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ward Lee 방북기]평양의 가로수와 꽃과 과일에 관한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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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동포 에드워드 리(Edward S. Lee)께서 2016년 4월 평양에서 열린 만경대상 국제마라톤 대회에 참석한 후 방북기를 남겼습니다. 저자의 동의를 얻어 한글로 번역해 연재합니다.

 

양강도 호텔 정원 뒤편의 살구나무꽃. ⓒEdward S. Lee

양강도 호텔 정원 뒤편의 살구나무꽃. ⓒEdward S. Lee

나의 어린 시절, 어머니는 순탄치 않은 생활 속에서도 항상 집에 꽃을 가꿨다.

어머니는 우리가 꽃에 진심으로 관심을 가지면, 그 꽃들이 하는 이야기하는 이야기 들을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목이 말라."
"나는 햇볕이 많이 필요해."
"나는 약간의 그늘이 필요해."

그럼 우리는 꽃을 더 잘 돌볼 수 있다고 하셨다.

또 어머니는 "세상의 어떤 꽃이라도 아름답지 않은 것은 없어. 각자가 자신만의 독특한 향기와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어, 마치 우리 사람들처럼 말이야"라고 이야기 했다.

어머니 말은 맞았다.

내가 평양 길거리에서 만난 살구꽃조차도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실은 평양에 오기 전까지 나는 살구꽃이 예쁘다는 생각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나는 재미동포로서 대구에서 나고 자랐다.

나는 2016년 4월 10일에 열린 평양 마라톤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북한으로 여행을 떠났고 평양을 두루 둘러볼 수 있었다.

여행을 떠나기 전 나는 2015년 마라톤대회에 관한 글을 읽었다.

기사에는 평양 거리의 가로수 꽃이 벚꽃이었다는 이야기가 실려 있었다.

나는 글을 읽고 의구심을 떨칠 수 없었다.

일본의 국화인 벚꽃이 어떻게 북한의 가로수가 될 수 있을까?

북한은 오랜 일본의 한반도 강점으로 인해 반일감정이 높은 국가이기 때문에 가로수가 벚꽃이라는 글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그래서 내가 평양에 도착하자마자 한 일은 바로 거리에 널린 나무의 꽃잎을 확인하는 것이었고, 그 꽃들이 벚꽃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그래서 가이드에게 물어보니까 그는 '벚꽃'이란 한국말을 알지 못했다.

"벚꽃이 뭐죠?" 라고 답했다.

이 꽃들은 벚꽃이 아니라 바로 살구꽃이다. 북한에는 2가지 종류의 살구나무가 있다고 한다. ⓒEdward S. Lee

이 꽃들은 벚꽃이 아니라 바로 살구꽃이다. 북한에는 2가지 종류의 살구나무가 있다고 한다. ⓒEdward S. Lee

우리가 마라톤을 하는 동안, 많은 사람들은 '벚꽃'의 아름다움에 대해 한마디씩 던졌고, 그래서 그때마다 나는 사실을 정정해 주었다.

북한 전역 그 어디에서도 벚꽃은 존재하지 않는다.

반면 한국에서는 어느 곳에서든 '벚꽃'을 볼 수 있고, 매년 10개가 넘는 벚꽃 축제가 한국 전역에 걸쳐서 열리고는 한다.

언젠가 한국에 사는 친구에게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 적이 있었다.

친구는 북한에 외교대사로 가있는 누군가가 페이스북에 거리의 꽃들을 찍은 사진을 올리며 '벚꽃'이라고 한 포스팅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나 확실치 않았던 내 친구는 과연 그것이 정말 '벚꽃'이 맞느냐고 나에게 물었다.

