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북한을 이해하면, 북한도 세계를 이해할 수 있다" – 8년간 북한여행을 해온 호주 출신 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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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사진을 전문적으로 보여주는 싱가포르 사진작가 아람 판(Aram Pan) 씨와, 북한전문 여행사 영파이오니어투어스(이하 YPT) 매니저 로원(Rowan Beard) 씨를 모시고 인터뷰 방송을 진행하였다.

방송에는 NK투데이 문경환 기자, 주권방송 권오혁 대표가 참여하였고 통역은 NK투데이 장재희 객원기자가 맡아주었다.

아람 판 씨는 북송을 요구하는 탈북자 김련희 씨와 그의 딸 사연을 보며 영상을 통해 모녀를 만나게 해 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로원 씨와 새로운 도전을 했다고 한다.

또 비행기에서 사진을 찍다가 조종간을 건드려 혼난 이야기 등 재밌는 에피소드들도 소개해주었다.

아람 판 씨는 세계에 북한을 소개하는 게 자신의 소명이라고 얘기했다.

로원 씨는 사람들이 북한 하면 정치, 군사적으로 접근하지만 사람을 보고, 문화를 봐야 한다며 북한에 대해 극단적으로 비난하거나, 극단적으로 지지하는 사람이 많은데 열린 마음으로 북한을 바라보자고 강조했다.

또 세계가 북한을 이해하면, 북한도 세계를 이해할 수 있다면서 자신이 북한을 들여다보는 창문의 역할을 하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로원 씨는 남북은 부부사이가 아닌 형제사이라서 이혼할 수도 없고 함께 살아야 한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이다.

왼쪽부터 정용일 NK투데이 이사, 권오혁 주권방송 대표, 아람 판, 문경환 NK투데이 기자, 장재희 NK투데이 객원기자(통역). 맨 앞은 로원. ⓒNK투데이

왼쪽부터 정용일 NK투데이 이사, 권오혁 주권방송 대표, 아람 판, 문경환 NK투데이 기자, 장재희 NK투데이 객원기자(통역). 맨 앞은 로원. ⓒNK투데이

권오혁(이하 권): 먼저 자기 소개부터 해주시죠.

아람 판(이하 아람): 여행사로 인증 받은 DPRK360 프로젝트 사진작가다. DPRK360의 취지는 북한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 것이다.

로원: YPT에서 일하고 있다. 북한여행에 대해서는 YPT가 단연 인기가 있다. DPRK360과 함께 일하고 있으며 아람 판 씨가 북한의 창문을 열어 보여준다면 YPT는 창문 안으로 들어가고자 하는 사람에게 길을 안내해준다.

: 최근 북송을 요구하는 탈북자 김련희 씨의 딸 리련금 씨를 북한에 가서 직접 만나 영상을 통해 모녀가 상봉하도록 추진하였는데 어떤 계기로 이런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되었나.

아람: 김련희 씨 영상을 먼저 봤는데 사랑하는 사람과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를 생각했다. 두 모녀를 연결시킬 수 있는 뭔가를 해보자, 미쳤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도전을 해보자고 생각했고 로원에게 제안했다.

로원: 지금까지 해본 것과 다른 새로운 프로젝트였다. 아람 씨가 영상을 보여줬는데 같은 감정을 느끼고 딸을 찾아보자고 했다. 당시 북한 여행 중이었는데 될지 안 될지 몰랐지만 도전해봤다. 북한에서 아람 판 씨가 좋은 평판을 가지고 있어서 접촉해볼 수 있었다. 북한에서 바로 딸을 만날 수 있도록 승인해줬다.

문경환(이하 문): 이 비극적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며, 어떻게 해결하면 좋겠는지.

로원: 이 사건은 빙산의 일각이다. 많은 사람들이 분단을 오래된 옛날 일로 생각하는데 사실 분단의 비극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람: 이 사건이 워낙 널리 알려져 정치적 문제가 되었는데 이는 가족의 이야기다. 나는 한국 정부가 보내줘야 한다, 아니다 이런 식으로 접근하지 않고 이산가족의 아픔으로 접근했다.

