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가져가버린다는 개성공단 임금, 실제로는?

Print Friendly, PDF & Email

≪개성공단 사람들≫로 본 북한 노동자들의 삶이라는 주제로 기획글을 연재하는 와중에 눈에 띄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북한 근로자들이 돈을 더 주어도 일을 하지 않는다는 말씀은 그들의 속마음을 잘 모르시고 하는 얘깁니다. 설명 없이 말씀드리면 일을 더 많이 해도 본인한테 차례지는 건 정해진 액수인데 남한 사람 같으면 더 하겠습니까, 즉 다시 말해서 인센티브의 원리와 혜택을 설명도,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 일이긴 하지만 거의 받지 못한다고 주장하시던 분도 계셨습니다.

“개성공단 근로자가 받아가는 월급은 사실상 전무합니다.
화폐로 받는 금액을 환산하면 진짜로 1달러정도 받지만 실상은 그것도 못받습니다.
개성공단 근로자들이 받는 월급으로 쌀 1kg도 못삽니다.”

논란 속에 있는 개성공단 임금 문제, 현실은 어떤 상황인지 알아보았습니다.

 

개성공단관리위원회에서 기업지원부장을 역임했던 김진향 교수는 개성공단의 임금은 기본급 약 70달러에서 연장, 야간, 특근 등 모든 추가비용을 다 합쳐서 약 130~150달러가량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사회문화시책금(무상교육, 무상의료 등 사회주의 국가시책 경비 명목)으로 약 30%를 공제하고 나머지 70%의 금액을 근로자들이 가져간다고 밝혔습니다.

김진향 교수에 따르면 돈을 지급할 때 북한의 근로자들은 한 달간 개인들이 일한 통계(노동일수, 총시간, 이에 따른 초과수당 및 생활비)에 대해 각자 모두 직접 서명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연장근로든 야근이든 초과 수당은 모두 계산이 이루어지며 계산의 결과에 따라 액수가 결정되므로 실질적으로 북한 근로자들이 초과수당을 가져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근로자들에게 주어지는 70%의 대부분은 <상품공급권>으로 주어진다고 합니다. 김진향 교수에 따르면 상품권에는 쌀과 각종 부식 등 한 달여 간 가족들 식자재 공급권이 가장 많고 신발 등의 일상 소비재 생활용품을 공급 받을 수 있는 상품공급권도 받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기호 식품과 같은, 예를 들어 술(맥주, 소주 등) 공급권도 받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약 10%가 안되는 비중으로 북한 돈을 받는다고 합니다. 이 돈을 이용해 상품공급권의 범위를 넘어서는 생필품을 사기도 하고 술을 더 마시기도 하며 돈을 모아 가전제품과 같은 다른 물품을 사기도 한다고 합니다.

개성공단을 관리하는 총국의 입장에서는 1년간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쌀, 부식, 공산품 등 상품공급권으로 지급되어야 하는 생필품을 공급해야할 책임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양곡의 수매계획과 양곡공급의 관리와 지도를 담당하는 기관 수매양정성이 있어서 물품을 공급하지만 부족한 것은 국가를 통해 중국 등지로부터 수입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이 일이 간단치는 않다고 합니다.

9

ⓒ김진향

북한 근로자들은 국가가 부여한 공식 업무에 따라 직장에 파견된다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개성공단 노동자들은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임금을 받는다는 개념보다는 국가에서 생활비를 받고 있다는 개념이 더 강하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사례도 있습니다.

예전 개성공단에서 모 기업이 2년 간 임금을 체불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 기업 근로자들은 2년간 한 푼도 임금지급을 못 받았음에도 어떠한 불만도 없이 일했습니다. 왜냐하면 그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근로자들은 개성공단을 책임지는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이 생활비를 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문제의 기업이 개성공단 근로자에게 임금을 주는 형태였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인 것이죠.

이런 사례를 볼 때 개성공단 근로자들은 어떻게 보면 개성공단 안에 있는 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아니라 개성공단을 책임지는 북측 기관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에 소속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지도 모릅니다.

이제 북한에서도 독립채산제가 강화되고, 기업소별로 인센티브제도 도입하면서 점차 “임금” 개념이 도입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조금씩 변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개성공단의 임금과 관련해 논란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개성공단의 현재 최저임금은 약 70달러, 한국 돈으로 7만 원 가량 됩니다.

북한 정부는 개성공단에게 특혜를 주고 시작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실제 200~300달러로 이야기되던 최저임금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파격적으로 50달러로 정하고, 개성공단의 부지 사용료도 10년간 받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개성공단 사업이 1단계에서 더 이상 확장되지 못하고 남북 대화도 원활하게 되지 못하면서 북한이 개성공단의 성격을 바꾸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습니다.

김진향 교수는 지난해 말 북한이 최저임금 상한선을 폐지하는 등 개성공단법의 하위 노동규정을 개정한 것과 관련하여 개성공단의 성격과 본질이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노동규정을 개정하면서 개성공단의 본질적인 성격을 “남북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공단”에서 “북측 지역에서 북이 주도적으로 운영하는 공단”으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표시한 것이라는 겁니다.

최저임금 논란은 이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지금까지는 개성공단의 최저임금은 5% 이상 올릴 수 없도록 되어 있었는데, 북한은 올해 3월부터 최저임금을 5.18% 올리겠다고 통보했습니다. 최저임금이 한국 돈으로 7만원인 상황에 빗대어 북한의 월급이 한국 일용직 노동자의 하루 일당도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한편 개성공단에서는 최저임금 논란에도 불구하고 생산액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7월 9일 통일부는 올 1월부터 4월까지 개성공단 생산액이 1억 8천 6백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정도 늘어났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갈등이 고조되던 3월과 4월에도 전년 동기 21.8%, 19.7%가 늘어났다고 합니다.

31

ⓒ김진향

 

이동훈 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크기변환_광고완성ver4

댓글 남기기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