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회분석]⑨CNC를 넘어 FMS로:경제발전 5개년 전략

Print Friendly, PDF & Email

36년 만에 열린 노동당 제7차 대회가 3박 4일의 일정으로 진행되었다.

북한은 노동당이 국가와 사회 전반을 이끄는 사회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당대회의 결과는 향후 북한이 나아갈 방향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이에 NK투데이는 제7차 당대회의 내용이 담긴 '중앙위원회 사업총화보고'를 중심으로 당대회 결과를 집중 분석하는 연재를 기획하였다.

 

사업총화보고는 '경제강국 건설'을 위한 전략적 노선의 원칙들을 제시한 다음 당면한 과제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제시했다.

보고는 '경제강국 건설'을 위해서는 단계별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에 2016~2020년 기간의 경제 전략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5개년 계획'이라고 하지 않고 '5개년 전략'이라고 한 것은 큰 틀의 전략 밑에 단계별 세부 계획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북한은 제7차 당대회를 마친 후 5월 26~28일에 평양에서 당, 국가, 경제, 무력기관 연석회의를 열고 단계별, 부문별 계획들을 토론했다.

[관련기사: 북,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수행을 위한 200일 전투 선포]

보고는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목표로 ▲인민경제 전반 활성화 ▲경제 부문 사이 균형 보장 ▲경제 지속적 발전 토대 마련 등을 꼽았다.

또 5개년 전략의 큰 방향으로 ▲경제건설-핵무력건설 병진노선 고수 ▲에너지문제 해결 ▲인민경제 선행부문, 기초공업부문 정상화 ▲농업, 경공업생산 증대로 인민생활 결정적 향상 등을 제시했다.

보고에는 5개년 전략의 구체적 목표가 제시되지는 않았지만 부문별 과제들은 자세히 나왔다.

부문은 크게 ▲전력부문 ▲석탄공업·금속공업·철도운수부문 ▲기계공업, 화학공업, 건설부문과 건재공업부문 ▲농업과 수산업, 경공업부문 ▲국토관리사업 ▲대외경제관계로 나눠볼 수 있다.

① 전력부문

전력산업은 4대 선행부문의 하나지만 별도로 설명해 특별히 강조했다.

보고는 "전력문제를 푸는 것은 5개년전략수행의 선결조건이며 경제발전과 인민생활향상의 중심고리"라며 "국가적인 힘을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 내용은 아래 표와 같다.

ⓒNK투데이

ⓒNK투데이

② 석탄공업·금속공업·철도운수부문

전력 다음으로 나머지 선행부문인 석탄공업과 금속공업, 철도운수부문이 나오며 구체적 내용은 아래 표와 같다.

ⓒNK투데이

ⓒNK투데이

③ 기계공업, 화학공업, 건설부문과 건재공업부문

다음으로 기계공업, 화학공업, 건설부문과 건재공업부문이 나오며 구체적 내용은 아래 표와 같다.

ⓒNK투데이

ⓒNK투데이

의외로 2000년대 후반 북한이 강조했던 CNC(컴퓨터수치제어)는 등장하지 않는데 대신 CNC를 이용한 유연생산세포(FMC)가 등장했다.

CNC 생산은 더 강조할 필요가 없고 이제는 CNC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인 것으로 보인다.

표에 나오는 주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유연생산세포(FMC): 흔히 유연생산셀이라고 부르며 두세 개의 CNC와 자동 운반·보관 시스템, 컴퓨터 제어 시스템으로 구성된 무인제조 시스템이다. 한 개의 CNC로 구성되면 단일기계셀(SMC), 네 대 이상의 CNC와 분산 컴퓨터 제어 시스템을 이용하면 유연생산시스템(FMS)라 부른다. 생산일정과 제품변화에 따라 작업을 빠르게 조정할 수 있어 수요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할 수 있게 하며 재고 문제도 해결해주기 때문에 다품종소량생산에 적합한 시스템이다.

FMC의 예. [출처: 인터넷]

FMC의 예. [출처: 인터넷]

*계열생산공정: 흔히 연속생산시스템이라 부르며 여러 공정을 나눠서 하지 않고 하나의 흐름으로 만들어 중단 없이 일정한 생산 속도로 대량 생산하는 체계다.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소품종대량생산에 적합한 시스템이다.

*주체비료: 석유를 원료로 하는 나프타가스화공법을 이용하지 않고 석탄을 원료로 한 석탄가스화공법을 이용해 생산하는 비료. 수입에 의존하지 않고 북한에 풍부한 무연탄을 이용하기 때문에 주체비료라는 이름이 붙었다.

*비날론: 합성섬유의 하나로 북한에 풍부한 석탄과 석회석을 원료로 한다.

*촉매: 화학반응을 빠르게 하면서도 소모되거나 변화되지 않는 물질로 화학공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석탄가스화: 무연탄과 산소를 이용해 합성가스를 생산하는 작업. 석유화학공업을 대신해 북한 화학공업의 출발이 된다.

