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카메라를 들고 문수물놀이장을 갔더니… – 아람 판(Aram Pan) 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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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에 이어서…

북한에서 사진을 찍을 때 제약은 없었나요?

첫 여행에서는 내가 북한에 대해 아는 게 없으니만큼 많은 것을 요청하지 않았습니다.

당신들이 나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 보여줘야 하는 것을 보여달라고 말했습니다.

첫 여행은 유적지나 박물관들을 방문하는 굉장히 평범한 해외여행이었습니다.

ⓒAram Pan

ⓒAram Pan

두 번째 여행부터는 점점 더 쉽고 편안해졌고, 그래서 그들에게 여러가지를 요청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도 내가 왜 이 프로젝트를 하는지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그들은 농장에서 농부나 소의 사진을 찍는 것에 대해 민감해 했습니다.

보기 좋은 사진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나는 자연스러운 것이기 때문에 좋은 사진이라고 했습니다.

농촌 풍경. ⓒAram Pan

농촌 풍경. ⓒAram Pan

내가 도시에 가서 사진을 찍을 때도 그들이 사람들을 찍지 말아달라고 했습니다.

사람이 없다면 텅 빈 도시 같을 텐데 왜 그러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거기엔 부끄러울 것도 숨길 것도 없었습니다.

그들은 깨끗하고 좋은 시설, 좋게 꾸며진 모습만 보여주기를 바라는 것 같았지만 나는 좀 더 자연스럽고 사람의 흔적이 있는 모습을 찍고 싶었습니다.

다른 새로운 지역들, 예를 들어 라선특별시, 칠보산 등을 갔을 때 새로운 가이드와 공무원들이 또 똑같은 요구를 하였습니다.

나는 그들에게 다시 그들에게 내 생각을 설명했습니다.

프로젝트를 하며 나는 그들에게 도움을 주기도 했고, 나도 세상에 대한 내 생각을 많이 바꾸게 되었습니다.

 

어디에 가서 무엇을 찍을지 직접 선택하였나요?

네, 그들에게 가고 싶은 곳을 요청할 수 있었습니다.

보통은 그들이 추천하는 곳을 가고, 예를 들어 라선특별시에 가고 싶다고 하면 그곳을 갔습니다.

두 번째 여행 때 수영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하니까 그들은 흔쾌히 수영할 수 있는 곳에 데려다 주겠다고 했습니다.

나는 북한 주민들이 수영하는 곳을 가고 싶다, 사람들과 함께 수영을 하고 싶다, 아무도 없는 해변가 같은 데에 가고 싶지 않다, 북한의 사람들을 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들은 문수물놀이장으로 안내해 줬습니다.

조그만 수중카메라를 가지고 갈 수 있었고 촬영도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물놀이 중인 주민들이 수중촬영을 조금 경계하는 것 같았습니다.

공무원에게 동영상을 촬영하고 싶다고 요청했고, 그는 주민들이 불편해하지 않은 선에서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비디오 촬영을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들이 <노>(no)라고 하는 것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 때가 5월이었는데 물이 따뜻해서 춥지는 않았습니다.

 

가이드 없이 혼자 돌아다닌 적도 있었나요?

혼자 다닐 수 없다는 것이 방북허가 조건 중의 하나였습니다.

그래서 항상 가이드와 함께 다녔습니다.

제가 한국말을 못 하다 보니 가이드와 함께 다니면 사람들과 대화를 할 수 있어서 오히려 좋았습니다.

가이드는 김정화, 방은미 두 명의 여성이었는데 매우 재미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내가 여행사에 요청해서 항상 이 사람들이 가이드를 해 주었고, 방문 때마다 둘 중 한 명이 번갈아가며 가이드를 해주었습니다.

가이드 말고 카메라맨 한명, 공무원 한 명이 같이 다녔습니다.

카메라맨은 사진 구도를 잡아주는 일을 했는데, 특히 박물관이나 기념비적 장소에서 김일성 주석의 사진이 반 만 들어간다거나 하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또 내 장비를 옮기는 것을 도와주기도 했습니다.

함께 다니는 공무원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했는데, 물놀이장 같은 사람들이 많은 곳을 갔을 때 주민들에게 나의 작업에 대해 설명하고 촬영의 허가를 구하는 일을 해주었습니다.

그가 없었다면 나는 어느 곳에서도 사진, 동영상 촬영을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의 도움으로 북한에서 나의 작업은 훨씬 순조로웠습니다.

한번은 내가 저녁에 도심을 산책하며 촬영할 수 있는지 물어봤고 많은 장비들을 들고 거리에 나섰습니다.

장비들이 많은 탓에 경찰들이 나를 막으며 무엇을 하는 거냐 물었고, 그가 나의 작업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촬영허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가이드와 굉장히 가까워 보이던데 실제로도 편안한 사이인가요?

네, 처음에는 그들이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자세히 모르기 때문에 나에게 너무나 사무적이고 정중한 모습을 보였는데 계속 만나면서 점점 친해지고 편안해졌습니다.

