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도 '이적행위자'로 만들었던 북한 저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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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0일 미디어오늘이 보도한 '지상파-종편, 북한 조선중앙TV에 억대 저작권료 지불'이라는 뉴스가 화제가 되었다.

보도에 따르면 지상파와 종편 등 국내 9개 방송사들이 북한의 조선중앙TV와 지난 2006년 이후 계약을 맺고 연간 수백만 원에서 최대 3,000만 원의 방송 저작권료를 지불했다고 한다.

개성공단이 북한에게 핵개발 자금을 쥐어주는 행위라고 비난하던 언론들이 정작 자신들도 북한에 저작권료를 지불하게 된 상황이 알려지자 일부 누리꾼들은 풍자의 의미로 북한에 돈을 퍼주는 언론들도 '이적행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하기도 했다.

[출처: 미디어오늘 뉴스 캡쳐]

[출처: 미디어오늘 뉴스 캡쳐]

한국 언론을 곤란하게 만들었던 북한의 저작권 실태는 어떨까?

6월 5일 노동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저작권을 '과학과 기술, 문학, 예술분야에서 창조된 저작물 즉 인간의 사상 정신적 및 문화 정서적 요구를 충족시키는 지적 창조물들에 대한 저작자(저자 또는 창작가)의 권리'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저작권의 대상에는 과학논문, 소설, 시와 같은 저작물, 음악 저작물, 가극, 연극, 교예, 무용과 같은 무대예술 저작물, 영화, 텔레비전편집물 등 영상 저작물, 회화, 조각, 공예, 서예, 도안과 같은 미술 저작물, 사진 저작물, 지도, 도표, 도면, 약도, 모형과 같은 도형 저작물, 컴퓨터 프로그램 저작물 등이 속한다고 한다.

신문은 북한이 발표한 저작권법이 "저작물의 이용에서 제도와 질서를 엄격히 세워 저작권자들의 권리를 철저히 보호하고 창조적 열의를 불러일으켜 문화발전을 힘있게 추동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이를 통해 "세계적인 과학기술, 명작, 인재들이 더 많이 나올 수 있게 하는 방도"라고 밝혔다.

북한의 저작권 사업은 저작권법에 따라 내각이 총책임을 맡고 분야별로 출판지도기관과 문화지도기관, 과학기술지도기관이 저작권 사업을 한다.

저작권법에는 저작물을 창조한 당사자의 권리를 규정했는데, 저작권자는 발표권, 성명표시권, 동일성 유지권과 같은 인격적 권리뿐만 아니라 복제권, 공영권, 방송권, 전시권, 배포권, 개작권과 같은 재산적 권리도 보장한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법은 이외에도 저작물 이용자가 지켜야할 법적절차 및 의무와 저작물을 이용한 2차 창작물과 관련한 저작 인접권까지 규정했다고 한다.

북한이 저작권과 관련한 법규정을 논의한 것은 해방 직후부터라고 한다.

서강법학 제11권 제2호에 실린 최은석 교수의 '북한의 저작권법과 남한에서의 북한 저작물 이용 및 쟁점' 논문에 따르면 북한은 1948년 제헌헌법에서 '공민은 과학 또는 예술활동의 자유를 가진다. 저작권 및 발명권은 법적으로 보호한다'고 규정한 것을 시작으로 1972년 헌법, 1992년 헌법, 1998년 헌법에서도 저작권과 발명권은 법적으로 보호한다고 규정했다.

구체적으로 단독 법령이 나온 것은 2001년이고, 2006년에 한 차례 개정을 거쳤다.

북한의 저작권법을 보면 명시적으로 개인의 저작권을 인정하고 있으나 기관, 기업소, 단체에 소속된 공민이 직무수행으로 창작한 저작물의 경우 제28조 규정에 따라 해당 기관, 기업소, 단체가 우선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되어 있고, 북한의 특성상 창작행위가 개인이 아니라 집단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개인의 저작권이 인정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03년 2월 13일 통일뉴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1980년 산업재산권 보호를 위한 파리협약에 가입했고, 2003년에는 문학예술저작물의 보호를 위한 국제협약(베른협약)에 가입했다.

한국에서는 1990년대까지 북한 자료의 저작권을 따지지 않았지만,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교류가 많아지고, 북한에서 저작권법이 마련되면서 북한 저작물 이용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게 되었다.

그리고 2005년 3월 24일 한국의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과 북한의 내각 산하 저작권 사무국, 민족화해협의회 등이 회담 끝에 "북쪽의 저작권 이용은 북쪽 저작권 사무국의 공증 확인서와 저작권자의 승인이 함께 있어야 한다"는 내용에 합의해 한국에서도 북한의 저작권을 보호하기로 했다.

북측으로 부터 저작권을 양도받았다는 확인서 ⓒ유비엔터테인먼트

북측으로 부터 저작권을 양도받았다는 확인서 ⓒUB엔터테인먼트

화제가 되었던 한국 언론의 북한 조선중앙TV 저작료 지불도 이 때 마련한 합의에 근거해 진행한 것이다.

이동훈 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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