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파견 북 노동자 인권침해? 현지 공영방송이 확인해보니…

러시아 파견 북 노동자 인권침해? 현지 공영방송이 확인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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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동안 미국과 유럽, 한국 등에서는 해외파견 북한 노동자들의 인권 침해가 심각하다는 뉴스들이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2016년 12월 19일 유엔총회에서는 이 내용이 담긴 북한인권결의안이 통과되었다.

한국에서는 KBS를 중심으로 북한의 러시아 등 해외 파견 노동자들의 인권침해가 심각하다는 기사가 2016년 12월부터 1월에 걸쳐 특집 연속보도로 나왔다.

특히 강나루 기자를 포함한 KBS 특별취재팀은 직접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하여 "러 월드컵 경기장 北노동자들…컨테이너 쪽잠 '노예노동'", "北, 현역 군인까지 '외화벌이 노동자' 수출", "다단계 임금 착취, 90% 빼앗겨"…너도나도 탈북" 등 연속보도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러시아 공영 글로벌 방송 스푸트니크(Sputnik)는 2016년 11월 30일 한국, 미국, 유럽 국가들의 주장을 반박하는 기사를 냈다.

스푸트니크는 러시아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의 실태를 구체적으로 조사하고 그 인터뷰까지 담아 보도함으로써 그 신빙성을 높였다.

'N Korean Workers in Russia : Reality Behind Western Horror Stories'(러시아의 북한 노동자들 : 서양의 끔찍한 이야기들의 진실) 이란 제목으로 2016년 11월 30일 보도된 기사는 "서구 언론이 뽑은 러시아에서의 북한노동자들의 노동현실에 대한 헤드라인은 노예노동, 노동수용소라는 문구로 가득차있다"고 시작했다.

스푸트니크 기사 헤드라인 [출처: Sputnik Capture]

최근 북한 인권 관련 유엔 결의안은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들이 착취당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우려가 된다"라는 결론을 냈지만, 스푸트니크는 모스크바의 북한 노동자들과의 인터뷰 후, "적어도 러시아에선 그 결론이 맞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선 스푸트니크는 지금까지의 북러간 노동자 파견 역사를 간단히 소개했다.

북러간 파견노동은 1960년대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소련붕괴 후(1991년) 파견노동이 거의 사라졌다가 2000년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 이후 재개되었다.

러시아로 오는 북한 노동자들의 인원이 늘고 또 분야도 다양해지면서 2007년 러시아와 북한은 '임시 고용(파견)에 관한 특별 협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2015년까지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의 수는 3만 명 정도였으며 이 중 80%는 40대 전문 건축업자들이라고 한다.

스푸트니크는 현재 러시아에 파견된 우즈베키스탄 노동자들은 약 125만 명 정도에 이르는데 이들에 대해서는 서방 언론들이 거의 다루지 않고 있다면서 그들의 이중잣대에 대해 비판했다.

우선 스푸트니크가 인터뷰한 북한의 김모씨는 과거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건설업에 참여했고 지금은 모스크바에서 1년 6개월째 일하고 있는 노동자다.

그는 러시아에서의 몇몇 건설업은 힘들고 위험하지만 노동조건은 북러간 협정에 완전히 부합한다고 스푸트니크에게 밝혔다.

그리고 근무시간과 하루 일과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근무시간은 하루 8시간이며 오후 6시에 마칩니다. 그리고 우리 노동자들은 이후 할 일이 없어서 기숙사에 가서 TV를 보며 시간을 보냅니다. 몇몇 노동자들은 돈을 더 벌기 위해 초과근무을 원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모스크바에서 빌라촌 건설에 종사하는 북한 벽돌공 팀장 임명철 씨는 "만약 우리가 일과시간을 마치고 건설현장에 더 남아 있으려고 한다면 쫓겨날 것입니다."고 주장했다.

임 씨는 2013년 9월 모스크바로 왔으며 3번째 임시직에 종사하고 있다고 한다.

