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화성-10' 미사일을 발사한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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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3일 지대지 중장거리 전략탄도로케트 '화성-10'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출처: 인터넷]

[출처: 인터넷]

'화성-10'은 국내에서 '무수단 미사일'이라 부르는 미사일로 2007년 4월 25일 인민군 창건일 열병식에 처음 등장했다.

특이한 '고각발사' 시험

북한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 시험발사는 "탄도로케트의 최대사거리를 모의하여 고각발사체제로 진행"해 최대고도 1413.6km, 수평비행 400km를 날아 "예정된 목표수역에 정확히" 떨어졌다고 한다.

최대고도를 군당국이 발표한 1000km보다 400여 km 높게 발표한 셈이다.

'고각발사'란 발사각을 90도 가까이 맞춰 사거리를 줄이는 대신 높이 올라가도록 미사일을 발사하는 로프티드(over-lofted)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탄도미사일은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초반에는 수직으로 발사해 최대한 빨리 대기권을 벗어난 다음 45도 정도로 비스듬히 방향을 바꿔 날아간다.

또 북한은 이번 시험발사를 통해 "핵공격능력을 강화"했다고 밝혀 '화성-10'이 핵미사일임을 드러냈다.

북한의 발표에 대해 국내 언론들은 다양한 분석을 내놓았다.

국내외 보도를 종합하면 이번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해 다섯 가지 중요 지점을 확인할 수 있다.

첫째, 왜 북한은 다섯 번의 실패 끝에 성공했는가.

북한은 "수차례나 실패를 거듭하면서 완성"했다고 표현해 지난 4월 15일부터 시작된 5번의 발사가 군당국의 발표대로 실패였음을 시사했다.

SBS는 24일자 보도에서 "(고각발사가) 그 어떤 나라도 해보지 않은 정상적이지 않고, 기술적으로도 위험하기 짝이 없는 특수한 방식이라 여러 차례의 실패를 감수한 것으로 분석"했다.

고각발사의 경우 자칫 엉뚱한 곳으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안전을 위해 미사일에 약간의 이상만 발생해도 자폭을 시켰을 가능성도 있다.

둘째, 왜 북한은 고각발사를 했는가.

북한은 "주변국가의 안전에 사소한 영향도 주지 않고 성과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화성-10' 미사일의 사거리를 3천~4천 km로 추정하는데 만약 정상적으로 시험했다면 일본 열도를 넘어 태평양에 떨어졌을 것이다.

즉, 주변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기 위해 동해상에 미사일이 떨어지도록 고각발사를 한 것이다.

제프리 루이스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CNS)' 동아시아담당 국장도 22일 '미국의 소리(VOA)' 인터뷰에서 일본 영공에 들어가는 것을 피하기 위해 고의로 미사일을 거의 직각으로 쏘아 올렸으며 "정상 각도로 발사했다면 충분히 사정거리인 4천 km를 비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효과

그런데 고각발사를 통해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재진입 시험이라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었다.

북한은 "재돌입구간에서의 전투부 열견딤특성과 비행안정성도 검증"했다고 발표했다.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공기와 마찰로 발생하는 고온을 견디면서 궤적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하는 기술까지 확인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은 1000~1500km까지 올라갔다가 대기권에 재진입한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이 최대고도 1413.6km까지 올라갔으므로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 시험을 겸한 꼴이 되었다.

지금까지 한미일 군당국은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해왔다.

중장거리 미사일을 시험발사하면서 동시에 대륙간탄도미사일 능력까지 보여준 게 세 번째 중요 지점이다.

네 번째로 이번에 확인된 북한의 미사일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북한은 "체계를 현대화한 우리 식 탄도로케트의 비행동력학적 특성과 안정성 및 조종성, 새로 설계된 구조와 동력계통에 대한 기술적 특성이 확증"됐다고 발표했다.

'화성-10'이 신형 미사일이라는 말인데 북한으로서는 일단 공식적으로 처음 중거리미사일 보유가 확인된 셈이다.

조선일보는 24일 보도에서 군 소식통을 빌려 "북한이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비정상적인 고각 발사에 따른 리스크(위험)를 감수하고 성과를 거둔 것이 놀랍다"고 평가했다.

또한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에도 급진전을 이룰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SBS는 23일 보도에서 "엔진 성능 면에서 기술적 진전이 있었다"는 군당국의 평가를 전했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은 24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시험발사를 '성공'이라고 평가하면서 "기술적으로 상당한 안정성을 확보"했으며 명중률에서도 "많은 성능개량이 있었"다고 분석한 뒤, 북한이 '화성-10'을 이용해 전자기펄스(EMP) 공격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사드(THAAD:종말단계고고도지역방어)를 도입해도 막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전문가와 언론은 대체로 북한의 미사일 수준이 예상보다 높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무수단 미사일은 구소련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R-27을 도입해 복제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번에 발사한 '화성-10' 미사일을 자세히 보면 R-27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모양(마치 꽃잎을 편 듯한 모양)의 날개가 있어 북한의 독자 설계 부분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출처: 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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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왜 미사일을 쏘았나

끝으로 북한이 왜 지금 '화성-10' 미사일 시험발사를 했는지를 주목해야 한다.

시험발사를 참관한 김정은 제1위원장은 "태평양작전지대 안의 미국놈들을 전면적이고 현실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확실한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화성-10' 미사일은 미군 괌 기지를 목표로 한다고 본다.

북한에서 괌 기지까지 거리가 대략 3500km 정도 되기 때문이다.

괌 기지에는 유사시 한반도에 증원되는 B-2, B-52 전략폭격기가 있다.

따라서 북한은 유사시 미군 증원전력을 차단할 능력이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올해 초 미국 언론은 북한과 미국이 비공개 접촉을 통해 평화협정에 대한 논의를 했다고 보도했다.

또 5월 초에는 제임스 클래퍼 미 국가정보국장이 비공개로 방한해 한국의 고위관계자들을 만나 평화협정 체결에 대한 논의를 하고 갔다는 보도도 나왔다.

북미 사이에 평화협정을 둘러싼 물밑접촉의 정황이 드러난 상황에서 북한이 미국을 겨냥한 중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한 것이다.

이는 북한이 미국에게 자신들의 요구를 수용하라고 압박하는 것이 아닌가 예상해볼 수 있다.

동북아협력대화(NEACD)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은 23일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가 만든 핵은 다치지(건드리지) 말라,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끝나는 시점에 가서 볼 일이다"고 주장하면서 "조선 비핵화를 논의하는 그런 회담은 지금으로서는 우리가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 2월 23일 미국에서 열린 중-미 외교장관회담에서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북한이 비핵화 문제를 협상한다면 평화협정을 맺을 수 있다"고 제안한 것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밝힌 셈이다.

한편 북한 국방위원회 대변인은 20일 담화를 발표해 지난 17일 B-52 전략폭격기 편대가 괌에서 출발해 한국 상공에서 핵폭탄 투하연습을 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여전히 핵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북한은 비핵화 논의 없이 평화협정을 체결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미국의 입장 전환을 압박하는 차원에서 이번 미사일 시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국의 입장 변화가 없다면 이미 공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향후 미국이 어떤 태도를 취할지 주목된다.

 

문경환 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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