*탄소하나화학공업: 분자량이 높은 석유를 짧게 끊어 필요한 화학물질을 얻는 석유화학과 달리 석탄 지하가스화를 이용해 수소와 일산화탄소를 만들고 이를 합성해가며 필요한 화학물질을 얻는 화학공업. 기존 석탄화학공업에 비해 카바이드 생산 단계를 거치지 않고 주체비료나 비날론을 만들 수 있어 전력 소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가 심해지면서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분야가 됐다.

*석탄건류공정: 석탄을 밀폐시켜 산소를 차단하고 고온으로 가열해 열분해시키는 공정. 석탄가스를 비롯해 다양한 화학물질을 생산할 수 있다.

*회망초: 황산나트륨, 황산칼슘, 석고, 진흙 따위로 구성된 광물. 시멘트, 탄산소다(탄산나트륨)의 원료.

*건식공법: 건축에서 마감공사를 할 때 모르타르를 이용(습식공법)하지 않고 철물 등을 이용해 외벽을 붙이는 등의 방식. 고층건물에 유리하며 공사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근 고층건물을 많이 건설하고 건축에서도 '속도전'을 강조하는 북한이 선호할만한 공법이다.

*제로에너지와 탄소제로: 제로에너지는 에너지 소비량과 생산량이 같아 결과적으로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는 건물을 말하며, 탄소제로는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여 궁극적으로 이산화탄소를 전혀 발생시키지 않는 건물을 말한다. 종합하면 냉난방 효율을 높이고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하는 건물을 뜻한다.

*인텔리전트 빌딩(지능건축): 수도, 전기, 가전제품, 각종 설비 가동을 컴퓨터로 관리하는 건물.

④ 농업과 수산업, 경공업부문

다음으로 농업과 수산업, 경공업부문이 나온다.

지난해 신년사에서 농산·축산·수산을 3대 축으로 해서 먹는 문제를 해결하자고 했는데 이번 사업총화보고에서는 농산과 축산을 하나로 묶어서 제시했다.

하지만 지난 6월 29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4차 회의에서 박봉주 대의원(총리)이 보고한 '조선노동당이 제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철저히 수행할 데 대하여'에서는 여전히 농산·축산·수산을 3대 축으로 제시해 단순한 표현상의 차이로 보인다.

구체적 내용은 아래 표와 같다.

ⓒNK투데이

ⓒNK투데이

표에 나오는 주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적지적작: 지대 특성과 기후조건에 맞게 작물과 품종을 배치하는 것.

*비배관리: 거름을 잘 뿌려 토지를 걸게 하는 작업. 작물에 따라 언제 어떤 거름을 얼마나 주느냐가 관건이다.

*고리형 순환생산체계: 한국에서는 보통 자원순환농업이라고 하며 가축분뇨를 비료로 만들어 농업에 활용하고, 이렇게 나온 농작물이나 부산물로 사료를 만들어 축산업에 활용하는 식이다. 또 비료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연료로 사용하기도 한다. 농업과 축산업의 결합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으며 유기농도 가능해진다. 북한에서는 고리형 순환생산체계에 양어를 결합하는 경우도 있다.

고리형 순환생산체계 개념도. [출처: 지역재단]

고리형 순환생산체계 개념도. [출처: 지역재단]

*창성연석회의 정신: 1962년 8월 7~8일 당시 북한에서 가장 못 사는 지역 중 하나였던 평안북도 창성군에서 열린 지방당 및 경제일꾼 연석회의의 정신. 기본 내용은 "군의 역할을 높여 지방공업과 농촌경리를 발전시키고, 살림살이를 자체의 힘으로 꾸려 인민생활을 향상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 회의에서 김일성 주석이 연설을 통해 "산을 낀 곳에서는 산을 뜯어먹고, 바다를 낀 곳에서는 바다를 뜯어 먹으라"는 속담을 들며 지역 특색에 맞게 경제개발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⑤ 국토관리사업, 대외경제관계

다음으로 국토관리사업이 나온다.

보고는 ▲산림복구전투를 연차별 계획대로 시행해 황금산, 보물산을 만들 것 ▲양묘장을 실리 있게 꾸려 나무모생산을 앞세우며 나무심기와 비배관리를 과학적으로 할 것 ▲환경보호사업을 개선해 자원을 보호증식하며 환경오염을 막을 것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끝으로 대외경제관계가 나온다.

보고는 대외경제관계를 확대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신용을 지킬 것 ▲일변도를 없앨 것 ▲가공품수출과 기술무역, 서비스무역의 비중을 높이는 방향에서 무역구조를 개선할 것 ▲합영, 합작을 주체적 입장에서 조직해 선진기술을 도입하고 경제를 발전시킬 것 ▲경제개발구들에 유리한 투자환경과 조건을 보장해 활성화할 것 ▲관광을 활발히 조직할 것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여기서 합영이란 공동 출자, 공동 경영, 지분에 따른 분배를 하는 투자 형태를 말하며 합작이란 공동 출자하고 계약에 따라 분배하지만 경영 및 생산은 북한이 담당하는 투자 형태를 말한다.

