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전략무기]①공개된 핵탄두는 진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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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수소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내부를 전격 공개했다.

3월 9일 자 노동신문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핵무기 연구분야의 과학자, 기술자들을 현지지도하는 보도를 내보내면서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 내부, 미사일 탄두 구조도(모자이크 처리됨)로 추정되는 사진을 공개했다.

전쟁의 양상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전략무기로 꼽히는 핵미사일 기술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심층 분석해본다.

 

3월 9일 자 노동신문에 공개된 핵탄두는 은빛 둥근 구 모양으로 지름이 약 60cm, 육각형과 오각형 모양의 금속판 안에 둥근 렌즈가 72개 정도 있는 모습이다.

핵탄두 모습. ⓒKCNA WATCH

핵탄두 모습. ⓒKCNA WATCH

핵탄두를 구 모양으로 만드는 이유는 72개의 렌즈 안쪽에 있는 폭약이 동시에 터지면서 가운데 있는 플루토늄에 강한 압력을 가해 핵분열을 일으키게 하기 위해서다.

이런 방식을 내폭형 기폭장치라 부른다.

북한은 핵탄두와 함께 납작한 원통모양의 기폭장치도 공개했다.

붉은 탁자 위에 놓인 원통모양의 물체가 기폭장치다. [출처: 유튜브 캡처]

붉은 탁자 위에 놓인 원통모양의 물체가 기폭장치다. [출처: 유튜브 캡처]

북한이 공개한 자료사진에는 탄두 내부 구조도가 모자이크 처리가 된 상태로 나온다.

김정은 제1위원장 오른쪽 뒤편에 보이는 탄두 구조도. [출처: 유튜브 캡처]

김정은 제1위원장 오른쪽 뒤편에 보이는 탄두 구조도. [출처: 유튜브 캡처]

 

팻맨 크기의 절반, 렌즈는 두 배

북한이 탄두의 자세한 구조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1945년 일본 나가사키에 떨어뜨린 핵폭탄 '팻맨'과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

팻맨 핵탄두 초기 모델. 가운데 작은 구는 우라늄 탬퍼(Tamper: 중성자 반사체)로 그 안에 플루토늄이 들어 있다. ⓒMreadz.com

팻맨 핵탄두 초기 모델. 가운데 작은 구는 우라늄 탬퍼(Tamper: 중성자 반사체)로 그 안에 플루토늄이 들어 있다. ⓒMreadz.com

팻맨 핵탄두. ⓒNuclear-Knowledge.com

팻맨 핵탄두. ⓒNuclear-Knowledge.com

팻맨은 핵탄두 지름이 140cm 정도로 너무 크고 무거워서 미사일에 장착할 수 없었고 폭격기를 이용해야만 했다.

또한, 폭약 렌즈가 32개였는데 렌즈 수가 많을수록 플루토늄에 골고루 압력을 가할 수 있어 효율이 높아진다.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핵탄두는 팻맨보다 지름이 절반 정도에 렌즈 수는 두 배 이상이다.

팻맨 구조도. ⓒHoward Morland

팻맨 구조도. ⓒHoward Morland

북한이 공개한 원통모양의 기폭장치는 위 구조도의 3번(전원), 4번(기폭용 축전기)에 해당한다.

이 기폭장치에서 전기 신호가 72개의 렌즈에 동시에 전달되면 렌즈 안쪽의 폭약이 터지면서 충격파가 중심부에 있는 플루토늄을 압축해 핵분열을 일으킨다.

이때 72개 렌즈의 뇌관이 정확히 동시에 점화되어야 하며 허용오차는 0.0000001초(천만 분의 1초)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렌즈의 수가 늘어나면 그만큼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다.

3월 9일 자 국민일보 보도에서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박사는 "표면에 반짝이는 동그란 렌즈가 72개가 넘는다"며 "상당히 정교한 기폭장치"라고 설명했다

핵탄두를 덮은 전선들. 72개 뇌관에 정확히 동시에 신호를 보내야 한다. [출처: 유튜브 캡처]

핵탄두를 덮은 전선들. 72개 뇌관에 정확히 동시에 신호를 보내야 한다. [출처: 유튜브 캡처]

이처럼 정확한 전기신호를 주기 위해 팻맨은 5천 볼트 1천 암페어의 대형 고압 축전기를 사용했는데 이 무게만 1톤 가까이 된다고 한다.

