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에서 만난 ‘우리와 같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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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향, 내일을여는책

ⓒ 김진향, 내일을여는책

 

통일에 대해 깊게 생각해본 건 21년 살면서 2주전이 처음이었다. 누군가는 나보다 일찍 생각해봤겠으나, 늦은 사람들이 대다수가 아닐까 싶다. 어쩌면 평생 안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젊은 세대들에게 통일을 말하는 것이 어렵다. 그들은 분단으로 인한 상처나 혈육과의 생이별의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 활자화된 분단과 전쟁의 이야기가 더 이상 그들에게 아무런 감흥도 주지 못하는 오늘…(p88)

 

이 책은!

이 책은 사실을 고발하는 기사이기에 놀라우면서도 날카롭고 아프다. 북측에 대해 몰랐던 사실에 놀라우면서도 전문가의 자세한 설명이 날카롭고, 왜 이런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되었는지 생각해볼 때, 우리 현실을 생각해보면 아프다.

개성공단의 경제적 이익은 과연 남측과 북측 중 어느 쪽이 더 취하고 있는지, 연평도 포격 당시 개성공단의 상황과 분위기는 어땠는지 등에 대한 오해와 진실들… 이 책은 개성공단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조금 다른 형태의 기행문이다. 읽을수록 북측도 결국 사람 사는 곳임을 깨닫게 되고 정부 간 대립이 결코 국민간의 대립과 일치하지 않음을 알게 된다. 이 책에서 배우는 게 많다는 것은 그만큼 북측에 무지했다는 것이다. 이를 계기로 주관적이었던 북측에 대한 내 생각을 되돌아볼 기회를 가졌다. 북측에 대한 무지상태에서 주장되는 통일론은 국민들에게 거부감을 일으켜 ‘반통일’을 은근히 주입하는 행태이며, 이는 통일 교육 부재가 불러온 결과이자, 정부 대북정책 문제가 드러나는 예일 것이다.

안보적 대치에 놓여 있는 상대방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분석 없이 어떻게 엄중한 평화와 안보, 국방을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p43)

우리나라 속옷의 70%가 개성공단에서 나오죠. 우리가 입고 있는 의복의 30%는 개성공단에서 나옵니다… 그만큼 개성공단의 경제적 가치는 참으로 어마어마합니다.(p101)

‘개성공단이 불안하네, 위험하네, 누가 볼모로 잡혀 있네’ 그런 언론 기사들 보면서, 제발 개성공단에 들어와서 직접 현실을 보고 제대로 기사를 쓰라고 따지고 싶었습니다.(p121)

개성 상황이 나빠질 때는 언론에서 신나게 기사를 써대다가 좋아질 때는 안 써요. 우리나라 언론이 그렇더라고요. 사실 관계 확인을 전혀 안 하는 건지, 알면서도 그냥 막 쓰는 건지…(p191)

이상적 통일전망에 젖어 ‘통일을 해야 한다’라고 말해봤자, 책의 취재기자 대담에서 논하듯 이것은 실현하기 어려운 이야기일 수 있다. 더 정확히 알기위해, 설사 비판을 하더라도 알고 비판하기 위해 이 책은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는 북한 체제와 제도, 사회, 경제, 문화, 사회운영의 작동원리와 구조등 그 진짜 모습의 10%라도 제대로 알고 있을까?”만약 누군가가 “우리는 북한에 대해 ‘총체적 무지’에 빠져 있다”고 이야기하면 우리 국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p25)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개성공단에 대한 정보를 설명하는 식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읽는 사람에게 배움의 즐거움을 주다가, 개성공단 근무자들의 인터뷰를 다룬 내용으로 아쉬움을 준다. 책의 저자는 많은,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자 하였으나 비슷한 이야기가 다소 지루하게 느껴진다. 이 비슷한 이야기라는 것은 개성공단에 가서 일하기 전까지 그들은 모두 평범한 한국의 일반인들이었으며, 개성공단에서 일하면서 ‘다름’이 ‘틀림’이 아님을, 우리에게 상식이 그들에게 상식이 아닐 수 있음을 배운다는 것이다.

 

통일교육의 필요성

이 비슷한 이야기들 속에서 교훈은 있다.
그것은 바로 통일교육이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교육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나는 일반인들의 생각이 비슷하고 누구나 책에서 언급한 ‘북맹’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으며, 따라서 사회적으로 북측에 대해 교육하거나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가 구비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고도의 집단주의와 충성심은 온전히 자발적인 것들이다. 북한 체제와 구조를 제대로 이해한다면 그 모든 집단주의와 충성심, 자발성들의 근거와 배경이 충분히 눈에 들어오고 그 구조를 이해할 수 있다”(p23)

그들도 남한 사람들은 머리에 뿔이 난 줄 알고 있었다고 해요. 또, 주한미군이 남한 사람들을 감시한다고 알고 있었대요. 서로 잘못 알고 있는 부분들이 많았던 거죠.(p162)

…남한에서는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데도 내 집한 채 없는데, 북측 사람들은 적어도 그런 걱정은 안하고 살겠구나 싶기도 하죠.(p216)

 

읽어보길 바라며

마지막 취재기자 대담 내용에서 기자들이 밝힌 내용 중, 개성공단에서 근무하는 많은 사람들이 통일이 매우 힘들 거라 전망하였고 심지어 ‘내가 죽고 나서 통일이 되었으면 한다’라고 말한 분도 계셨다. 그만큼 그들이 개성공단에서 느낀 남과 북의 차이, 70년 분단의 간극은 엄청나게 크다는 의미일 것이다. 다른 나라에 대한 공부도 좋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통일과 개성공단, 북측에 대해 알아보고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재헌 인턴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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