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말 북한 농촌사회에 어떤 문제가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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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는 애국심, 애향심을 고취시키는 영화가 많이 제작된다.

이 중 영화 '고향땅'은 주인공인 국토관리원이 애향심으로 고향 사람들의 집단이기적인 행동을 고쳐나간다는 줄거리의 영화다.

1990년도에 제작된 '고향땅'은 80~90년대 북한 농촌에 어떤 사회적 현상이 있었는지를 보여주며 북한에서 추구하는 관리('일꾼')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묘사하고 있다.

영화 줄거리

주인공 이름은 서준호(전재연 분)다.

고향 농장의 2대 관리위원장이었던 그는 상급으로 소환되어 도농촌경리위원회 부위원장까지 역임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고향땅에 온 서준수. 캡처 : Youtube.

도 소재지로 이사를 했으면서도 정작 딸 정애(박명옥 분)를 고향에 보낼 정도로 그는 고향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딸은 아버지가 왔다는 소식에 반가워한다. 캡처 : Youtube.

연로보장(정년퇴임)을 받기 전 오랜만에 고향을 방문한 그는 농경지임에도 방치된 땅이 있음을 알게 된다. 

농장원 태범을 통해 서준수는 버려진 땅의 존재를 알게 된다. 캡처 : Youtube.

그 땅은 담당 작업반이 있음에도 척박하다는 이유로 관리가 소흘했고 결국 풀 한 포기도 제대로 못 자라고 있었다.

군대에서 간척사업을 하다가 제대하여 온 농장원 태범(려용구 분)만이 땅이 그냥 버려지고 있는 것이 안타까워 문제제기도 했지만 사람들은 그의 말을 무시하는 상황이었다.

서준호는 땅이 버려져 있음에도 해당 작업반이 항상 목표치를 초과하여 생산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갖는다.

구체적인 사정을 파악해보니 그 작업반은 국가에 등록하지 않고 붙이는 땅을 따로 가지고 있었다.

결국 그 작업반은 일하기 힘든 땅을 버려둔 채 국가에게 숨긴 땅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항상 목표치를 초과달성하여 주위의 칭찬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준호는 자괴감에 빠져든다.

버러진 땅을 보고 충격받은 주인공. 캡처 : Youtube.

도 전체의 농업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정작 자기 고향 사람들의 잘못된 행동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인식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전쟁 시기 농장을 지키다 희생된 친구의 아들이 정작 그 일의 책임자라는 것을 깨닫고 더욱 분노한다.

가장 절친한 친구인 관리위원장 역시 이 상황을 은폐하고 농사가 잘 되지 않는 그 땅을 기업소에 목장으로 팔고 농기계를 받을 계획을 갖고 있었다.

이 모든 사태를 파악한 주인공은 불편한 마음으로 고향을 떠나기로 한다.

그러자 농장원 태범은 주인공에게 이 상황을 어떻게 그냥 방치할 수 있냐고 비판을 한다.

태범의 비판에 자신을 반성하게 된 서준수는 결국 가기로 했던 휴양소 소장 자리를 반납하고 국토관리원으로 자청하여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다.

서준수는 고향 전체 사람들과 '싸우더라도' 원칙을 바로잡겠다는 결심을 한 것이다.

처음에는 고향 주민 전체가 그의 원칙적인 말을 아니꼽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가 혼자서 땅을 일구는 모습, 기업소에 주기로 한 그 땅 대신 전해줄 다른 비농경지 땅을 찾아다니는 모습 등을 보면서 고향 사람들은 큰 감동을 받게 된다.

국토관리원이 되어 혼자 농사짓고 있는 서준수. 캡처 : Youtube.

결국 그들은 잘못을 깨닫고 서준수를 따라 황폐화된 땅을 다시 일구기 위해 모두가 다같이 떨쳐 나선다.

영화가 담고 있는 메시지

농업은 천하지대본으로 어느 나라든 농업은 국가 산업의 기초이자 기본이 되었다.

특히 북한의 경우 산지가 70%가 넘다보니 농경지가 적어 농업이 국가적인 중대사로 되어 왔다.

북한은 수십년동안 항상 식량 자급률을 걱정해야 했고 간척사업도 꾸준히 벌려야 했다.

만약 영화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즉 농경지임에도 척박한 땅이라고 버려둔다면 이는 국가차원에서 큰 손실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국가 농경지 땅을 농장 관리위원장과 기업소가 주고받기로 한 것은 모든 땅을 국가가 소유관리한다는 사회주의적 원칙에 위배되는 심각한 범죄로 된다.

이 영화는 현실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심각한 사회문제를 드러냄으로써 주민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영화는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기 위한 방법도 제시해준다.

주인공 서준수는 고향 농장의 부도덕한 모습을 외면해도 상관없었다.

도 농업 책임자 지위에서 은퇴한 상태라 농업문제를 책임질 필요가 없었으며 고향 사람들과 굳이 대척점을 만들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서준수는 책임감을 갖고 절친한 고향 친구와 갈등을 빚으면서까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다.

법기관에 신고하면 해결할 수 있었겠지만, 그는 휴양소 소장이라는 높은 지위를 버리고 낮은 지위인 국토관리원으로 자원해서 마을의 온갖 어려운 일들을 솔선수범하여 해결한다.

영화는 서준수의 이런 모습을 통해 바로 시민의 모범적인 행동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북한 영화는 일반적으로 사회 문제가 발생했을 때 법으로 처벌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대부분 주인공이 직접 사람을 설득하고 헌신적인 실천으로 감동을 줘서 문제를 해결해나간다.

이것이 북한이 지향하는 관료들의 모습, 사업방법의 특성이라고 볼 수 있다.

영화 '고향땅' 역시 은퇴한 관료가 주민들을 설득해서 사회문제를 해결함으로써 관료가 가져야 할 모범적인 자세를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김혜민 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