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경제-핵 병진노선'을 고수하는 3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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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탄일성'(兩彈一星)은 핵폭탄과 수소폭탄, 그리고 인공위성을 뜻하는 중국말이다.

중국 사람들은 '양탄일성'을 1949년 중국 건국 이후 가장 자랑스러운 일로 평가한다.

1970년 중국이 '양탄일성'을 완성하자 미국 닉슨 대통령은 1972년 중국으로 날아가 대만과의 수교를 단절하고 중국과 관계를 정상화했다.

중국은 안보문제를 해결한 이후 경제건설에 전념하며 도광양회(韜光養晦:자신의 재능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인내하면서 기다린다)의 길을 걸으며 G2 국가로 성장했다.

ⓒ sputni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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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양탄일성'의 국가가 50여년 만에 새로 등장할지도 모르겠다.

북한이 1월 4일 수소폭탄 시험(제4차 핵시험)을 성공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물론 국제사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강력한 유엔대북제재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맞선 최근 북한의 핵무력 과시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3월 9일 소형핵탄두 공개, 15일 탄두 대기권재돌입 시험 공개, 24일 고출력 고체 로켓엔진 시험까지 거침이 없다.

북한은 국제사회에 '양탄일성'을 완성했음을 확인시켜주려는 듯하다.

5차 핵시험을 예상하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북한의 전략의 근간에 '경제건설-핵무력건설 병진(竝進)노선'이 있다.

북한은 2013년 3월 31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고 "조성된 정세와 우리 혁명발전의 합법칙적 요구에 맞게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을 병진시킬 데 대한 새로운 전략적 노선" 이른바 '병진노선'을 채택했다.

아울러, 북한은 전원회의에서 "새로운 병진노선의 참다운 우월성은 국방비를 추가적으로 늘이지 않고도 전쟁억제력과 방위력의 효과를 결정적으로 높임으로써 경제건설과 인민생활향상에 힘을 집중할 수 있게 한다는데 있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4년 4월 25일 오바마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한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핵개발·경제발전 병진노선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며 강력하고 포괄적인 제재로 병진노선 포기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은 병진노선을 포기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중앙일보가 3월 13일 공개한 책자 '조선에 대한 이해'에 따르면 북한은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의 병진 노선은 급변하는 정세에 따르는 일시적인 대응책이 아니라 항구적으로 틀어쥐고 나가야 할 전략적 노선'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북한이 '항구적'이라고 표현할 만큼 '병진노선'은 그 역사적 뿌리가 깊다.

병진노선의 길을 걸어온 북한

'한 손에는 총을, 한 손에는 낫과 마치를!'

북한은 1962년 이 구호를 들고 경제와 국방을 동시에 발전시키기 시작했다.

김일성 주석은 1962년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4기 5차 전원회의에서 '경제와 국방을 병진하는 노선'을 채택하였으며, 구체적 방도로 4대 군사노선을 제시했다.

경제-국방 병진노선으로 북한은 1980년대에는 대부분 무기를 직접 생산, 관리하였다.

동시에 북한은 경제에서 군수공업과 밀접한 중화학공업을 우선 발전시키며 아시아 최초의 사회주의 공업국으로 부상했다.

ⓒ 신화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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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김정은 제1위원장의 경제건설-핵무력건설 병진노선의 배경은 뭘까?

존 딜러리(John Delury)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2014년 1월 '한-아세안 대화관계수립 25주년 기념 언론인 연찬회'에서 흥미로운 분석을 내놓았다.

북한의 '경제-핵무력 병진노선' 채택은 '경제-국방 병진노선'이전 비율의 경제적 투자를 위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북한의 국방비는 1962년에 국가재정의 3%에 불과했지만 경제-국방 병진노선 추진 이후인 1967년에는 무려 30%까지 증대됐다고 한다.

그는 "북한은 국방 총력투자를 경제력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경제-핵 병진노선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북한 경제는 2013년 병진노선 채택이후 발전하고 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2015년 8월 자신의 글 '북한 경제의 호전과 정치 변동'에서 "북한 경제가 나아지는 추세다. 보수적으로 평가한다는 한국은행의 북한 총생산 추정치도 2011년부터 플러스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세계식량계획(WFP)도 북한의 식량난이 완화되었음을 인정하고 있다. 북중교역을 핵심으로 다방면의 대외 교역이 급증하면서 경제에 활력이 돌고 있다는 게 북한 경제 전문가의 일반적 평가다"고 주장했다.

북한 경제발전의 원인은 북한 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 리기성 교수의 글에서 찾을 수 있다.

통일뉴스 2015년 1월 보도에 따르면 리기성 교수는 "병진노선에 따라 나라의 자금이 불어난 것만큼 그것을 인민생활과 직결되는 농업, 경공업부문에 돌리도록 하였다. 또한 경제발전에서 선도적역할을 하는 과학기술부문, 나라의 체모를 일신해나가는 건설부문에 대한 투자액도 늘렸다"고 밝혔다.

통일뉴스가 2016년 1월 보도한 '100문100답으로 보는 오늘의 조선'은 병진노선으로 '원자력 발전에 의한 핵 무장력 강화와 부족한 전력 문제 해결', '적은 국방비 지출로 경제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에 투자' 등 1석 3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 북한에게 남은 과제는 경제발전을 위한 대외환경 개선으로 보인다.

북한은 수소폭탄 시험을 강행하고 연일 핵전력을 과시하며 미국에 평화협정 체결을 강요하고 있다.

과연 한미의 호언장담처럼 '병진노선'이 실패할지, 아니면 닉슨처럼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행 비행기를 탈지 주목된다.

김준성 수습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