왼쪽부터 아람 판, 김정화(가이드 겸 통역), 리련금, 그리고 이번 프로젝트를 후원한 영파이오니어투어스(Young Pioneer Tours)의 로완 비어드(Rowan Beard). ⓒAram Pan

왼쪽부터 아람 판, 김정화(가이드 겸 통역), 리련금, 그리고 이번 프로젝트를 후원한 영파이오니어투어스(Young Pioneer Tours)의 로완 비어드(Rowan Beard). ⓒAram Pan

: 아람 판 씨 사진과 영상이 한국 언론, 방송에서 무단 도용되었다고 들었다.

아람: 원래 몰랐는데 페이스북 친구들이 알려줬다. 영상에 있는 로고를 흐리게 처리해서 마음대로 사용했다. 일본이나 중국 언론도 한국 못지않게 무단으로 사용한다. 미국의 CNN 같은 유명 언론사는 먼저 자신에게 요청하는데 그들은 절차를 받지 않는다.

: 한국의 채널A 방송에서 아람 판 씨 유튜브 채널 사용을 방해했다고 하는데.

아람: 그 문제는 해결됐다. 채널A가 내 영상을 무단으로 사용했는데 내가 저작권 위반 경고를 받아서 당황했다.

로원: 단순히 영상을 못 올리는 게 아니라 계정 자체가 정지되는 일이라 무척 심각한 상황이었다.

: 대응 계획이 있는지.

아람: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 생각한다. 변호사 소개도 받았는데 소송을 할 시간도 없다.

: 북한전문 여행사를 시작한 계기는? 수익은 나는지?

로원: 말레이시아에서 만난 북한 사람들이 북한 관광에 대한 정보를 줬다. 옛날에는 주로 부유층들이 북한여행을 다녔는데 우리는 저렴한 북한여행을 추구했다. 전에는 소련이나 유고 같은 동구권에서 주로 북한여행을 했는데 우리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 많지는 않지만 수익은 난다.

: 사람들에게 북한여행은 낯설다. 북한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반응은 어떤가?

로원: 보통 북한을 잘 모르기 때문에 호기심에 미친척하고 온다. 사람들이 모여서 출발할 때 내가 '자, 북한으로 출발합시다'하면 다들 어색하게 웃는다.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줘야 한다. 하지만 정작 평양에 도착하고 나면 다들 편안해한다. 여행이 끝날 때쯤이면 다들 자기 인생에서 최고의 여행이었다고 말한다.

: 여행 과정에서 사건, 사고는 없었는지?

로원: 문화 차이에서 오는 사건들이 많다. 나라마다 특색 있는 문화가 있다. 아프리카에서 사람들은 큰 포옹을 하는데 그러면 나는 당황한다.

: 아람 판 씨는 왜 북한 여행을 하게 됐나.

아람: 미디어에서 북한에 대한 이미지는 정치, 군사적인 게 많았다. 그래서 북한 문화나 사람들을 직접 확인하고 싶어서 호기심에 시작했다.

: 가족들이나 동료들이 이해하나?

아람: 처음에는 안전하냐, 집에 돌아올 수 있냐 이런 걱정을 많이 했다. 이제는 자주 다니다보니 북한에 간다고 해도 별로 놀라지 않는다.

: 북한 여행을 비난하는 사람은 없었는지.

아람: 북한이라는 말만 꺼내도 양극화된 반응을 보인다. 극단적인 비판, 극단적인 지지로 나뉜다. 항의 메일, 비난 메일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나는 북한이 세계와 하나가 되기를 바라며 사람들이 북한을 잘 알기를 바란다. 이건 내 소명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이런 비난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로원: 사람들은 보통 열린 마음을 갖지 못하고 극단적인 반응을 보이고 중간은 없다.

: 북한 국경일 같은 행사에도 가 봤을 텐데 어떤 느낌이었나?

로원: 압도적이다. 북한 사람들은 이런 행사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북한은 행사를 매우 크게 진행한다. 노동절이나 광복절 같은 날은 비교할 수 없는 대규모 군중집회가 열리는데 김일성광장에서 세계에서 모여든 관광객, 외교관들이 주민들과 어울려 춤추며 노는데 매우 멋지다. 나는 앉아서 구경했는데 북한 주민들이 와서 같이 춤추자고 하더라. 거기 있으면 저절로 춤 추고 싶어진다.

아람: 2013년에 아리랑 공연을 봤는데 정말 멋졌다. 싱가포르도 국경일에 비슷한 걸 하지만 스케일이 달랐다.

