도 북한 원유개발사업을 적극적으로 내밀지 못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2) 남북이 함께 원유를 시추하게 된다면?

북미간의 관계 발전 논의가 오고가는 가운데 북한은 북미정상회담에서 미국으로부터 판문점 선언 지지를 재확인받았다.

세계적으로 북한과의 경제협력이 ‘차단’된 조건에서 한국이 유일하게 북한과 적극적으로 경제협력을 진행해나갈 수 있는 힘이 생긴 것이다.

더 이상 미국이 ‘대놓고’ 판문점 선언에 대해 부정적인 시비를 할 수가 없게 되었다.

판문점 선언에는 남북공동자원개발을 합의했던 10.4선언의 지지이행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남북이 의지가 있다면 충분히 남북 공동 원유 개발사업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남북 공동 원유 개발사업은 한반도 번영에 어떤 이점을 안겨줄 수 있을까?

우선 북한의 석유매장량은 대략 700억 배럴 정도로 추산된다. (관련 기사 : 1. 북한에 석유가 있을까? ② http://nktoday.kr/?p=15942)

한국이 매년 7~9억 배럴의 석유를 소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정도는 한국이 100년 정도, 남북이 합치면 인구수에 비례하여 60~70년은 원유를 수입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양이라고 볼 수 있다.

게다가 현재 석유가 배럴당 70달러 정도 하는 조건에서 경제적 이익은 대략 4조 9천 달러, 한화 6,000조원에 달한다.

한국 한해 예산의 15배 이상이다.

즉, 한국이 15년 동안 세금을 걷지 않아도 석유만으로 살아갈 수 있는 액수다.

석유 생산비용을 배럴 당 10달러 수준으로 상정한다 해도 배럴 당 70달러의 1/7에 불과하다.

게다가 석유생산비용 역시 설비업체와 생산관련 노동자 임금 등 대부분 한반도 경제 내부로 지불되는 돈이므로 내수경제 활성화에 이바지될 수 있다.

만약 한국이 일반적인 산유국과 같이 유전 개발 이익을 국가 재정으로 사용하게 된다면 세수 확대로 이어져 복지 재원 확충에도 기여할 수 있을 가능성이 열린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공기업이 남북경제협력 사업의 주체로 참여하게 해야 협력사업의 공익성을 원만히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3) 그렇다면 한국과 북한은 자체로 원유를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까?

그렇다면 남북은 외국의 힘을 빌리지 않고 자체로 석유를 채굴할 수 있을까?

우선 한국은 현재 전세계 14개국에서 26개 해외 유전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다.

베트남 15-1, 11-2 광구를 비롯해 페루 8, 리비아 엘리펀트(Elephant), 예멘 LNG 등에서는 성과를 내고 있다.

베트남 15-1광구만 살펴본다면 1998년 탐사권을 획득해 한국 자체의 힘으로 원유를 채굴하고 있다.

베트남 15-1광구는 2003년 세계 최대 유전으로 선정된 바 있다.

약 1억 8,200만 배럴이 매장된 것으로 알려진 이 곳에서 하루 6천 배럴의 석유를 뽑아 올리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북한은 어떨까?

북한 역시 꾸준히 자체 능력으로 원유 개발사업에 나서왔다.

만약 이미 내륙의 원유를 생산·가공해서 판매하고 있다면 남은 것은 해양 원유 개발 기술이다. (관련 기사 : 북한에서 석유를 생산·수출하고 있다? http://nktoday.kr/?p=15948)

우선 북한은 오랫동안 탐사를 해왔던 기록을 가지고 있다.

이 기록에 토대하여 자원탐사를 위한 광명성-3호 지구관측 인공위성은 해상 중력데이터로부터 해저지형 추정할 수 있다.

게다가 최근 북한은 과학기술 발전에 전 국가적인 힘을 집중하고 있는 형국에서 해양 원유 시추 능력 역시 발전시켜 나가고 있음을 예상해볼 수 있다.

이미 해외에서 원유 개발 경험을 가진 한국과 탐사기록, 지구관측인공위성을 갖고 있으며 과학기술 중시 정책을 펼치고 있는 북한이 힘을 합친다면 분명 민족 자체의 힘으로 원유를 개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외국 기술에 의존하지 않게 된다면 우리 민족은 온전히 석유개발사업에서 100%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며 향후 민족의 번영과 발전의 청사진이 펼쳐질 수 있다.

 

(계속) 

 

김혜민 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