분명 그 외교대사는 다른 외국인들처럼 벚꽃으로 착각한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평양의 봄에 우리가 주로 볼 수 있는 꽃들은 6가지 종류다. 연분홍빛의 살구꽃, 불그스레한 흰색 복숭아꽃, 순백색의 배꽃, 개나리꽃, 그리고 진달래꽃과 북한의 국화인 목련이다. ⓒEdward S. Lee

평양의 봄에 우리가 주로 볼 수 있는 꽃들은 6가지 종류다. 연분홍빛의 살구꽃, 불그스레한 흰색 복숭아꽃, 순백색의 배꽃, 개나리꽃, 그리고 진달래꽃과 북한의 국화인 목련이다. ⓒEdward S. Lee

주거지역의 개나리 꽃. ⓒEdward S. Lee

주거지역의 개나리 꽃. ⓒEdward S. Lee

공원에 핀 진달래 꽃. ⓒEdward S. Lee

공원에 핀 진달래 꽃. ⓒEdward S. Lee

그 꽃들이 벚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나니 나에게는 또 한 가지 질문이 떠올랐다.

평양 거리 온 곳에 과실수들이 있고, 들녘이나 공원 또한 예외는 아니었는데 이 모든 과일들을 누가 관리하는 걸까?

'과일'들 말이다!

"과일들은 안전한가요? 울타리도 하나 없고…"

나는 북한의 가이드에게 물었다.

"무슨 뜻입니까?"

"그게… 수확철이 있잖아요! 사람들이 그때까지 과일들을 나뭇가지에 그냥 둔다는 말인가요? 과일들이 무사하지 않을 것 같은데."

"왜 무사하지 않죠?"

그는 약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정말 몰라서 물으시는 거예요? 솔직히 제가 여기 살았다면 하나 정도는 훔쳐 먹었을 것 같아요. 맛있어 보이잖아요."

"아뇨. 과일들은 무사합니다. 아무도 그 과일을 건드리지 않아요."

내 질문들에 적잖이 놀란 듯한 그가 다시 한 번 강조하며 말했다.

"도대체 왜…?"

여전히 의심스러웠고 또 혼란스러웠던 나는 다시 물었다.

"그럼 만약에요, 임산부가 과일을 먹고 싶어 한다고 쳐 보자고요, 살구를요! 새벽 2시, 3시정도에. 남편이 어떻게 할까요? 그 집 바로 코앞에 살구나무가 있는 데 말이에요."

"그런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네요. 왜 사람들이 과일나무에서 과일을 훔쳐갑니까? 왜죠?"

약간 상기된 목소리로 그가 다시 한 번 되묻자 나는 북한의 식량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할 뻔 했다.

나는 그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아 이쯤에서 질문을 멈추고 다른 주제로 대화를 옮겨 그 '공공' 과일들로 대체 무엇을 하는지 물었다.

그러자 가이드가 과일들을 유치원이나 육아원의 아이들에게 보낸다고 답했다.

"평양은 꽃의 도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이드가 자랑스럽게 말했다.

나 또한 그의 이야기에 동의는 했다.

정말 도시 곳곳이 꽃으로 만개해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과일이야기는 여전히 내게는 미궁으로 남았다.

보통강 근처의 살구꽃이 만개한 모습: 나머지는 버드나무다. ⓒEdward S. Lee

보통강 근처의 살구꽃이 만개한 모습: 나머지는 버드나무다. ⓒEdward S. Lee

주거지 근처의 살구꽃.(버스에서 찍은 사진) ⓒEdward S. Lee

주거지 근처의 살구꽃.(버스에서 찍은 사진) ⓒEdward S. Lee

공원의 배꽃. ⓒEdward S. Lee

공원의 배꽃. ⓒEdward S. Lee

정말 살구나무, 복숭아나무, 배나무가 공원, 언덕 등 모든 곳에 있다. ⓒEdward S. Lee

정말 살구나무, 복숭아나무, 배나무가 공원, 언덕 등 모든 곳에 있다. ⓒEdward S. Lee

저녁식사자리에서 나는 이 주제를 여행 팀들 앞에 꺼냈고 가이드로부터 들은 이야기도 함께 덧붙여 설명했다.

그들은 대부분 나의 의견에 동의했다.

"맞아. 과일들이 집 앞에 있다니, 그건 내거지 뭐! 그게 인간 본능인데."

미국 테네시에서 온 의사친구가 답했다.

"나라도 과일들이 만약에 길거리에 있으면 먹을 거야."

나는 정말 북한에서 그 과일들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알 수 가 없었다.

복숭아나무가 LA 거리 한복판에 있다고 해보자.

과연 과일들이 얼마 만에 동날지는 뻔한 것 아닌가?