: YPT에 보니 크리스마스 여행상품이 있더라. 북한의 크리스마스 풍경은 어떤가?

로원: 설경이 굉장히 멋지다. 나는 베이징에 사는데 눈 오면 더럽고 춥다. 평양은 깨끗하고 아름답다. 북한에서도 첫 눈이 오면 사람들이 낭만적으로 느낀다. 전에 첫 눈 오는 날 북한에 있었는데 여자들이 눈 오는 하늘을 바라보며 낭만적인 표정을 짓더라. 또 비무장지대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눈이 매우 많이 쌓여있었다. 군인들도 좋아하더라. 알고 지내던 군인이 눈을 바지 안에 집어넣으며 장난을 치기도 했다.

: 북한에서도 크리스마스를 지내나?

로원: 그건 아니다. 그냥 크리스마스 기간에 맞춰 우리가 처음 만든 여행상품이다. 크리스마스를 가족이나 친구와 보내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상품이다. 사람들이 북한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자고 하면 깜짝 놀란다.

: 북한에서 민박이나 홈스테이가 가능한가?

로원: 함경북도 칠보산에서만 민박이 가능하다. 홈스테이 마을이 따로 있다. 집도 특별히 지었고 평범한 가정이긴 한데 선별된 사람들이 민박을 한다. 주민들과 먹고 마시고 생활 전반을 같이 한다. 아람 판 씨랑 나랑 다 해봤다. 아람 판 씨가 묵었던 숙소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방문했던 민박집이었다. 홈스테이 마을에 내가 가면 주민들이 "꺽다리 왔어?" 하며 반긴다. (로원 씨는 키가 매우 크다.)

: 평양고공여행은 어땠는지?

아람: 비행기에서 사진촬영하는 걸 요청해서 허락을 받았다.

로원: 고려항공에서 제공하는 여행상품인데 전문적이고 안전한 비행이다. 눈이 와서 깨끗한 설경을 구경할 수 있었다. 새로 만든 최첨단 경비행기를 타는데 방금 뽑은 새 차 냄새가 난다. 북한에서 직접 제작한 매우 작은 비행기다. 나는 원래 고공비행을 무서워하는데 바람 때문에 비행기가 크게 흔들려서 무서웠다.

고공체험에 사용하는 최신 경비행기. 아람 판 씨에 따르면 북한에서 자체 생산하며 '아기비행기'라 부른다고 한다. ⓒDPRK360

고공체험에 사용하는 최신 경비행기. 아람 판 씨에 따르면 북한에서 자체 생산하며 '아기비행기'라 부른다고 한다. ⓒDPRK360

아람: 지금 와서 고백하자면 바람 때문에 흔들린 게 아니다. 내가 사진을 찍으려고 몸을 계속 움직였는데 그 때문에 조종간을 건드려서 비행기가 흔들린 거다.

로원: 아하. 어쩐지 사진 찍을 때마다 비행기가 흔들려 죽을 뻔 했는데.(웃음) 원래 4인승 비행기라서 조종사 빼고 3명이 탈 수 있는데 외국인은 두 명 밖에 못 탄다. 덩치가 커서.

: 가이드나 공무원 말고 일반 북한 주민을 만나본 적 있는지.

로원: 일하면서 몇 번 접촉할 수 있었다. 가게에 가거나 밖에서 돌아다니다 보면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나 전에 만났던 사람을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

: 북한 주민들을 만났을 때 인상은 어떤가.

로원: 사랑스럽다. 중국인보다 훨씬 따뜻하고 다정하다. 호기심도 많고 친절하다. 처음에는 너무 친절한 대접을 받고 어색했다.

아람: 처음 북한 갔을 때 카메라 등 너무 많은 짐을 가지고 다녀서 사람들이 다들 신기하게 쳐다봤다. 기자인줄 알고 사람들이 경계하기도 했는데 나중에는 짐이 줄어들어서 쉽게 접촉할 수 있었다. 결혼 사진 찍는 신혼부부가 있어서 사진 찍자고 부탁했더니 찍을 수 있었다.

: 가이드 김정화 씨에 대해서도 얘기해 달라.