가이드와 장난기어린 셀카를 찍는 아람 판 씨. ⓒAram Pan

가이드와 장난기어린 셀카를 찍는 아람 판 씨. ⓒAram Pan

그래서 일하기 편했습니다.

항상 같은 가이드를 요청한 것은 가이드가 바뀔 때마다 나의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해야 하는데 이미 나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과 일을 하는 것이 편했기 때문입니다.

 

주민들에게 받은 인상은 어땠나요?

그들은 무척 친절했고, 또 부끄러움을 많이 탔습니다.

내가 카메라를 꺼낼 때마다 부끄러워했습니다.

싱가포르에서는 사진을 찍고 있어도 별 관심이 없는데, 북한주민들은 누군가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면 모두가 쳐다보고 구경을 합니다.

 

북한 여행 하면서 겪은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내 가이드에게 장난을 친 적이 있습니다.

호텔 앞에 주차되어 있는 모터사이클에 손을 대면 경고사이렌이 울리는 것을 발견하고 화장실에 다녀온 내 가이드에게 사진을 찍어주겠다며 오토바이에 앉아보라고 했습니다.

앉는 순간 사이렌이 울렸고 가이드는 굉장히 놀랐습니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사진으로 찍었죠.

깜짝 놀라는 가이드 모습. ⓒAram Pan

깜짝 놀라는 가이드 모습. ⓒAram Pan

또 다른 얘기들도 많은데 우려되는 부분이 있어서 모든 것을 공유할 수는 없습니다.

만약 이런 얘기들이 보도되면 그걸 읽는 많은 사람들이 부정적인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가이드와 내가 피자를 먹으러 간 적이 있습니다.

피자 한 판을 시켜 먹었는데 꽤 맛있었고 눈치를 보니 가이드는 피자를 더 먹고 싶어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내가 한 판을 더 시켜서 먹자고 해서 둘이서 피자 두 판을 먹었습니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하면 사람들은 북한 사람은 먹을 게 없어 굶주리니까 그런 것이라고 생각해버립니다.

단지 그냥 피자가 맛있어서 두 판을 먹은 것인데.

북한 주민들도 분명히 돈을 벌고 있고 수입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백화점에 갔는데 많은 사람들이 신발이며 가전기구들을 사는 것을 봤습니다.

어떤 공원에 갔는데 한 신혼부부가 웨딩사진을 찍고 있었고 그런 장면은 북한에서 굉장히 흔한 현상이라고 했습니다.

많은 주민들이 비디오카메라나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사진을 찍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북한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나는 모든 동전에 양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은 동전의 어느 한 쪽을 선택할 수 있고, 정말 극단적인 편에 설 수도 있습니다.

나는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나는 동전의 어느 한 쪽만 선택했다고 해서 그것을 오해라고 부르고 싶지는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인권문제에 대한 주제는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내가 만약 북한에서 인권침해의 모습을 본적이 없다고 말하면 북한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많은 사람들에게 공격받을 것입니다.

반면 내가 인권침해를 멈춰야 한다고 말한다면 북한이 내 프로젝트를 불허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런 오해에 대한 것은 언급은 피합니다.

“언론에서는 북한사람들이 굶주리고 죽어간다고 보도하지만, 나는 그런 사람들을 볼 수 없었다”고 말하면 언론들은 당신이 본 것은 모두 거짓이며 연극처럼 꾸며진 모습일 거라고 말합니다.

어떤 교수도 내 사진을 보고 “이 사진 속의 모습은 모두 꾸며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나는 그냥 사진작가일 뿐이며 그저 북한의 모습을 보여주는 일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언론의 말을 더 믿고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의 말을 더 믿습니다.

당신이 무엇을 믿을지는 당신에게 달려있습니다.

 

북한이 최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관광사업에 상당한 투자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북한에 달러가 들어가도 주민들에게는 도움이 안 된다고도 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개인적으로 나는 유엔제재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북한은 연료, 휘발유 등이 필요합니다.

유엔이 그것을 제재한다면 그 사회는 어떻게 발전하겠습니까?

많은 뉴스에서는 북한주민들이 지도자 때문에 고통 받고 있다고 말하지만 나는 유엔제재로 인해 고통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마식령스키장에 스웨덴 기업이 스키 리프트를 수출하기를 원했지만 유엔제재로 인해 할 수 없었습니다.

나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해로운 무기도 아니고 단지 스키 리프트일 뿐이지 않습니까?

스키 리프트는 관광객을 더 유치할 수 있는데 큰 도움이 되고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많은 국가들이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관광사업을 합니다.

관광산업이 발전하면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이 북한의 경제발전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유엔은 북한이 관광산업으로 버는 돈이 지도자에게 돌아간다고 이야기하며 북한여행을 반대하고 있지만, 나는 그 돈이 주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 가이드는 실제로 돈을 많이 벌고 팁도 받습니다.

어떻게 그런 돈까지 지도자에게 간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정리: 문경환 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통역: 최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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