코트라(KOTRA)가 발표한 '2015년도 북한 대외무역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대외무역규모는 62.5억 달러며 이 가운데 수출이 27억 달러로 최대 수출 품목은 40.2%를 차지하는 석탄, 갈탄 등 광물성 고형 연료다.

북한은 지하자원을 그대로 수출하는 지금의 방식에서 벗어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높은 기술력, 제품생산력은 물론 해외시장 동향에 민감해야 하며 대외 신용도를 높여야 하는 과제가 나선다.

경제개발구의 경우 사회간접자본(SOC)이 열악하다는 점이 문제로 꼽히기 때문에 외자유치를 위해 유리한 투자환경과 조건을 보장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내각중심제와 사회주의 기업책임관리제

사업총화보고는 당면 과제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제시한 데 이어 '경제강국 건설'을 위한 두 가지 방도로 내각중심제와 사회주의 기업책임관리제 두 가지를 제시했다.

첫 번째 방도는 "경제사업에 대한 국가의 통일적지도와 전략적 관리"를 위해 내각중심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에서 경제 부문을 담당한 국가 기관은 내각이다.

보고는 내각에 ▲요령주의, 형식주의, 패배주의와 결별할 것 ▲국가경제발전전략과 단계별 계획을 현실성 있게 세울 것 ▲계획 집행을 위한 경제조직사업을 빈틈없이, 완강하게 진행할 것 ▲중심고리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경제 전반을 활성화할 것 등을 요구했다.

또 다른 단위들에 "내각책임제, 내각중심제의 요구대로 나라의 전반적 경제사업을 내각에 집중시키고 모든 경제부문과 단위들이 내각의 통일적인 작전과 지휘에 따라 움직이는 규율과 질서를 엄격히" 세울 것을 요구했다.

경제 부문을 내각에 집중시켜야 한다는 요구는 1990년대 말부터 나왔다.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을 극복하기 위해 '선군정치'를 전면화하는 과정에서 인민군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는데 '고난의 행군'이 일단락되면서 다시 내각 중심의 경제 질서를 세우려고 한 것이다.

특히 김정은 시대 들어 당과 군의 경제 사업과 기관들이 내각으로 대폭 이관되었고 내각 총리가 독자적으로 경제 현장에 '현지요해'를 다니는 게 노동신문에 게재되기 시작했다.

내각에 경제의 전권을 주는 과정이 20여 년째 지속되고 있는 셈인데 최근 '사회주의 기업책임관리제'를 통해 기업의 독자성을 보장하는 추세다보니 내각의 지휘를 잘 따를 것을 더욱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방도는 "주체사상을 구현한 우리 식 경제관리방법"으로서 '사회주의 기업책임관리제'를 확립하는 것이다.

보고는 공장·기업소·협동단체들이 사회주의 기업책임관리제에 따라 경영전략을 잘 세우고 기업 활동을 주동적으로, 창발적으로 해야 하며 국가도 기업체에 부여된 경영권을 원활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조건을 충분히 보장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주의 기업책임관리제란 기업체들이 "국가의 통일적인 지도 밑에 자기에게 부여된 경영권을 행사하여 온갖 예비와 가능성을 남김없이 탐구동원하고 근로자들의 정신력을 발동하여 맡겨진 국가과제를 무조건 수행하여야 하며 국가의 경제발전전략에 기초하여 자기 실정에 맞는 경영전략, 기업전략을 세워 생산을 적극 늘리고 기업을 확대발전"시키는 것이다. (2014년 12월 8일 통일뉴스 기고문 "'5.30 문건'과 '사회주의 기업책임관리제' 참조)

방도를 표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NK투데이

ⓒNK투데이

한편 위에서 언급한 박봉주 총리의 보고는 기본적으로 당대회 사업총화보고 내용을 토대로 재언급하는 수준이지만 ▲볏짚 펄프, 갈대 펄프를 이용한 종이 생산 확대 ▲지하초염수를 이용한 소금생산공정의 완성 ▲'자력'호 계열 화물선 등 여러 국산 화물선 생산 ▲세포지구 축산기지 정상운영 ▲80마력 트랙터와 115마력 디젤화물차 생산공정 확립 ▲다기능·다목적·지능화된 측정설비 생산 등 추가된 내용도 있었다.

문경환 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기획연재]당대회분석 목차
①7차 당대회의 의의
②'개혁개방'은 없었다: 전체 체계
③비장한 분위기의 '경과보고': 36년 평가-경과보고
④강성대국에서 강성국가로 바뀐 이유: 36년 평가-성과
⑤북한은 왜 '영도'와 '계승' 문제를 강조하는가: 36년 평가-성과요인
⑥'자강력 제일주의'를 전략노선으로 확정: 목표1-'온 사회의 김일성-김정일주의화'

⑦모든 사람을 이공계 대학 졸업자 수준으로: 목표2-'과학기술강국건설'
⑧'경제강국 건설' 전략노선 3가지 원칙: 목표3(1)-'경제강국건설' 
⑨CNC를 넘어 FMS로:경제발전 5개년 전략: 목표3(2)-'인민경제발전전략'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