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⑤]수소폭탄 실험은 '자강력제일주의'의 산물?

북한은 매년 1월 1일 신년사를 통해 한해 국정 계획을 발표한다.

북한 신년사는 북한 지도부의 구체적인 구상을 파악할 수 있어 북한 전문가들의 중요한 분석 대상이 된다.

이에 NK투데이는 북한의 신년사를 통해 북한이 올해 각 분야별로 어떤 목표와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분석하는 신년특집을 준비하였다.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7차 당대회 성사에 주력할 2016년(정치)
2. '인민생활문제'를 제일 국사로 제시(경제)
3. 한국 정부에 '대화 분위기 조성'을 요구한 북한(남북관계)
4. 수소폭탄 실험으로 군사력을 시위한 북한(국방·외교)
5. 수소폭탄 실험은 '자강력제일주의'의 산물?

'선군정치' 노선에 변화가 있는가

북한은 신년사를 통해 한 해 국정과제를 제시하면서 각계 주민들의 역할과 방도도 함께 제시한다.

먼저 노동자, 농민, 지식인, 청년들의 역할을 제시했다.

노동자에 대해서는 "영웅적인 김일성-김정일 노동계급은 주체혁명의 핵심부대, 나라의 맏아들"이라고 규정하면서 "당의 사상과 위업을 맨 앞장에서 받들며 경제강국건설에서 새로운 혁명적대고조의 봉화를 추켜들고 나가야" 한다고 요구했다.

"영웅적 김일성-김정일 노동계급"이란 표현은 지난해 7월 20일 조선중앙통신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김종태전기기관차 연합기업소 현지지도 소식을 보도하면서 처음 등장했다.

이후 김정은 제1위원장의 당창건 70주년 열병식 연설에서도 나왔고, 노동신문 2015년 12월 14일 사설 '영웅적 김일성-김정일 노동계급의 존엄과 위력을 만방에 떨치자'에도 다시 나왔다.

북한이 내세우는 정치사상인 '선군정치'는 "인민군대를 주체혁명의 기둥"이며 "주력군"으로 삼고 있다. (통일부 북한정보포털 '선군정치' 항목 참조)

기존에 노동계급을 혁명의 주력군으로 규정하던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다른 입장을 보인 것이다.

얼핏 보면 이번 신년사에서 인민군대 대신 노동자를 '혁명의 주력군'으로 되돌렸으며 따라서 선군정치노선을 변경한 것 아닌가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주력군'이라는 표현이 직접 등장하지 않은 이상 쉽게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북한은 애초에 제국주의가 있는 한 선군정치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이번 신년사에도 '자주', '사회주의'와 함께 '선군'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북한이 선군정치노선을 변경한다고 보기엔 아직 성급한 듯하다.

다만 선군정치가 막 공식화되고 한창 강화해야 할 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에 비해 인민군대의 역할이 충분히 높아진 지금은 노동계급의 역할을 강조하는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긴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지난해 말 1월18일기계종합공장을 시찰하는 김정은 제1위원장. ⓒ신화망

지난해 말 1월18일기계종합공장을 시찰하는 김정은 제1위원장. ⓒ신화망

신년사는 노동자 다음으로 농민의 역할도 "농업근로자들은 사회주의수호전의 제1제대 제1선참호에 서있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분발"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지식인에 대해서는 "지식경제시대의 요구에 맞게 눈부신 과학기술성과로 강성국가건설을 떠밀어나가며 로동당시대의 문명개화기를 열어나가는데서 선각자가 되고 기수가 되어야" 한다고 제기했다.

북한은 지식인을 동요계층으로 간주하는 다른 사회주의 국가들과 달리 지식인을 적극 포용하는 정책을 폈다.

그래서 신년사에서 노동자, 농민에 이어 지식인의 역할을 규정했다고 볼 수 있다.

신년사는 청년의 역할도 추가로 밝혀 청년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북한은 신년사에서 "청년들은 청년강국의 주인"이며 "강성국가건설의 전투장마다에서 기적의 창조자, 청년영웅이 되어야" 한다고 규정했다.

신년사는 각계 주민들의 역할을 규정한 다음 간부들에 대한 과제도 제시하였다.

신년사는 간부들에게 ▲현실 속에 깊이 들어갈 것 ▲대중의 심장에 불을 지필 것 ▲사업을 혁명적, 과학적으로 전개할 것 ▲인민을 위해 한 몸을 희생하는 인생관을 지닐 것 등을 요구했다.

'우리민족제일주의' + 자력갱생 = '자강력제일주의'?

다음으로 신년사는 올해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두 가지 사상, 정신을 제시하였다.

첫째는 집단주의다.

신년사는 "사회주의의 위력은 곧 집단주의위력"이라며 ▲모든 부문, 모든 단위에서 국가적 이익, 당과 혁명의 이익을 우선시할 것 ▲앞선 단위의 성과와 경험을 널리 일반화할 것 ▲집단주의적 경쟁열풍속에 더 높이, 더 빨리 비약할 것 등을 제시하였다.

북한이 집단주의를 강조한 건 경제개선조치의 일환으로 기업의 자율성을 높이고, 농장에서 포전담당제를 시행해 작업 단위를 축소한 것과 관련 있어 보인다.

기업이나 농장이 독자적 운영을 강화하다보면 자기 단위의 이익을 우선하는 경향이 생기게 마련이기 때문에 집단주의를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둘째는 '자강력제일주의'를 새롭게 제기하였다.

자강력제일주의란 "자기의 것에 대한 믿음과 애착, 자기의 것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강성국가건설대업과 인민의 아름다운 꿈과 이상을 반드시 우리의 힘, 우리의 기술, 우리의 자원으로 이룩"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경제분야에서 국산화를 강조한 것과 일맥상통하다고 볼 수 있는데 경제뿐 아니라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자체 힘으로 강성국가를 건설하자는 의미로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자강력제일주의는 기존의 '우리민족제일주의'에 자력갱생의 개념을 더해 새로운 사상으로 제시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우리민족제일주의'는 우리민족에 대한 자부심으로 민족을 더욱 빛내자는 사상으로 1986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제시한 사상이다.

이번 수소폭탄 실험도 자강력제일주의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1월 7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의 노동신문은 "지금까지 미국의 핵위협 공갈을 받는 우리나라를 그 어느 나라도 구원해주려고 하지 않았고 동정하지 않았다"며 "우리 군대와 인민은 엄혹한 현실에서 자기 운명은 오직 자기 힘으로 지켜야 한다는 철의 진리를 심장깊이 새기게 되었다. 때문에 우리는 이번에 정의의 수소탄을 틀어쥐게 되었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문경환 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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