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2017년 신년사 분석]④조기대선 결과에 따라 남북관계 급변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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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2017년 1월 1일 신년사를 발표했다.

신년사는 북한의 한 해 구상을 구체적으로 밝힌 중요 문서다.

NK투데이는 신년사를 분야별로 집중 분석한 기획기사를 준비하였다.

신년사 전문은 아래 링크를 통해 볼 수 있다.

연합뉴스
통일뉴스

북한 신년사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은 아무래도 대남, 대외정책이다.

신년사는 먼저 지난해 남북관계에 대해 "조선노동당 제7차대회에서 민족의 통일염원과 시대의 요구를 반영하여 주체적인 조국통일노선과 방침을 제시하고 그 실현을 위하여 적극 투쟁"하였지만 박근혜 정부가 "애국애족적 호소와 성의 있는 제의를 외면하고 반공화국제재압박과 북침전쟁소동에 매달리면서 북남관계를 최악의 국면에 몰아넣었"다고 평가했다.

노동당 7차 대회에서 밝힌 통일노선은 다음 기사에 자세히 분석했다.

[관련기사][당대회분석]⑫'통일로 세계적 강대국 건설' 주장

한국 대선 일정에 주목한 북한

신년사에서 언급한 '호소'와 '제의'는 7차 당대회 이후 북한이 제기한 남북군사당국회담과 전 민족적 통일대회합을 뜻한다.

이런 제안들에 대해 박근혜 정부는 비핵화를 먼저 해야 한다면서 거절했다.

북한은 자신들이 먼저 대화를 제기했지만 박근혜 정부가 거절했기 때문에 남북관계 악화의 책임이 박근혜 정부에게 있다고 평가하는 것이다.

한편 신년사는 지금까지 계속되는 박근혜 퇴진 촛불시위를 언급하며 "파쇼독재와 반인민적 정책, 사대매국과 동족대결을 일삼아온 보수 당국에 대한 쌓이고 쌓인 원한과 분노의 폭발"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신년사에서 한국 내부의 문제를 언급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인데 이는 한국 국민들도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을 반대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신년사는 올해가 7.4남북공동성명 발표 45주년이며, 10.4선언 발표 10주년이 되는 해라고 강조하며 "올해에 우리는 온 민족이 힘을 합쳐 자주통일의 대통로를 열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북관계와 관련 있는 기념일 가운데 5, 10년 주기로 되는 두 기념일을 지목했다고 평이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한국 정치일정과 관련해 중요한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현재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에서 탄핵을 당해 헌법재판소의 결정만 남겨둔 상태며 결국 탄핵이 확정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빠르면 봄, 늦어도 초여름에는 조기대선을 치를 것으로 보이며 만약 남북관계에 전향적인 정부가 들어선다면 남북관계가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

북한은 정권교체를 통해 남북관계 발전에 의지를 가진 정부가 들어설 경우 7.4공동성명 기념일이나 10.4선언 기념일을 계기로 획기적 제안을 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신년사는 남북관계와 관련해 세 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첫째는 남북관계 개선과 군사적 충돌, 전쟁위험을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 대책을 세우자는 것이다.

신년사는 "파국상태에 처한 현 북남관계를 수수방관한다면 그 어느 정치인도 민족 앞에 지닌 자기의 책임과 역할을 다한다고 말할 수 없으며 민심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고 했는데 이는 대선 주자들을 염두에 둔 내용으로 보인다.

대선에서 지지를 받으려면 남북관계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신년사는 한국 정부에 대해 비방중상 중지, 제도전복과 체제변화를 노린 반북모략과 적대행위 중지를 요구했다.

또 북한의 군사행동에 대해 '자위적' 행동이라면서 이를 두고 정세를 격화시키지 말고 군사적 충돌 방지를 위한 "진지한 노력"에 화답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남북군사당국회담 제의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또 한국 정부에 대해 무력증강과 전쟁연습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대화를 통한 군사적 긴장 해소는 북한이 신년사마다 반복하는 내용이며 최근 몇 년 동안 남북관계와 관련한 과제에서 항상 첫 번째 자리를 차지하는 주제였다.