같은 팀의 다른 노동자인 곽철수 씨는 "러시아 회사는 작업복, 기숙사 등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을 제공합니다. 우리는 기숙사에서 요리할 수 있습니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유시간에는 북한 최신 뉴스를 알기 위해 TV를 시청합니다. 또한 우리는 전통 민속 놀이, 체스를 즐기기도 합니다. 물론 우리에게도 향수병은 있습니다. 저는 12월 북한에서 우리 가족을 만날 것을 희망하고 있습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파견 북한 노동자들이 여가시간에 축구를 하고 있다. [출처: Sputnik Capture]

북한노동자들을 고용한 "모란스트로이 (Moran Stroi)" 산업개발회사의 사무총장 김일룡 씨는 직원들이 보통 러시아에서 1년을 보내고 고향에 갈 수 있는 1개월 휴가를 쓴다고 했다.

이 때 여행 경비는 북한의 해외건설총회에서 지불한다.

모스크바에 있는 북한 대사관에 따르면 북한 건설 노동자의 평균 급여는 월 15,000 루블 (230 달러)이라고 한다.

러시아인들의 평균임금만큼은 아니지만, 월 195 달러를 받는 우크라이나 등의 다른 노동자들보다는 많이 받는 수준이다.

김춘익 북한 대사관 비서관은 북한 노동자들 사이에 임금과 관련해서 불만은 없다고 밝혔다.

김 비서관은 때때로 노동자들이 벌금형을 받는 경우는 있다고 했다.

벌금은 월말에 지급되는 월급에서 공제되며 주로 안전 규정을 위반했을 때 받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김 비서관은 "노동 보호 규정은 러시아에서 매우 엄격합니다. 우리 근로자들은 건설 현장에서 더워서 헬멧을 벗었다는 이유 등으로 벌금을 받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기도 합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파견 북한 노동자들 사진.
북한 대사관 김춘익 3급 비서관은 서양언론이 왜 우리(북한 노동자들)에게 이렇게 관심이 많은지 이해를 할 수 없다면서, 그 이유를 나에게 묻지 말고 그 기자들에게 직접 물어봐야 할 것이라고 스푸트니크에게 말했다. [출처: Sputnik Capture]

김 비서관은 북한 노동자들이 주로 숙련도가 높고 직업윤리가 뛰어나 러시아 건설업자들이 좋아한다고 밝혔다.

그는 "단지(Complex) 건설사업에 실력과 단련도는 노동자들이 가져야 할 주요 전문적 자질입니다. 러시아 회사들은 북한 노동자들이 세계에서 가장 단련된 노동자들이라는 것을 압니다"고 주장했다.

앞서 소개된 임명철 씨는 북한 노동자들 역시 러시아 회사에서 새로운 경험을 얻기를 희망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일하는 동안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북한에서는 일반적으로 모놀리스(큰 돌)식 콘크리트 주택을 짓지만, 러시아에서는 모놀리스 건축을 따라 직렬로 많은 벽돌을 쌓습니다. 제 생각에 이런 방식이 러시아 건축기술이라고 볼 수 있는데, 우리는 여기서 그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러시아 파견 북한 노동자들 [출처: Sputnik Capture]

임 씨는 노동조건에 대단히 만족하고 있는데 왜 서방 국가들이 이를 비판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저는 그곳(서방 국가들)에는 가고 싶지 않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사람들은 내게 더 이상 '외국'이 아닙니다. 그들과 의사소통하는 것이 더 쉬운데, 그것은 아마 그 나라들이 우리나라와 오랜 기간 우호관계를 맺어왔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예를 들어 미국인을 볼 때, 저는 그들을 진짜 '외국인'이라고 느낍니다. 러시아인들은 매우 개방적이고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한편 비슷한 시기인 2016년 12월 KBS 특별취재팀이 보도한 내용은 '하루 12시간에서 최대 20시간까지 중노동', '한 달에 손에 쥘 수 있는 노동의 대가는 50달러, 우리 돈 6만 원 정도에 불과' 등으로 북한 노동자들이 '노예 노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KBS보도의 경우 북한 노동자들의 모습을 영상으로 담긴 했지만 직접 인터뷰하지 않았으며 과거 해외 파견 노동을 했다는 탈북자들의 인터뷰만 했을 뿐이다.

이에 본지는 KBS 강나루 기자에게 공식메일을 통해 현지 인터뷰 여부 및 그 내용을 의뢰했지만 현재까지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이다.

한편 러시아 파견 북한 노동자 인권에 문제가 있다면 이는 북한 노동자를 고용한 러시아 기업, 그리고 이름 관리·감독해야 하는 러시아 당국의 문제로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러시아가 인권유린국으로 지목될 수 있어 자칫 한-러시아 간 외교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인권 문제는 민감하니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혜민 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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