아람: 김정화 씨는 처음 갔을 땐 가이드는 아니고 이제 막 선배에게 가이드 일을 배우는 상황이었다. 카메라를 들이대도 놀라지 않고 편안하게 대해줘서 지금은 내 지정 가이드가 됐다.

로원: 통역도 잘하고 외국인들을 잘 대해줘서 사람들이 북한 여성에 대한 선입견을 깨게 된다. 좋은 가이드다. 머라이어 캐리 같은 서양 음악도 잘 해서 노래방에서 부르기도 한다. 스마트폰으로 같이 노래를 듣기도 했다.

: 김정화 씨가 피아노 연주를 하는 영상을 봤다.

아람: 싱가포르에 애국가 같은 조국을 노래한 음악이 있다고 하니까 김정화 씨가 자기들도 그런 노래가 있다면서 피아노 연주를 해 줬다.

로원: 또 음악을 몇 번 듣고 바로 피아노로 칠 정도로 재능이 뛰어나다.

: 주제를 좀 바꿔보자. 평양과 지방, 도시와 농촌 사이에 경제적 격차가 있는가.

로원: 그렇게 볼 수도 있다. 큰 도시는 워낙 잘 돼 있는데 작은 도시는 그렇지 않다. 하지만 많이 좋아지고 있다. 태양에너지 시설도 많이 발전했다. 예전에 작은 도시에 여행을 가면 가볼 곳이 많지 않았는데 요즘은 레스토랑 같은 시설이 늘어서 가볼 곳이 많다.

: 북한 여행을 8년째 해왔다면 그 사이에 변화된 모습도 많이 봤겠다.

로원: 예를 들어 이번에 평양에 갔더니 평양지하철 차량이 새 것으로 바뀌었더라. 그런데 관광객들은 오래된 차량을 보고 싶어 해서 관광 차원에서는 좋지 않다. 관광객들은 북한에서 낡은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신호등이 늘어나면서 평양의 명물인 여성 교통안내원도 많이 없어져 아쉽다.

: 서양에서는 북한을 인권유린국가, 독재국가로 묘사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로원: 정부는 정부고, 사람은 사람이다. 사람들은 북한을 너무 정치적으로, 정권만 바라본다. 세상에 완벽한 정부는 없다. 북한 여행을 하면 사람을 보고, 문화를 보고, 언어, 노래 이런 걸 보니까 다르다. 나는 북한여행에서 이런 걸 지향한다.

: 북한 사람들과 정치적으로 민감한 얘기를 나눠본 적 있나?

로원: 그런 얘길 나눌 친구가 많이 있다. 그들도 궁금해 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모습에 대해 하나의 시스템이며 다 이유가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그들은 정치적 얘기를 선호하지는 않는다.

아람: 정치적으로 접근하면 더 나아갈 수 없다. 남북이 평화협정을 맺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남북관계는 부부싸움과 비슷하다. 정치적으로 접근하면 계속 싸우기만 한다.

로원: 부부관계보단 형제관계 아닌가? 부부는 이혼이라도 하는데 형제는 갈라설 수 없다.

: 북한에 투자하고 싶으면 어디에 투자하는 게 좋은가?

로원: 라선특구가 좋다. 외국과 경제 교류가 활성화되어 있어 투자가 가능하다. 우리 회사에서도 돈이 있는 사람과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을 중계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 평양에도 투자가 가능하다. 평양에 합작투자를 한 호주 카페가 있다.

아람: 우리도 레스토랑 사업에 투자할 구상이 있다.

로원: 평양에는 필요한 데 없는 것들이 많아서 투자할 게 많다.

: 가장 권하고 싶은 투자 사업은?

로원: 비밀입니다.(웃음) 아이디어만 있다면 뭐든 좋다.

: 마지막으로 한국인들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

로원: 열린 마음. 사람을 생각하자. 이산가족 뿐 아니라 한민족으로서 함께 해야 한다. 세계가 북한을 이해하면, 북한도 세계를 이해할 수 있다.

아람: 용서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과거의 아픔에 머물지 말고 한 걸음 나아가자. 젊은 세대부터 시작해야 한다. 과거 세대가 경험한 역사에 젊은 세대가 머무르고 집착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많은 사람들이 세계를 잘 이해하도록 하는 게 나의 소명이다.

: 좋은 이야기 많이 들었다. 인터뷰에 응해 줘서 고맙다.

정리: 문경환 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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