그만큼 북한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상태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올해는 한국의 조기대선이라는 예년과 다른 지점이 존재한다.

이와 관련해 작년 10월 4일 국민의당 최경환 의원이 폭로한 내용이 주목된다.

당시 최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군의날 기념사를 통해 '대북 선전포고'를 했고, 다음 수순은 북한을 계속 자극해 도발을 유도하는 것이며, 북한이 도발하면 전쟁을 하려고 한다면서 "계획대로 하면 내년(2017년) 상반기까지는 반드시 남북 간에 전쟁에 준하는 큰 군사적 충돌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하나의 주장일 뿐이지만 북한 입장에서는 현역 국회의원의 발언인데다, 현재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몰려있어 극단적 돌파구를 선택할지도 모른다고 판단할 수 있다.

박근혜 실명 언급의 의미는?

신년사가 제시한 두 번째 과제는 "온 민족이 뜻과 힘을 합쳐 거족적 통일운동의 전성기를 열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민족공동의 위업인 조국통일에 모든 것을 복종시키는 원칙에서 연대연합하고 단결"하며 "전 민족적 범위에서 통일운동을 활성화"할 것 ▲"사상과 제도, 지역과 이념, 계급과 계층의 차이를 초월하여 활발히 접촉하고 왕래하며 남북당국을 포함하여 각 정당, 단체들과 해내외의 각계각층 동포들이 참가하는 전 민족적인 통일대회합을 실현"할 것 등을 제시했다.

여기서 전 민족적인 통일대회합은 지난 해 북한의 정부, 정당, 단체가 제안한 대회로 한국 정부의 불허로 열리지 못했다.

신년사에 다시 언급한 것으로 보아 북한은 이 대회를 올해에도 계속 추진할 계획인 듯하다.

한편 "우리는 민족의 근본이익을 중시하고 남북관계의 개선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와도 기꺼이 손잡고 나아갈 것"이라고 하였는데 물론 전에도 종종 등장한 표현이지만 조기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볼 때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든 "민족의 근본이익을 중시하고 남북관계의 개선을" 바란다면 대화와 협력을 할 용의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신년사가 제시한 세 번째 과제는 "민족의 통일지향에 역행하는 내외 반통일세력의 도전을 짓부"시자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남조선을 타고앉아 아시아태평양 지배전략을 실현하려는 미국을 비롯한 외세의 침략과 간섭책동을 끝장내며 진정한 민족의 주적도 가려보지 못하고 동족대결에서 살길을 찾는 박근혜와 같은 반통일 사대매국세력의 준동을 분쇄"하자고 하였다.

북한이 신년사에서 대통령 실명을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데 박근혜 정부와는 더 이상 대화할 여지가 없다고 확신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신년사는 주변국에 대한 제안도 하였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설 미국에 대해서는 "남조선의 반통일세력을 동족대결과 전쟁에로 부추기는 민족 이간술책에 더 이상 매달리지 말아야 하며 시대착오적인 대조선적대시정책을 철회할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자. ⓒMichael Vadon

트럼프 당선자. ⓒMichael Vadon

미국의 새 행정부가 대북적대정책을 철회한다면 북미관계에 변화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또 "자주와 정의를 귀중히 여기는 국제사회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가로막는 미국과 추종세력들의 방해책동을 반대"해야 하며 "주변나라들이 우리 민족의 통일지향과 노력에 도움이 되는 유익한 일"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핵개발 선언인가 협상 제안인가

신년사는 남북관계 다음으로 대외정책에 대해서 간략히 언급했다.