"그럼 아마 북한 사람들의 의식이 다르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마다가스카르에서 온 한 친구가 덧붙였다.

"그래. 최소한 너랑은 다를 것 같은데! 넌 과한 연봉에, 게으르고, 필요 없는 일을 하고 있잖아."

한 영국 남자가 농담을 던졌다.

다시 평양 마라톤 이야기로 돌아오자.

경기는 마라톤과 하프코스 마라톤, 10km 로 구성되어 있다.

올해는 1800명의 참가자들이 평양마라톤에 참가했고, 그 중 1100명이 49개 국가에서 온 외국인들이었다. (전문가와 아마추어를 포함해서)

4월 10일은 정말 마라톤 하기에 딱 좋은 날씨였다.

구름 한 점 없는 시원한 19도짜리 기온, 그리고 바람 하나 불지 않는 맑은 날이었다.

경기장 주위의 꽃들이 마라토너들을 밝게 환영하며 흔들리고 있다. ⓒEdward S. Lee

경기장 주위의 꽃들이 마라토너들을 밝게 환영하며 흔들리고 있다. ⓒEdward S. Lee

우리가 통과했던 경기장의 일부. 개나리들이 우리를 응원하고 있다. ⓒEdward S. Lee

우리가 통과했던 경기장의 일부. 개나리들이 우리를 응원하고 있다. ⓒEdward S. Lee

동평양. 마라톤 코스에 있던 첫 번째 다리를 지난 이후. ⓒEdward S. Lee

동평양. 마라톤 코스에 있던 첫 번째 다리를 지난 이후. ⓒEdward S. Lee

두 번째 다리를 지나 서평양으로 향하는 코스. 언덕위에 살구꽃들이 예쁘게 피어있다. ⓒEdward S. Lee

두 번째 다리를 지나 서평양으로 향하는 코스. 언덕위에 살구꽃들이 예쁘게 피어있다. ⓒEdward S. Lee

두 번째 다리를 지나 서평양으로 향하는 코스. 언덕위에 살구꽃들이 예쁘게 피어있다. ⓒEdward S. Lee

두 번째 다리를 지나 서평양으로 향하는 코스. 언덕위에 살구꽃들이 예쁘게 피어있다. ⓒEdward S. Lee

평양 시민들은 마라톤 참가자들보다도 신나보였다. 참가자들에게 '하이파이브'를 건네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Edward S. Lee

평양 시민들은 마라톤 참가자들보다도 신나보였다. 참가자들에게 '하이파이브'를 건네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Edward S. Lee

평양 중심가를 달리는 모습. 멀리 북한 방송국 타워가 보인다. ⓒEdward S. Lee

평양 중심가를 달리는 모습. 멀리 북한 방송국 타워가 보인다. ⓒEdward S. Lee

개선문 옆을 달리는 중. ⓒEdward S. Lee

개선문 옆을 달리는 중. ⓒEdward S. Lee

살구꽃들이 만개해있다. 그런데 여전히 궁금한 것! 과일들은 밤을 무사히 보낼 수 있을까? ⓒEdward S. Lee

살구꽃들이 만개해있다. 그런데 여전히 궁금한 것! 과일들은 밤을 무사히 보낼 수 있을까? ⓒEdward S. Lee

여기서 왼쪽으로 꺾는다. ⓒEdward S. Lee

여기서 왼쪽으로 꺾는다. ⓒEdward S. Lee

왼쪽 회전 포인드. 오른쪽에 천리마 동상이 있다. 천리마는 전설 속의 말이다. ⓒEdward S. Lee

왼쪽 회전 포인드. 오른쪽에 천리마 동상이 있다. 천리마는 전설 속의 말이다. ⓒEdward S. Lee

천리마는 날개가 달린 말로 400km를 하루 만에 달린다. 만수대 언덕에 위용을 뽐내고 있는 이 조각은 14m 높이와 16m 길이를 자랑한다. ⓒEdward S. Lee

천리마는 날개가 달린 말로 400km를 하루 만에 달린다. 만수대 언덕에 위용을 뽐내고 있는 이 조각은 14m 높이와 16m 길이를 자랑한다. ⓒEdward S. Lee

