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④]수소폭탄 실험으로 군사력을 시위한 북한

Print Friendly, PDF & Email

북한은 매년 1월 1일 신년사를 통해 한해 국정 계획을 발표한다.

북한 신년사는 북한 지도부의 구체적인 구상을 파악할 수 있어 북한 전문가들의 중요한 분석 대상이 된다.

이에 NK투데이는 북한의 신년사를 통해 북한이 올해 각 분야별로 어떤 목표와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분석하는 신년특집을 준비하였다.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7차 당대회 성사에 주력할 2016년(정치)
2. '인민생활문제'를 제일 국사로 제시(경제)
3. 한국 정부에 '대화 분위기 조성'을 요구한 북한(남북관계)
4. 수소폭탄 실험으로 군사력을 시위한 북한(국방·외교)
5. 수소폭탄 실험은 '자강력제일주의'의 산물?

북한이 6일 수소폭탄 실험을 단행하면서 올해 북한의 군사·외교 방향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10일 당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 연설과 새해 신년사에서 핵무기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아 당분간 핵실험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주류였다.

신년사에서 밝힌 올해 국방, 외교 노선을 통해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배경을 살펴보자.

다양한 무기 개발을 독려한 신년사

올해 신년사에서 북한은 올해를 '오중흡7연대칭호쟁취운동'을 등장한지 20년이 되는 해라고 강조하면서 국방력 강화를 위해 "당이 제시한 4대 강군화 노선관철에서 전환"을 일으켜야 한다고 제시했다.

통일부 북한정보포털 북한 지식사전에 따르면 오중흡은 항일빨치산으로 '혁명의 수뇌부 보위', '수령에 대한 충실성', '수령의 명령 결사관철'의 상징적 인물이라고 한다.

오중흡7연대칭호쟁취운동은 군인의 정치사상 강화를 목적으로 진행된 대중운동이다.

'4대 강군화 노선'은 2014년 12월 1일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인민군 제963군부대직속 포병중대를 시찰할 때 언급한 '군력강화의 4대 전략적 노선'의 변형된 표현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초 인민군 제7차 군사교육일꾼대회 관련 보도에서 '4대 강군화 노선'이란 표현이 처음 등장했지만 아직까지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된 적은 없다.

다만 당시 대회에서 '정치사상 강군화', '도덕 강군화'가 언급돼 이 2가지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추정될 뿐이다.

이를 통해 북한은 국방력 강화에서 군인들의 사상무장을 중요하게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군대가 "강성국가건설의 주요전구들마다에서 돌파구를" 열고 "인민을 위한 좋은 일을 적극 찾아"할 것을 강조했다.

이는 군대를 앞세워 경제건설을 한다는 선군정치 노선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신년사는 군대에 이어 준군사조직에 대한 과제도 제시하였다.

먼저 인민보안부(경찰청) 산하 조선인민내무군(국경, 주요시설물 경비)에게는 "혁명의 수뇌부와 사회주의제도, 인민의 생명재산을 노리는 계급적 원수들과 적대분자들의 준동을 맹아단계에서" 분쇄할 것을 요구했다.

또 한국의 예비군에 해당하는 노농적위군과 붉은청년근위대에게는 "전투정치훈련을 강화하고 향토방위를 위한 만단의 전투동원준비를 갖"출 것을 요구했다.

신년사는 군수공업부문에 대해 "군자리혁명정신을 발휘하여 적들을 완전히 제압할 수 있는 우리 식의 다양한 군사적 타격수단들을 더 많이 개발생산"할 것을 지시했다.

군자리혁명정신이란 한국전쟁 당시 무기 생산을 잘 하여 유명한 군자리 군수공장 노동자들의 정신을 말한다.

당시 노동자들은 대다수 여성들로 지하갱도 속에서 손으로 무기를 만들었으며 북한의 첫 공장대학과 군수공업부문 첫 노력영웅도 여기서 나왔다고 한다.

참고로 군자리는 평안남도 성천군 덕암리의 옛 명칭으로 단군의 맏아들인 부루의 행적이 깃들었다는 의미다.

북한은 지난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시험을 두세 차례 진행하였는데 이 밖에도 다양한 무기들을 더 개발할 것을 독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실험한 수소폭탄 역시 "적들을 완전히 제압할 수 있는 우리 식의 다양한 군사적 타격수단"의 일환으로 보인다.

한편 예년에 비해 볼 때 신년사에서 국방 분야 과제는 전반적으로 비중이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순서를 봐도 경제 분야 다음에 정치 분야와 묶여서 나온다.

이는 북한이 국방 분야에서 일정 수준을 달성했다고 보고 경제 분야에 국력을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반미의 입장을 분명히 한 대외정책

신년사는 올해 북한의 대외정책도 제시하였다.

먼저 미국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어 조선반도(한반도)에서 전쟁위험을 제거하고 긴장을 완화하며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자고 제안했으나 미국이 대북적대정책을 고집하며 "정세를 긴장격화에로 몰아갔으며" 인권문제를 제기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세가 여전히 긴장하지만 "자주, 선군, 사회주의"의 길을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게 새로운 제안을 하기보다 원론적 입장만 밝힌 셈인데 지난 해 평가를 통해 미국의 대북정책에 변화가능성이 없음을 확인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북한은 "침략과 전쟁, 지배와 예속을 반대하는 세계인민들과의 연대성을 더욱 강화하며 우리 나라의 자주권을 존중하고 우리를 우호적으로 대하는 모든 나라들과의 친선협조관계를 확대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수소폭탄 실험은 왜 했을까?

수소폭탄 실험 장면.

[참고사진]수소폭탄 실험 장면.

그렇다면 북한은 왜 연초부터 수소폭탄 실험을 했을까?

사실 북한의 추가 핵실험은 이미 예정된 수순이었다.

지난해 1월 10일 북한은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임시 중지하면 자신도 핵실험을 임시 중지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를 거꾸로 해석하면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지속하면 자신도 핵실험을 지속할 것임을 뜻한다.

북한의 제안에 대해 미국 국무부는 즉각 거부 입장을 밝혔다.

북한은 2013년 2월 3차 핵실험을 한 후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의 병진노선'을 채택해 핵무기 개발에 집중 투자하였다.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국력을 집중하기로 결정한 이상 신형 핵무기를 개발할 때마다 핵실험을 시도할 것이다.

북한이 지난해 초 핵실험 임시 중지 제안을 한 것으로 볼 때 수소폭탄 개발은 이미 그 때 일정한 수준에 있었고 미국의 입장을 확인한 후 실험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대북정책에 변화가 없는 한 북한은 앞으로도 새로운 핵무기를 개발할 때마다 핵실험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북한을 제외하고 수소폭탄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등 5개 국으로 모두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다.

우연인지 이 5개국은 지난해 북한이 시험 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보유국이기도 하다.

이렇게 볼 때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은 외교·안보 상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수밖에 없으며, 북핵문제 역시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을 불러올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6일 있었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모두발언에서 "동북아의 안보 지형을 뒤흔들고 북한 핵문제의 성격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가능"이 있다고 지적하였다.

문경환 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댓글 남기기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