먼저 지난 해 대외관계에 대해 "제국주의 반동세력의 정치군사적 압력과 제재책동이 극도에 달하였지만 우리 군대와 인민의 필승의 신념을 꺾지 못하였으며 주체조선의 도도한 혁명적 전진을 가로막을 수 없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핵위협과 공갈이 계속되는 한 그리고 우리의 문전 앞에서 연례적이라는 감투를 쓴 전쟁연습소동을 걷어치우지 않는 한 핵무력을 중추로 하는 자위적 국방력과 선제공격능력을 계속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부분은 북한이 핵개발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선언으로 해석되며 국내에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북한이 핵개발이나 선제공격능력에 대해 새롭게 얘기한 게 아니기 때문에 새삼 논란이 될 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전제조건이 중요한데 핵위협과 한미연합훈련 두 가지를 중단한다면 핵개발과 선제공격능력을 '강화'하지 않겠다, 즉 동결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우리의 문전"이라는 표현을 통해 한미연합훈련을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하지 않기만 해도 협상의 여지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이 부분은 북한이 미국에게 새로운 협상 제안을 한 것이며 공은 미국의 새 행정부에게 넘어갔다.

신년사는 "앞으로도 자주, 평화, 친선의 대외정책 이념에 충실할 것이며 자주성을 옹호하는 나라들과 선린우호, 친선협조관계를 확대발전시키고 진정한 국제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할 것"이라는 일반적 대외 노선도 밝혔다.

비난 회피인가 간부 독려인가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 마지막 결론 부분에서 "언제나 늘 마음뿐이었고 능력이 따라서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자책 속에 지난 한해를 보냈는데 올해에는 더욱 분발하고 전심전력하여 인민을 위해 더 많은 일을 찾아할 결심을 가다듬게 됩니다"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신년사에서 자신을 '비판'한 것이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1월 2일 브리핑에서 "성과 부진에 대한 비난을 완화"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런 분석은 신년사에서 "수많은 공장, 기업소들과 협동농장들이 최고생산년도 수준을 돌파"했다고 평가한 것과 모순된다.

실제로 여러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에 본사를 둔 'NK뉴스'는 2016년 12월 23일자 보도 '북한 경제, 이해할 순 없지만 안정적으로 성장중'을 통해 북한 경제가 확실히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 보도에서 이유진 KDB 연구원은 "김정은 시대에 경공업은 분명 발전했다"면서 "(경공업) 제품의 양과 질 모두가 성장"했다고 지적했다.

또 벤자민 실버스타인 'NK경제관측'(NK Econwatch) 공동 편집자는 "과거보다 식품과 통화에 있어 높은 수준의 안정성을 보였다"고 했다.

미국의소리(VOA)도 2016년 7월 11일자 보도 '북한 물가·환율 3년 이상 안정세… 90년대 이후 처음'을 통해 북한 장마당의 쌀값이 3년 이상 큰 변동이 없어 이례적이라고 분석했다.

물가와 환율이 이처럼 장기간 안정된 현상은 선진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일이며 심지어 지난 해 3월 유엔 대북제재가 시작된 후에도 변화가 없었다고 한다.

농업, 경공업 등 북한이 강조하는 '인민생활향상' 부문에서 성과가 높음을 알 수 있다.

주민들의 체감 경제가 성장하는 상황에서 통일부 식의 해석은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오히려 간부들의 역할을 높이자는 신년사 전반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최고지도자인 자신부터 더 노력할 테니 간부들도 더 열심히 하라는 당부로 해석하는 게 자연스럽다.

이는 자신을 '책망'한 표현의 앞뒤로 "세상에서 제일 좋은 우리 인민을 어떻게 하면 신성히 더 높이 떠받들 수 있겠는가 하는 근심"이라는 표현과 "전체 인민이 앞날을 락관하며 '세상에 부럼없어라'의 노래를 부르던 시대가 지나간 역사속의 순간이 아닌 오늘의 현실이 되도록 하기 위하여 헌신분투할 것이며 티 없이 맑고 깨끗한 마음으로 우리 인민을 충직하게 받들어나가는 인민의 참된 충복, 충실한 심부름꾼이 될 것을 새해의 이 아침에 엄숙히 맹약"한다는 표현, "전당에 인민을 위해 멸사복무하는 혁명적 당풍을 세우기 위해 드세게 투쟁"하겠다는 다짐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문경환 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북한 2017년 신년사 분석]
①ICBM 시험발사 준비 공개
②화학공업 강화로 자립경제를
③초급당 역할을 높여 과제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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