서로 다른 표정의 평양 시민 3명 - 한 여성이 마라톤 참가자를 응원하고 있고, 남자는 즐거워 보이는 여성을 쳐다보고 있고, 벤치에 앉은 남자는 "무관심"한 표정을 짓고 있다. ⓒEdward S. Lee

서로 다른 표정의 평양 시민 3명 – 한 여성이 마라톤 참가자를 응원하고 있고, 남자는 즐거워 보이는 여성을 쳐다보고 있고, 벤치에 앉은 남자는 "무관심"한 표정을 짓고 있다. ⓒEdward S. Lee

광장은 김일성경기장 앞에 있는데, 2016년 전까지 마라톤의 출발지가 되었던 곳이다. 올해는 리모델링 관계로 5월1일경기장으로 출발지를 옮겼다. 아마 내년에는 다시 김일성 체육관 앞으로 옮기지 않을까 확신한다. 예감이기는 하지만. 물론 마라톤 코스는 동일하다. ⓒEdward S. Lee

광장은 김일성경기장 앞에 있는데, 2016년 전까지 마라톤의 출발지가 되었던 곳이다. 올해는 리모델링 관계로 5월1일경기장으로 출발지를 옮겼다. 아마 내년에는 다시 김일성 체육관 앞으로 옮기지 않을까 확신한다. 예감이기는 하지만. 물론 마라톤 코스는 동일하다. ⓒEdward S. Lee

지역의 어린 아이들이 깃발공연으로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그 광경을 사진찍는 사람들. ⓒEdward S. Lee

지역의 어린 아이들이 깃발공연으로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그 광경을 사진찍는 사람들. ⓒEdward S. Lee

ⓒEdward S. Lee

ⓒEdward S.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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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마라톤 참가자들은 경주 시간에 연연하지 않는다. ⓒEdward S. Lee

대부분의 마라톤 참가자들은 경주 시간에 연연하지 않는다. ⓒEdward S. Lee

예쁘지 않은가? 모두 살구꽃나무다. 하지만 수확철이 다가오면... 정말, 과일들은 괜찮을까? ⓒEdward S. Lee

예쁘지 않은가? 모두 살구꽃나무다. 하지만 수확철이 다가오면… 정말, 과일들은 괜찮을까? ⓒEdward S. Lee

거리 위 살구꽃이 만개한 모습. ⓒEdward S. Lee

거리 위 살구꽃이 만개한 모습. ⓒEdward S. Lee

쌍둥이빌딩은 김일성종합대학 교원 기숙사다. 근처에 자리 잡고 있다. ⓒEdward S. Lee

쌍둥이빌딩은 김일성종합대학 교원 기숙사다. 근처에 자리 잡고 있다. ⓒEdward S. Lee

10km 단축 코스의 결승점이 이 곳 가까이에 있고, 여전히 내 머릿속에는 잘 익은 과일들을 누가 훔쳐가지 않을까라는 질문도 함께 달리고 있다. ⓒEdward S. Lee

10km 단축 코스의 결승점이 이 곳 가까이에 있고, 여전히 내 머릿속에는 잘 익은 과일들을 누가 훔쳐가지 않을까라는 질문도 함께 달리고 있다. ⓒEdward S. Lee

질문:

만약 당신이 사는 동네 가로수가 복숭아나무라고 치자. 그리고 과일들이 열렸다.

과연 복숭아가 수확기까지 살아남을까?

만약 사람들이 과일을 따먹지 않고 나뭇가지가 손상되지 않는 다면, 당신이 사는 곳의 이름과 함께 댓글을 남겨 달라.

다음 글은 '사람들이 북한을 방문하는 5가지 이유'다.

관심집중!

 

※번역은 원작자의 동의하에 한국의 실정에 맞게 의역하였습니다.
원문은 www.edward98.com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저자 소개>
에드워드 리(Edward S. Lee)
대구출신, 경북대학교 졸업, 한국에서 직장생활 도중 도미, Los Anelges 에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 영문소설 "Miss Vampire" 출간. 후속 작품을 집필 중. 2016년 4월 평양을 방문하면서 경험한 북한의 이모저모를 개인의 블로그, edward98.com에 올리고 있음.
 
번역: 장재희 번역전문 객원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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