기폭장치에서 전기신호가 가면 렌즈의 폭약이 터지는데 플루토늄을 매우 강한 압력으로 사방팔방에서 골고루 압축하기 위해 빠른 폭약(콤포지션B)과 느린 폭약(바라톨)을 적절히 배치해야 한다.

노동신문은 "우리 식의 혼합장약(폭약)구조로 설계제작된 위력이 세고 소형화된 핵탄두"라고 하여 독자적인 폭약 배치 구조로 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증폭핵분열탄인가?

북한이 공개한 핵탄두가 팻맨과 다른 점은 크기와 렌즈 수 외에 정체불명의 돌출부가 있다는 점이다.

팻맨 핵탄두에는 없는 돌출부(붉은색 화살표). ⓒKCNA WATCH

팻맨 핵탄두에는 없는 돌출부(붉은색 화살표). ⓒKCNA WATCH

3월 10일 자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칼 듀이 영국 군사정보업체 IHS 제인스 선임연구원은 팻맨 핵탄두에는 없는 이 돌출부가 이중·삼중수소를 주입하는 마개일 수 있으며, 이를 근거로 "증폭형 (핵)무기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즉 핵폭탄이 터질 때 핵융합을 일으켜 핵분열 효율을 극대화한 '증폭핵분열탄'일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증폭핵분열탄 구조. ⓒRobert S. Norris

증폭핵분열탄 구조. ⓒRobert S. Norris

북한도 노동신문 보도에서 "열핵반응이 순간적으로 급속히 전개될수 있는 합리적인 구조로 설계제작된 핵탄두"라고 설명했다.

'열핵반응'이란 핵융합을 뜻한다.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핵탄두가 증폭핵분열탄이라면 일단 수소폭탄은 아니지만, 조만간 수소폭탄으로 핵탄두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소폭탄 보유국들이 증폭핵분열탄을 개발한 후 수소폭탄을 개발하는 데는 보통 1~2년 정도 걸렸다.

진짜인가, 가짜인가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핵탄두가 정말 미사일에 실릴 수 있을까?

노동신문은 "핵탄을 경량화하여 탄도로케트에 맞게 표준화, 규격화를 실현"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북한이 공개한 핵탄두의 무게를 확인할 방법은 없다.

다만 다른 나라가 개발한 소행 핵탄두 초기모델과 비교해볼 수는 있다.

38노스(38north)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파키스탄이 개발한 핵탄두 초기모델의 경우 지름이 60cm에 무게는 200kg, 위력은 10킬로톤(팻맨의 절반 정도)이라고 한다.

북한이 공개한 핵탄두는 파키스탄 초기모델과 비슷한 크기이므로 무게나 위력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증폭핵분열탄이라면 위력은 팻맨의 2.5배까지 가능할 수 있다.

정부는 공식적으로 북한이 핵탄두를 미사일에 장착할 능력이 없다고 평가한다.

북한이 핵탄두를 공개한 다음 날인 10일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기술은 상당한 수준에 올라간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하지만 현재 소형화된 핵탄두와 이동식 대륙간 탄도미사일인 KN-08의 실전능력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즉 북한이 공개한 핵탄두가 가짜거나 아직 미사일에 탑재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반면 윌리엄 고트니 미군 북부사령관은 10일(현지시각)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이 소형 핵탄두를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하는 게 현명한 판단"이라고 진술했다.

제프 데이비스 미 국방성 대변인도 9일 정례브리핑에서 "아직 검증되지 않았지만, 북한이 이미 핵실험을 했고 소형화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이상 우리는 일정 수준에서 북한의 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12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을 통해 "북한이 핵탄두를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만큼 소형화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면서 "소형화가 지나치게 복잡한 기술로 과장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3월 10일 자 아시아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크기만 봐서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장거리 대형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을 정도로 크기와 무게를 줄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같은 보도에서 김진무 한국국방연구원(KIDA)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이 그동안 수많은 고폭실험을 통해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을 정도의 핵무기 소형화는 달성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경환 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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