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Print Friendly, PDF & Email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한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은 이 사건을 어떻게 보도하고 있을까?

국내 언론들이 매일같이 북한 뉴스를 다루는 것에 반해 북한 언론들은 큰 이슈나 남북관계와 관련된 소식이 아니면 한국 뉴스를 잘 다루지 않는다.

그러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같은 메가톤급 뉴스는 북한 언론들도 다루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공식 입장이라고 볼 수 있는 노동신문에 '최순실'이 등장한 것은 10월 6일이다.

'도적왕초를 고발하는 특대형부정부패사건'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은 최순실을 "오래전에 박근혜와 부정한 관계를 가지었으며 역도의 정치적 후견인 노릇을 한 목사 최태민의 딸이며 아무런 공직도 없으면서 청와대 안방주인을 등대고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여 온 남조선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정윤회의 전처"라고 소개했다.

24일에는 '보수세력의 재집권은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순실 사건을 두고 "인민들이 죽든 살든 아랑곳없이 부귀향락과 돈벌이에 미쳐 돌아가는 괴뢰보수패당의 반역적 정체를 그대로 폭로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노동신문은 국내외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내용에 대해 상세히 보도하는 한편 박근혜 대통령 탄핵, 퇴진을 요구하는 각계각층 국민과 정당, 인사들의 발언과 투쟁들을 연일 자세히 소개하였다.

지난 11월 5일 광화문에서 열린 촛불집회. ⓒNK투데이

지난 11월 5일 광화문에서 열린 촛불집회. ⓒNK투데이

중고등학생들도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촛불집회에 대거 참여하였다. ⓒNK투데이

중고등학생들도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촛불집회에 대거 참여하였다. ⓒNK투데이

또 개헌 주장에 대해서는 "우병우 사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사건, 최순실 국정농락사건 등 특대형 부정추문사건들이 연이어 터져 나와 사회전반이 아비규환의 대수라장"이 되자 개헌으로 이를 덮으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10월 31일에는 논평원 명의로 '특대형 정치추문사건을 통해 드러난 박근혜 정권의 추악한 실상을 평한다'는 장문의 논평을 발표했다.

이 논평은 국내외 언론 보도만 소개하던 형태를 넘어 북한이 이번 사건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자세히 소개하고 있어 주목된다.

논평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현대사회에서는 도저히 찾아보기 어려운 가장 기형적이고 가장 비정상적이며 가장 우매한 박근혜 정권의 실체에 대한 명백한 논증"이라고 조롱하면서 최순실의 아버지 최태민이 일제강점기 순사로 복무한 친일파라는 점부터 시작해, 박근혜 대통령과 최태민 사이에 아들이 있어 지금도 일본에 살고 있다는 설, 최순실이 박근혜 대통령을 장악하기 위해 남편을 섬겨 바쳤다는 설 등을 세세히 소개하며 한국을 원시종교가 지배하는 '무당통치국'이라고 비꼬았다.

또, 우병우 수석이 온갖 부정비리사건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지키는 이유가 최순실의 '파견원'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하였으며, 대북심리전 방송 재개, 개성공단 전면중단, 통일대박, 드레스텐 선언, 북한 붕괴론 같은 대북정책도 모두 최순실 작품이며 이 때문에 한반도 정세가 최악의 국면에 빠졌다고 개탄했다.

또, 최순실이 대통령을 이용해 각종 부정축재를 저질러 '1등 갑부'가 되었고 외국에 14개나 되는 유령회사를 세워 그 나라 검찰의 조사 대상으로 지목됐다는 사실과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통령의 부정부패를 감싸고 동조했으며 최순실 특검 추진으로 살 길을 찾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논평은 끝으로 2000년대 들어 6.15남북공동선언의 영향으로 반미, 통일 열기가 고조되자 '친미보수세력'이 약화되고 이에 미국의 '조종' 아래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을 이용해 박근혜 대통령을 당선시켰지만 대통령직을 유지할 실력이 없어 오늘의 사태가 발생했다며 이는 "친미보수세력의 총체적 붕괴"를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북한이 처음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단순한 한국 내 대규모 권력형 비리 사건으로 보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국내 정치구도의 변화, 미국의 한반도 정책, 남북관계 등과 연결 지어 해석한 지점이 주목된다.

문경환 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